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이름 : 반농반X의 삶
지은이 : 시오미 나오키
옮긴이 : 노경아
펴낸곳 : 더숲
일본의 생태운동가 시오미 나오키(1965 - )는 교토 부 아야베 시에서 태어났다. 10년 동안 다니던 잘 나가는 회사를 그만두고 33세의 나이로 가족과 함께 고향 아야베 시로 돌아왔다. 35세에 〈반농반X 연구소〉를 설립하고, 38세에 『반농반X의 삶』을 썼다. ‘반농반X’란 반半은 농업을 통해 정말로 필요한 것만 채우는 작은 생활을 유지하는 동시에 반半은 저술·예술·지역 활동 등 하고 싶은 일과 해야 하는 일(X)을 하면서 적극적으로 사회에 참여하는 삶의 방식을 말했다.
『반농반X의 삶』은 자연 속에서 삶과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함께 추구하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현실적 대안을 제시하는 책이었다. 환경문제(대기·수질·토양오염, 지구온난화로 인한 기후변화), 식량문제(식량자급율 21%, 먹을거리의 안전성), 심리문제(삶의 의미상실에서 오는 우울증), 교육문제(승자독식·약육강식·적자생존의 줄세우기 입시교육), 의료·복지문제(노인 간병, 도시적 스트레스) 등 온갖 난제에 둘러싸인 현대사회에서 저자는 ‘어떻게 살 것인가?’의 대안으로 ‘반농반X의 삶’을 내세웠다.
『반농반X의 삶』에는 영화자막 번역가, 부부 화가, 농가민박 운영, 소바보로 과장 명인, 웹 디자이너, 간병인, 심리 치유사, 자연식채소요리 연구가, 등불 제조인, 디지털 아티스트, 전통주 제조가, 도공, 동양의학 연구가, 문필가, 공예가, 악기제조 명인, 전업농업인 등 다양한 사람들의 삶의 이야기가 소개되었다. 반농반X의 삶은 농촌생활을 기반으로 한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이었다. 자연과 더불어 새로운 삶을 설계하려는 귀농·귀촌 바람이 이 땅에도 불기 시작했다.
나의 ‘반농반X’의 삶은 15여 년 전에 시작되었다. 대빈창 해변 가는 언덕위 하얀 집은 주문도 느리 앞바다가 내해內海처럼 한눈에 내려다보였다. 어쩔 수 없이 논 서너 마지기를 억지로 떠안게 되었다. 우리 가족과 형제들이 먹을 식량이 넘쳐났다. 집 앞에 딸린 텃밭이 40여 평이었다. 입동이 돌아오면 김장을 했고, 텃밭은 사시사철 화수분처럼 찬을 대주었다. 서해의 작은 외딴 섬 생활은 크게 돈이 필요치 않았다. 쇼핑을 할 수없는 섬생활은 불필요한 쓰레기를 배출하지 않는 삶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