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되새김질하다

종교 권력은 세계 역사를 어떻게 움직였나

대빈창 2022. 8. 29. 07:00

 

책이름 : 종교 권력은 세계 역사를 어떻게 움직였나

지은이 : 우야마 다쿠에이

옮긴이 : 안혜은

펴낸곳 : 시그마북스

 

『종교 권력은 세계 역사를 어떻게 움직였나』는 종교 역사서, 종교학을 다룬 책이 아니었다. 인간의 역사에서 종교 세력들의 갈등과 공방이 어떻게 전개되었는지를 들여다 본 ‘종교지정학’ 책이었다. 각 종교 세력의 투쟁은 역사의 본질이었고, 국가 간의 전쟁은 그것이 표면화된 현상일 뿐이었다. 종교는 공작과 지배의 도구이며, 통치자의 지배를 위한 편리한 도구였다. 각 종교의 역사적 공방과 지정학적 존재, 종교의 본질(특히 일신교)은 교묘한 속임수와 강탈의 패권 역학이라는 것을 보여주었다.

책은 4개의 part와 34개의 chapter로 구성되었다. 1부는 유교문화권의 동아시아를 다루었다. 중국의 패권주의는 중화사상에서 비롯되었다. ‘화華’를 문명이라고 칭하고, 중국인은 문명 ‘안’의 ‘중화’였고, 주변 이민족은 문명 ‘밖’에 있는 오랑캐(야만인)이었다. 소중화小中和를 자처하는 유교국가 조선, 신도神道와 천황제의 일본, 인도차이나 반도의 유일한 유교 국가 베트남, 티베트불교와 신장위구르자치구의 이슬람교, 소수민족 중국 윈난성의 불교, 대만에 뿌리내린 도교 등.

2부는 인도・동남아시아의 다신교 상황의 각 지역의 왕권과 종교의 흥망성쇠를 이야기했다. 고대 인도는 브라만교의 강력한 신분제 지배에 대한 반발로 신흥종교들이 탄생했다. 인도차이나에 통일왕조가 들어서면서 통합의 원리로 인도에서 전파된 불교를 받아들였다. 믈라카 해협의 바닷길을 지배한 불교 세력은 해상 교역을 통해 막대한 부를 쌓았다. 앙코르와트와 연결되는 각 도시의 거대 사원 건설은 눈부신 경제 발전으로 이어졌다. 왕조는 넘치는 자본으로 거대 종교 건축물을 건설했고, 새로운 노동자들이 대량으로 동원되면서 경제 규모가 확대되는 선순환이 이루어졌다. 인도 펀자브 지방은 교통의 요충지로 무역이 발달하여 부가 집중되었다. 경제적 계산에 따라 시크교 같은 신흥 종교가 사회적으로 요구되었다. 파키스탄・방글라데시의 이슬람교는 여러 민족들이 이슬람교를 중심으로 통합하여 지역 세력의 이익을 도모하는 것이 경제・정치적으로 유리하다는 세속적 동기가 작용했다.

3부는 유럽의 종교 개혁에 의한 근대국가의 탄생을 다루었다. 중세 유럽의 교황과 성직자는 종교뿐만 아니라 세속에 대한 지배권도 장악했다. 그들은 유럽 각지에서 징세권을 손에 넣었고, 지방 정치를 총괄했고 군대를 통제했다. 독일 루터파의 종교 개혁은 종교 신념이 아닌 제후와 교회의 이권이 목적이었다. 스위스의 칼뱅파는 부르부아 계급의 이윤 추구를 인정하는 교리에 발맞추었다. 영국의 헨리8세가 국왕을 수장으로 하는 영국 국교회를 창설한 것은 이혼 문제를 매듭짓기 위한 방편이었다. 북유럽 3국(덴마크, 스웨덴, 노르웨이)은 칼마르 동맹으로 발트해 교역을 통해 번성했다. 부르주아 상공업자들은 프로테스탄트를 적극 수용하여 결속했다. 동방정교회의 동유럽에서 폴란드・헝가리・체코슬로바키아는 가톨릭 국가였다. 영국의 가난한 청교도들은 국교회의 박해로 신대륙으로 이주할수밖에 없었다.

4부는 중동・중앙아시아・아프리카의 이슬람교를 정리했다. 6세기말 이후 바닷길이 개척되면서 헤자르의 중심 메카가 유럽과 아시아를 잇는 중계 무역의 거점이 되었다. 이슬람교는 동서 교역의 부를 바탕으로 형성되었다. 오스만 제국은 지배 계급도 다민족으로 이루어진 이슬람 통합국가였다. 현재 이슬람 세계 대다수는 수니파이며, 시아파는 약 10%에 불과했다. 그러나 이란은 전체 인구의 90%가 시아파였다. 기원전 6세기 신바빌로니아 왕국이 유다왕국을 멸망시켰다. 수많은 유대인이 바빌론에 노예로 끌려갔다. 이를 바빌론 유수라고 한다. ‘유대인’은 유다왕국의 유민이라는 의미였다. 오늘날 아프리카는 사하라사막 이북의 이슬람 교도가 다수를 차지하는 국가와 기독교가 다수를 차지하는 사하라 사막 이남 국가들의 대립으로 혼란스럽다. 수단・중앙아프리카공화국 내전, 나이지리아 테러 분쟁, 에티오피아・에리트리아・소말리아 분쟁 등.

종교의 본질은 사람의 구원이 아니었다. 타자를 자신에게 복속시키는 정신적인 도구였다. 아무리 신성함으로 포장해도 종교는 결국 권력이었다. 세력이자 힘으로서 종교는 신의 이름으로 전쟁을 도발했다. “신은 말없이 침묵하는 자다. 그러나 신은 인간의 뜻에 따라 늘 큰 목소리를 낸다.” 책은 종교가 신의 이름으로 행하고 큰 목소리를 낸 발자취를 따라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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