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이름 : 어떻게 살 것인가
지은이 : 유시민
펴낸곳 : 생각의길
표제 『어떻게 살 것인가』가 눈에 익었다. 80년대 학창시절, 눈에 불을 켜고 찾았던 러시아혁명기 레닌의 문건이나 사회주의 리얼리즘 소설로 생각하고 있었다. 나의 착각이었다. 2012년 세계적 베스트셀러였던 『어떻게 살 것인가』는 사라 베이크웰(Sarah Bakewell, 1963 - )의 몽테뉴의 인생에 관한 20가지 대답이었다. 프랑스 철학자 몽테뉴의 대표작 『에세』를 통해 어떻게 사는 것이 참되게 사는 것인지를 물었다.
책은 나는 무엇인가? 나는 누구인가? 어떻게 살아야 하고 어떻게 죽는 것이 좋은가? 의미 있는 삶, 성공하는 인생의 비결은 무엇인가? 품격 있는 인생, 행복한 삶에는 어떤 것이 필요한가?를 물었다. 삶과 죽음, 개인과 사회, 자유와 공동선, 진보와 보수, 신념과 관용, 욕망과 품격, 사랑과 책임, 열정과 재능 등 우리의 삶을 형성하는 정신적·물질적 요소들을 파헤쳤다.
헌사獻詞는 괴테의 『파우스트』의 한 구절 “이론은 모두 잿빛이며, 영원한 생명의 나무는 푸르다.”였다. ‘제18대 대통령 선거에서 월 소득 2백만 원 이하 소득계층의 유권자 셋 가운데 둘이 박근혜 후보를 찍었다고 한다.(······) 비정규직 노동자가 1천만 명이라는데 그들은 왜 진보정당에 표를 주지 않을까?’(109 - 110쪽) 계급적 귀속이 사회적 의식의 결정적인 요소가 아니었다. 의식의 주체는 계급이 아니라 개인이었다. 사람의 뇌는 계급적 귀속과 상관없이 크게 달라질 수 있었다. 뇌가 달라지면 의식과 행동방식도 달라졌다.
『어떻게 살 것인가』는 유시민이 정치인에서 자유인으로 돌아오면서 낸 첫 번째 책이었다. 저자는 책을 쓰면서 ‘오래 덮어 두었던 내 자신의 내면을 직시할 기회를 가졌고, 그것을 드러낼 용기’를 냈다. 유시민은 자타가 인정하듯이 올곧은 삶을 열심히 살아왔다. 하지만 그는 자신의 삶을 설계하지 않았다. 그래서 스스로 원하는 삶을 살지 못했다고 고백했다. 그는 인생을 살아가는 가장 핵심적인 네 가지 요소로 ‘놀고, 일하고 사랑하고 연대하라’를 꼽았다. 존 스튜어트 밀의 “사람은 누구든지 자신의 삶을 자기 방식대로 살아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 방식이 최선이어서가 아니다. 자기 방식대로 사는 길이기 때문에 바람직한 것이다.”라는 말을 여러 번 인용했다.
‘어떤 경우에도 딸 아들과 손녀 손자들이 좋아하는 정당과 후보에게 투표할 것이다. 언제나 정치적으로 청년들의 편에 설 것이다. 그것이 유권자로서 품격 있게 나이를 먹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믿기 때문이다.’(232쪽) 유시민은 영원한 진보적 자유주의자였다. 나는 말할 수 있다. 죽을 때까지 정치 성향에서 생물학적 변화를 거부할 것이다. 지금까지 대선은 민중후보 백기완, 권영길, 심상정을 찍었다. 총선은 민중당, 진보신당, 민주노동당, 통합진보당, 정의당으로 이어지는 진보 정당에 표를 던졌다. 어느덧 생물학적 인간의 3/4를 살아왔다. 분명한 것은 사는 날까지 나는 민중후보·진보정당에 표를 던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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