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이름 : 뼈아픈 별을 찾아서
지은이 : 이승하
펴낸곳 : 달아실
『감시와 처벌의 나날』(실천문학사, 2016년) / 『뼈아픈 별을 찾아서』(달아실, 2020년) / 『예수·폭력』(문학들, 2020년)
시인 이승하의 시집 세 권을 손에 넣고 두 번째 잡은 시집이었다. 시집은 〈시와시학사〉에서 2001년 출간되었고, ‘제2회 지훈상’을 수상했다. 출판사가 문을 닫는 바람에 절판되었던 시집을 〈달아실〉에서 복간했다. 시집을 열면 ‘2001년 가을’과 ‘2020년 새봄’에 쓴 「시인의 말」이 두 개였다.
시인 최동호는 표사에서 말했다. “이승하의 시는 삶과 죽음 그리고 거짓과 진실의 경계에 있다······. 인간적 진실이나 시적 진정성이 약화된 오늘날 그의 시적 진정성은 우리 시를 바로잡는 한 지표가 될 것이다.” 시편들은 죽음·영원·고독과 같은 삶의 근원적인 문제들을, 시인의 우수어린 사색과 체험적 진실을 통해 탐구했다.
『뼈아픈 별을 찾아서』는 철학적 명제인 ‘시간’과 ‘공간’ 그리고 ‘인간’을 소제목으로 3부에 나뉘어 66편의 시를 모았다. 해설, 발문 없이 자서 自序격의 「시집을 엮은 후에」가 실렸다. 1부 ‘시간’은 신도림역 초만원 전동열차, 김천―거창 간 3번국도, 만리장성, 실크로드, 死者의 書, 진도 영등길, 광화문 제야의 밤을 시적 소재로 삼았다. ‘내 등 뒤로 흘러간 시간을 애달파할 것이 아니라 내 앞길에 남아 있는 시간을 어떻게 쓸 것인가를 놓고 궁리해야 한다.’(164쪽)
2부 ‘공간’은 ‘내가 미미하기 짝이 없는 유한자임을 별들’(165쪽) 이 일깨워 주었다. 햐쿠다케 헤성, 화성, 수련원 C랜드 화재, 바벱탑, 게놈, 황도, 최민식 사진집 『인간』, 황악산, 영월 법흥사, 정선 정암사, 헤일-밥 혜성. 3부 시인의 관심사는 등단부터 지금까지 고통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고통에서 벗어날 길 없는 '인간'이었다. 어머니, 아버지, 한머리, 후배 정상현, 시인 천상병, 시인 이성선, 탈옥범 신창원, 한산자寒山者와 拾得. 시집을 닫는 마지막 시로 부제가 ‘시인이 되기 위하여’의 「유준劉俊의 한산습득도寒山拾得圖를 보다」(160 - 161쪽)의 1연이다.
1
산발한 머리 둘 다 미친 사람인 양 / 누더기 차림으로 입 크게 벌려 웃고 있네 / 웃음이 찬 공기 따뜻하게 하고 / 북풍한설 꽃샘추위 다 잠재웠으니 / 쌓이는 시름과 솟구치는 욕심 / 환한 봄 하늘 보고 종다리처럼 / 웃음으로 날려보내라 그것이 시일 테니 / 욕설로 날려보내라 그것이 시일 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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