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이름 : 2050 거주불능 지구
지은이 : 데이비드 월러스 웰즈
옮긴이 : 김재경
펴낸곳 : 추수밭(청림출판)
“지구온난화 수준이 돌이킬 수 없는 티핑포인트에 근접했다. 트럼프의 파리기후협정 탈퇴 결정은 벼랑 끝에 있던 지구를 밀어 넘어뜨릴 것이다. 금성처럼 기온이 250도까지 치솟게 되는 것은 물론 매일 황산 비가 내리는 지구를 맞이하게 될 것이다.” 영국의 이론물리학자 故 스티븐 호킹(Stephen Hawking, 1942 - 2018)이 한 말이다. 저자 데이비드 월러스 웰즈는 《뉴욕 매거진》의 부편집장으로 21세기 인류 사회를 뒤흔들 12가지 기후재난을 묵시록적 장면으로 독자의 눈앞에 생생하게 그려냈다.
IPCC는 현재 탄소배출 추세가 이어지면 2100년 4도가 올라간다고 경고했다. 2003년 유럽에서 하루에 2000명꼴로 사망했던 살인적인 폭염이 일상적인 여름 날씨로 자리 잡을 것이다. 21세기 말까지 지구가 5도 더 뜨거워지면 인구는 50퍼센트나 증가하는 반면 곡물 생산량은 50퍼센트나 감소할 것이다. 과거에 기온이 현재보다 4도 더 높았을 때 양쪽 극지방에 빙하가 없고, 해수면은 80미터 더 높았다. 북극에 심지어 야자수가 자랐다. 전세계 탄소 배출량의 약 12퍼센트는 산림 파괴가 원인이며 약 25퍼센트는 산불이 원인이다. 통제 불능의 태풍, 토네이도, 홍수, 가뭄 등 고대 문명을 통째로 무너뜨렸을 법한 기후재난 사건이 일상적으로 지구를 공격할 것이다.
지구상에 존재하는 물 가운데 0.007퍼센트의 담수만이 70억 인구가 사용할 수 있다. 지난 50년 동안 산소가 아예 존재하지 않는 해수의 양은 전 세계적으로 4배 증가하였으며 데드 존 dead zone 은 400군데를 넘어섰다. 현재 대기오염으로 사망하는 사람 수가 매일 1만 명에 달했다. 기온이 3.7도 상승하면 기후변화가 초래하는 피해액은 총 551조 달러로 오늘날 전 세계에 존재하는 자산의 거의 2배에 이른다. 온난화를 2도 밑으로 억제한다 해도 전쟁 가능성은 최소 40퍼센트에서 최고 80퍼센트까지 증가할 것이다. 유엔국제이주기구에서는 2050년까지 기후난민이 최대 10억 명까지 발생할 수 있다고 보았다.
미국해양관리청(NOAA)은 2015년 3월 지구의 이산화탄소 농도가 400.83ppm 한계치를 넘어섰다고 발표했다. 각종 바이러스가 창궐하는 원인은 지구온난화가 불러 온 기후변화 때문이었다. 코로나19 바이러스는 현재 맹렬한 기세로 지구를 집어 삼키고 있는 중이다. 급증하는 감염병들은 동물 몸 안에 있던 미생물이 인간과 다른 동물에 옮겨가며 변이를 일으켰다. 팬데믹 앞에 세계 각국의 공중보건과 자유무역이 맥없이 무너졌다. 기후변화는 인류 앞에 난생 처음 보는 질병의 아마겟돈을 보여주었다. 지구온난화로 현존하는 질병이 장소를 옮기고, 관계망을 바꾸며 심지어 진화를 거듭했다. 라임병(진드기를 매개로 한 감염병)은 2010년까지 한국에 존재하지 않았다. 현재 매년 수백 명씩 감염자가 속출하고 있다.
인류 역사의 95퍼센트를 차지하는 ‘선사시대’의 인류 조상들은 지구의 관리자로서 현대인보다 훨씬 탁월했다. 20만년을 지구 곳곳을 누비면서도 흔적을 남기지 않았다. 신석기 혁명 이후의 역사는 5퍼센트를 차지할 뿐이다. 산업혁명과 화석연료 사용으로 지구온난화가 불러 온 기후변화로 절대절명의 위기에 처한 인류 문명은 잠깐의 변칙이었다. 산업화와 경제성장의 역사는 찰나에 불과했다. 찰나의 끝에 기후재난의 시대가 기다리고 있었다.
현재 지구의 상황은 생각보다 훨씬 무시무시했다. 서문도 없이 곧바로 “상황은 심각하다. 생각보다 훨씬 심각하다.”(15쪽)로 시작되는 본문은 닥쳐 올 기후변화의 재난과 공포를 쏟아냈다. 재난은 이미 시작되었고, 미래는 결정되었다. 반기문(한국, 1944 - ) 전 유엔사무총장은 뉴욕의 ‘기후의 주간’ 회의에서 이렇게 말했다. “우리에게는 차선책으로 택할 행성Planet B이 없기 때문에, 두 번째 계획Plan B도 있을 수 없다.” 인류는 절망할 겨를도 없었다. 호모 사피엔스는 브레이크 고장 난 지옥행 급행열차에 갇힌 채 공포에 질려 신음을 내뱉기 시작했다.
'책을 되새김질하다'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인류세人類世 (0) | 2020.08.13 |
---|---|
소년 파르티잔 행동 지침 (0) | 2020.08.06 |
부끄러움의 깊이 (0) | 2020.07.27 |
갈등하는 본능 (0) | 2020.07.24 |
유물을 통해 본 세계사 (0) | 2020.07.2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