책을 되새김질하다

박남준 시선집

대빈창 2020. 3. 27. 07:00

 

 

책이름 : 박남준 시선집

지은이 : 박남준

펴낸곳 : 펄북스

 

2017년, 시인 박남준은 환갑(還甲)을 맞았다. 인생의 큰 수레바퀴를 한 바퀴 돌아 갑년(甲年)을 맞은 것이다. 시인의 문학적 동반자인 시인 유용주, 안상학, 이정록, 소설가 한창훈이 그동안 펴낸 시인의 7개 시집에서 61편의 시를 골랐다. 발문은 시인 조성국의 「순정純正한 삶, 순정純情의 문학」이다. 시인은 1984년 시 전문지 『시인』을 통해 등단했다. 30여 년 써 온 시들이 7개의 시집에 담겼다. 

 

『세상의 길가에 나무가 되어』(황토, 1990) - 8편

『풀여치의 노래』(푸른숲, 1992) - 8편

『그 숲에 새를 묻지 못한 사람이 있다』(창비, 1995) - 8편

『다만 흘러가는 것들을 듣는다』(문학동네, 2000) - 10편

『적막』(창비, 2005) - 12편

『그 아저씨네 간이 휴게실 아래』(실천문학사, 2010) - 11편

『중독자』(펄북스, 2015) - 5편

 

시인은 첫 시집을 내고, 1991년 방송국을 그만 두었다. 전주의 우진문화공간 초대관장으로 모악산에 살았다. 무당이 살다 버리고 간 모악산 자락의 거처는 음습했다. 좋은 직장을 일 년만에 그만 두었다. 산중의 삶은 돈을 쓰지 않아도 충분할 것 같았다.  2003년 산문집 『꽃이 진다 꽃이 핀다』(삼인)를 내고, 문우들의 반강제로 지리산 악양 동매마을의 비구니가 살았던 집으로 이사왔다. 지역 생태환경 시민단체 《생명의 강을 모시는 사람》과《섬진강과 지리산 사람들》에서 활동하며 생명평화탁발순례를 떠나기도 했다. 마지막은 「쉰」(96쪽)의 전문이다.

 

그리움도 오래된 골목 끝 외딴 감나무처럼 낡아질 수 있을까

흘러온 길이 끝나는 곳 세상의 모든 바다가 시작되는 그곳

밤새 불빛 끄지 않고 뒤척이며 깜박이는 등대 같은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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