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마귀는 참새목 까마귀과 까마귀속의 새다. 우리나라 전역에 걸쳐 서식하는 흔한 텃새이다. 까마귀의 학명 Corvus corone는 썩은 고기를 먹는 것과 관계가 있다. 까마귀의 몸은 암수 모두 자줏빛 광택이 나는 검정 색이다. 까마귀는 농촌의 인가 부근, 해변, 산 등 높은 나무 위에 나뭇가지로 밥그릇 모양의 둥지를 짓는다. 알을 낳은 시기는 3월 하순에서 6월 하순까지이다. 알을 품는 기간은 19-20일이고, 새끼는 알을 깬지 30-35일이면 둥지를 떠난다. 둥지를 떠난 어린 새는 오랫동안 어미 새와 함께 지냈다.
까마귀는 상반된 이미지를 가진 새였다. 반포지효反哺之孝, 즉 효도하는 새로 까마귀의 새끼가 자라서 어미 새에게 공양한다고 알려졌다. 이는 둥지를 떠날 때 몸집이 꽤 큰 어린 까마귀가 어미에게 먹이를 주는 것으로 착각한 것이다. 까마귀는 사람이 가장 싫어하는 새였다. 몸빛이 온통 검을 뿐만 아니라 생김새도 추하고 울음소리도 을씨년스럽다. 까마귀가 집에 가까이 오면 불길한 사자使者로 여겼다. -『우리가 정말 알아야 할 우리 새 백 가지』에서 발췌
토목건설공화국 대한민국에서 포클레인의 삽날을 그나마 빗겨간 곳이 깊은 산중과 외딴 섬일 것이다. 하루 세 번 산책을 나설 때마다 나는 수많은 새들을 만났다. 참새, 콩새, 멧새, 박새, 노랑턱멧새, 곤줄박이, 직박구리, 멧비둘기, 휘파람새, 물총새, 종달새, 찌르레기, 후투티, 까치, 까마귀, 중대백로, 저어새, 흰뺨검둥오리, 기러기, 검은머리물떼새, 도요새 등. 봉구산자락 옛길을 따라가다 다랑구지 들녘을 지나 대빈창 해변으로 이어지는 산책길은 산새와 들새 그리고 바닷새 모두를 만날 수 있었다.
까악~~ 까악~~ 까악~~
까마귀 특유의 음산한 울음소리가 유달랐다. 해송 숲을 지나 제방길에 접어들면 녀석들이 아지트처럼 진을 치고 있었다. 백사장에서 떼거지로 무엇인가를 쪼고 있거나, 보기 흉하게 겅중겅중 뛰어다녔다. 바닷가 해송숲과 보안등, 전선줄, 포장도로를 점령한 놈들은 제멋대로 앉았다가 뛰어다녔다가 눈앞을 스쳐지나가고 소란스럽기 그지없었다.
시간은 아침 7시였다. 물이 가장 많이 썰고 민다는 아홉물이었다. 생각보다 만조 수위가 낮은 것으로 보아 쪽사리였다. 바닷물은 참물(최대 만조에서 30분간 바닷물이 멈춘 상태)을 지나 이제 쓸기 시작했다. 몇날며칠 봉구산은 쉬지 않고 물을 흘려보내고 있었다. 당연히 민물(담수) 이었다. 줄어들지 않는 물은 졸졸 흐르다 바다에 이르지 못하고 백사장의 모래틈새로 스며들었다. 까마귀 네 마리가 노깡에서 흘러 내려오는 물을 마시고 있었다. 녀석들도 아침 공복에 냉수를 들이키며 건강을 유지하는지 모르겠다. 봄가뭄이 길어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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