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이름 : 바보의 세계
엮은이 : 장프랑수아 마르미옹
옮긴이 : 박효은
펴낸곳 : 월북
『사피엔스』로 잘 알려진 역사학자 유발 하라리는 말했다. “역사는 자기가 한 일이 뭔지 모르는 멍청이들에 의해 쓰인다.” 『내 주위에는 왜 멍청이가 많을까』의 심리학자・과학 저널리스트 장프랑수아 마르미옹(Jean-Francois Marmion)은 인류 발전의 원동력을 어리석음으로 규정했다. 그는 각 분야의 전문가를 찾아 ‘멍청이’, ‘어리석음’의 역사를 조명했다. 『우리 본성의 선한 천사』의 사회학자 스티븐 핑거 외 고고학자・역사학자・언어학자・철학자・종교사학자 ・심리학자 등 34인이었다.
『바보의 세계』는 동서고금을 가로지르는 다양한 시공간에서 인간이 저지른 어리석은 짓거리를 추적했다. 시대별(선사・고대・중세・근대・현대・미래······), 지역별(이집트・인도・중국・그리스・로마・프랑스······), 이슈(인종, 식민지, 여성혐오, 유대인, 동성애······)를 망라하는 35개의 챕터로 구성되었다. 책은 역사 속 모든 곳에 마수를 뻗친 인간의 어리석음에 대한 흥미진진한 연대기였다. 심리학자 스티븐 핑거와의 자연선택, 작가 롤프 도벨리와의 트위터, 중세역사학자 장파트리스 부데와의 점성술・주술, 현대사학자 실비 샤프롱과의 여성혐오, 고고역사학자 폴 벤과의 우중愚衆, 경영학자 로버트 서튼과의 리더, 기후학자 조지마셜과의 지구온난화에 대한 7개의 대담은 보너스였다.
도입부는 오늘날의 인류를 존재케 한 신석기의 농업혁명이 엄청난 바보짓이었다고 포문을 열었다. 정착 농경사회의 인구폭발은 세 가지 바보짓을 불러왔는데 노동・전쟁・지배계급이었다. 수렵채집인은 사냥하고 채집하는데 하루 서너 시간을 사용했다. 신석기의 농업정주민은 오늘날의 노동자와 같이 온종일 일에 시달렸다. 인류사에서 유일하게 풍요로웠던 사회는 수렵채취 시대였다. 정착생활로 접어든 인류는 지속적으로 영토를 점유해 나가면서 전쟁을 벌였다. 잉여곡물은 지배계급을 형성시켰고, 이는 최초의 국가를 탄생시켰다. 단일곡물 재배는 피지배계급을 통제하는 주요수단이 되었다.
선사시대부터 지금까지 이어온 인류의 바보짓은 이제 그들이 살아갈 유일한 별 지구를 쓰레기더미로 만들고 자멸의 길을 택했다. 구석기 시대 이후 1만 2,000년은 정주생활, 농업, 목축, 도시화, 산업화라는 혁명의 연속이었다. 이는 쓰레기가 그만큼 쌓여갔다는 것을 의미했다. 현재 지구상의 인구는 77억 명이었다. 20세기 후반 소비사회가 등장하면서 인류는 ‘더 많이 소비하고 더 많이 버리기’가 신념이 되었다. 15그램짜리 단순한 칫솔 하나를 만들면서 1.5킬로그램의 폐기물을 발생시켰다. 현재 전 세계 31개국에서 450기 이상의 핵발전소가 가동되고 있다. 문제는 인류의 과학기술로 ‘사용 후 핵연료’ 쓰레기를 처리할 방법이 없다는 것이다. 무조건 쌓아두고 있을 뿐이다. 이것이 인간이었다. 책의 마지막 문장은 윈스턴 처칠의 말이었다.
“인간사에서 어리석음의 지분은 늘 악의 지분보다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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