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이름 : 비판적 상상력을 위하여
지은이 : 김종철
펴낸곳 : 녹색평론사
나는 출판사 《녹색평론사》의 단행본을 즐겨 잡았다. 대구지역 출판사는 가뭄에 콩 나듯 책을 출간했다. 인문생태 격월간지 『녹색평론』을 통권100호(2008. 5-6월호)부터 정기구독・후원했다. 출판사는 100호 발간 기념으로 세 권의 단행본을 출간했다. 선選한 글들 모음집 『녹색평론선집 2』, 발행・편집인 김종철의 사회비평집 『땅의 옹호』, 권두언 ‘책을 내면서’를 한데 묶은 『비판적 상상력을 위하여』였다.
2008. 5. 13. 초판본의 표지는 회색 단색이었고, 판형은 12.6*18.8㎝로 B6 46판으로 문고판이다. 1부의 32편은 창간호(1991. 11-12월)부터 2009. 9-10월호까지의 권두언이다. 2부의 11편은 〈시민의 신문〉, 〈한겨레〉 신문에 실렸던 칼럼이었다. 『녹색평론』은 통권181호(2021. 11-12월)를 내고 2022년 휴간에 들어갔다. 출판사는 후원자에게 단행본(『비판적 상상력을 위하여』, 『발언 Ⅲ』)을 소포로 보내왔다. 2022. 1. 21. 개정증보판의 표지그림은 낙엽 지는 일곱 그루의 헐벗은 나무였다. 판형은 15.9*21.5㎝로 신국판이다. 1부의 글 32편은 그대로 실렸고, 2부 27편은 2009. 3-4월부터 2020. 5-6월까지의 권두언이 실렸다. 실린 글들은 ‘책을 내면서’에서 소논문의 성격을 띤 호흡이 긴 글들은 배제되었다.
나는 2부의 글들 2010년대 한국사회를 비판적으로 분석・성찰한 글들을 읽었다.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와 민간독재 이명박 정권, 2016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 2016-17년 겨울 촛불집회 등 국내외 정세가 격변했던 시기였다.
용산참사 / 미친 쇠고기 촛불집회 / 출산율 저하 / 4대강 공사 / 후쿠시마 원전 폭발 / 어용언론 / 전면적 비례대표제 / 밀양 고압송전탑 공사 / 신자유주의 체제 / 기본소득 / 아테네 민주주의 / 세월호 참사 / 시민의회 / 고리원전 1호기 폐쇄 / 숙의 민주주의 / 제비뽑기 민주주의 / 식민지 근대화론 / 남북정상회담・북미정상회담 / 한반도 비핵화 / 기후변화 / 농경적 감수성 / 성장시대의 종언 / 생태적 파국 / 대의제 정당정치 /코로나-19 팬데믹
故 김종철(金鍾哲, 1947-2020) 생태사상가는 우리 사회와 사람살이에 대해 근원적인 질문을 초지일관 던져왔다. 선생은 “우리는 지금보다 훨씬 가난해지고, 또 평등하게 가난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세계경제는 기후변화・식량위기・피크오일 등 파국의 소용돌이로 빠져들었다. 우리가 목숨 걸고 추구한 근대화・산업화는 화석연료・핵에너지를 기반으로 한 무한한 욕망 추구를 제도적으로 뒷받침 해 온 개념체계 이외에 아무것도 아니었다. 기후변화로 여섯 번째 생물 대멸종이라는 지옥문을 열어 젖히고도 인류는 경쟁력, 효율성이라는 시대착오적 가치에 매달렸다. 선생의 마지막 권두언「코로나 환란, 공생의 윤리」(제172호, 2020년 5-6월)의 마무리 구절이다.(404-405쪽)
“내 목소리부터 낮춰야 새들의 노래도, 벌레들의 소리도 들린다. 그래야만 풀들의 웃음과 울음도 들리고, 세상의 진실이 풍요로워진다. 이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바이러스는, 공생의 윤리를 부정하는, 그리하여 우리 모두의 면역력을 끊임없이 갉아먹는 ‘탐욕’이라는 바이러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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