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이름 : 바닷마을 인문학
지은이 : 김준
펴낸곳 : 따비
김준은 우리나라 어촌 공동체를 연구하는 사회학자로 30여 년째 바다마을 답사를 이어왔다. 동·서·남해안 어촌마다 그의 발길이 닿지 않은 곳은 없다. 400여 유인도有人島에서 그의 발길이 머물지 못한 곳은 이제 10곳 밖에 남지 않았다고 한다. 정기선이 없는 섬은 낚시 배나 어부의 배를 빌려 다녀와야 직성이 풀렸다. 지은이의 책으로 『김준의 갯벌 이야기』, 『섬: 살이』, 『바다맛 기행 1·2·3』에 이어 여섯 권 째였다. 책은 귀어를 꿈꾸는 이들을 위한 안내서, 바다의 삶을 이야기하는 인문서였다. 1부는 섬살이의 키워드로 물때, 바람, 물길, 갯벌을. 2부는 바다를 터전으로 살아가는 삶의 방식. 3부는 전통적인 어업활동. 4부는 어촌의 지속가능성으로 구성되었다.
백합은 모래가 많은 펄갯벌에 서식하는 백합과 이매패류二枚貝類 연체동물이다. “최근에 백합을 다시 만났다. 북한 땅이 바라보이는 주문도에서다.”(212쪽) 저자는 최근에 내가 살아가는 섬 주문도에 발걸음을 했다. 서문에 소개했듯이 ‘우리나라에서 가장 어린 백합잡이 어민 주문도 하율이’를 만났다. 어린이가 귀한 섬인지자 진말에 사는 하율이를 나도 잘 알고 있다. 한강 하구의 섬들은 모래갯벌이 발달해 새만금처럼 백합이 풍부했다. 주문도, 볼음도는 조개 중의 조개라는 뜻으로 상합이라 불렀다. 새만금 방조제가 완공되고, ‘이제 우리나라에서 백합은 인천의 볼음도, 주문도, 장봉도 정도에서만 난다.’(161쪽)
저자는 서해의 섬들이 속한 행정구역을 착각하고 있었다. ‘서해에는 소나무 숲을 조성해 바람을 막고 모래를 막은 곳도 있다.(······) 옹진군 대청도 대청동이나 사탄동, 같은 군의 주문도 대빈창, 볼음도 해수욕장······.’(39쪽) 대청도는 옹진군에 속하나, 주문도와 볼음도는 강화군의 섬이다. 볼음도 해수욕장은 조개골을 가리킬 것이다. 211쪽에 지역별로 백합을 잡는 도구의 이름과 생김새를 구분한 도판을 실었다. 주문도에서 끄렝이라고 부른다고 했는데, 분명 ‘그레’가 맞다. 섬주민들은 인천 연안부두에서 그레의 긁개를 사와 몸에 맞게 끈을 이었다. 풍어와 마을의 안녕을 기원하는 어촌마을의 ‘당사제’, ‘갯제’, ‘뱃고사’, ‘별신굿’을 소개했다. 아쉽게 인천시 무형문화재 제8호 「강화 외포리 곶창굿」이 보이지 않았다. 강화 외포리 곶창굿은 한해 풍년과 풍어, 풍농을 기원하는 전통 마을굿이자 대동굿으로 2년이나 3년마다 음력 2월 초에 3일간 거행되었다.
마지막은 ‘국가중요어업유산’으로 오랜 기간 동안 형성·진화시켜 온 보전·유지 및 전승할 만한 가치가 있는 유·무형의 자원으로 생계유지를 위한 어업활동이 지속적으로 일어나는 어업방식을 가리켰다. 현재까지 제주 해녀어업(2015), 보성 뻘배어업(2015), 남해 죽방렴어업(2015), 신안 천일염업(2016), 완도 지주식 김 양식어업(2017), 무안‧신안 갯벌낙지 맨손어업(2018), 경남 하동‧전남 광양 섬진강 재첩잡이 손틀어업(2018) 등 7개가 지정되었다. 최근 경남 거제와 통영을 잇는 견내량 해역에서 돌미역을 채취하는 전통어업 방식인 '견내량 돌미역 트릿대 채취어업'이 국가중요어업유산 제8호로 지정(2020)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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