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이름 : 문명은 디자인이다
지은이 : 권삼윤
펴낸곳 : 김영사
- 나의 블로그 〈daebinchang〉은 2010. 5. 3.에 개설하고, 책 리뷰를 올렸다. 책장에 그전에 잡은 책들이 1/5쯤 차지했다. 책술에 쌓인 먼지를 털어냈다. 20년 묵은 책들을 다시 잡았다. 역사여행가 권삼윤의 여행기는 3권이었다. 『두브로브니크는 그날도 눈부셨다.』(효형출판, 1999), 『문명은 디자인이다』(김영사, 2001), 『차도르를 벗고 노르웨이 숲으로』(개마고원, 2001). 세월은 그만큼 흘렀다. 기억은 텅 비었다. 다시 책을 펼쳤고, 리뷰를 긁적였다. -
『두브로브니크는 그날도 눈부셨다.』의 나의 책리뷰 마지막 문장이었다. 책은 문명비평가 권삼윤(1951 - 2009)의 20년에 걸친 여행을 압축해서 한 권에 담았다. 표지그림은 쿠푸 피라미드 정상에 빼곡한 관광객들의 낙서와 투탕카멘왕의 황금마스크였다. 21개의 챕터는 이집트 기자 피라미드, 이집트 중·신왕국시대 도읍지 룩소르, 모세가 야훼로부터 율법을 전해 받은 시나이 반도에서 가장 높은 시내산(Mt, Sinai).
메소포타미아 문명 현존 최고最高의 도시유적 우르(Ur), '코발트 블루‘로 외벽을 장식한 이맘 모스크의 중세도시 이란의 이스파한. '동방의 로마'로 불리던 1 - 3세기 로마 제국의 동방 거점도시 요르단의 제라쉬, 1281m의 베수비오 화산 폭발로 서기 79년 6m의 화산재가 뒤덮은 이탈리아의 폼페이, 지동설의 갈릴레오 갈릴레이(1564 - 1642)가 물체 낙하실험을 한 이탈리아 고도古都 피사의 사탑斜塔.
무소불위의 절대 권력을 휘둘렀던 태양왕 루이14세의 프랑스 베르사이유 궁전, 이베리아 반도를 781년 동안 지배했던 무어인의 스페인 그라나다 알람브라 궁전 분수, 전쟁과 폭력을 고발한 20세기 묵시록적 작품 파블로 피카소(1881 - 1973)의 <게르니카>가 소장된 스페인 마드리드 소피아왕비 미술센터, 항해왕 헨리케(1394 - 1460)의 발견기념탑의 포루투칼 리스본, 북아프리카 최대 모스크 가라윈의 이슬람 전통도시 메디나의 모로코의 페스.
멕시코 마야도시 치첸이차, 잉카 제국의 왕도王都 쿠스코, 1911년 미국 고고학자 하이럼 빙엄(1875 - 1956)이 발견한 공중도시 마추픽추·나스카의 거대한 지상그림, 라파누이(이스터섬)의 모아이. 캄보디아의 앙코르 와트·아코르 톰. 산하이관山海關에서 자위관嘉峪關까지 무려 6000㎞의 만리장성萬里長城. 독일 실존주의 철학자 야스퍼스의 ‘최고의 찬사’ 일본 국보 1호 고류지廣隆寺의 미륵반가사유상. 우리나라 최초의 ‘쌍탑일금당식’의 경주 감은사感恩寺의 동서석탑.
문명비평가는 원래 종탑이었던 피사의 사탑을 찾으며 서양종과 한국 종을 비교했다. 서양종은 내타식(內打式)으로 종의 크기에 관계없이 종의 안쪽 벽을 쳐서 소리를 냈다. 반면 우리나라 종은 외타식(外打式)으로 종의 외벽을 쳐서 소리를 냈다. 서양종은 먼데까지 소리를 들리려고 여러 개를 높은 곳에 매달아 동시에 쳤다. 우리나라 종은 외벽을 쳐서 그 울림이 가슴을 뒤흔들고 산을 울렸다. 독일의 고고학자 켄멜 박사는 성덕대왕신종(에밀레종)을 이렇게 말했다. “이 종이야말로 한국에서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가장 뛰어난 종이다. 만약 독일에 이만한 종이 있다면, 그것 하나만으로도 족히 훌륭한 박물관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피라미드에서 게르니카까지 인류 문명의 유전자지도를 찾아 나선 저자에게 “문명은 무늬의 세계이며, 무늬의 세계는 곧 디자인의 세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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