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이름 : 미학 오디세이 1
지은이 : 진중권
펴낸곳 : 휴머니스트
《휴머니스트》는 2001년 창립했다. 출판사 이름은 ‘인문 정신’을 담은 책을 내겠다는 의미였다. 지금까지 인문・역사・예술・과학 분야의 단행본 1,400여 종을 선보였다. 『미학 오디세이』 첫・둘째 권은 1994년 도서출판 《새길》에서 처음 나왔다. 판권면을 보니 완결개정판으로 1판5쇄 2004년 5월에 출간되었다. ‘완결개정판’의 의미는 셋째 권을 2004년 5월에 펴내면서 시리즈를 마무리했다는 뜻이었다.
그때였을 것이다. 후배를 만나 낮술을 먹었다. 80년대 후반, 우리의 첫 만남은 헤비메탈이 인연이 되어, 빈번한 술자리로 이어졌다. 나는 노동현장으로 떠났고, 후배는 학생운동을 이끌었다. 십여 년이 흘렀을 것이다. 오랜만의 만남은 서로 술이 고팠다. 술자리는 안양 박달동 후배의 아파트까지 진출했다. 그랬다. 정리벽이 형편없었던 그의 방바닥에 굴러다니던 책이었다. 몇 쪽을 가볍게 훑어보며 나는 흥미를 느꼈을 것이다.
그리고 다시 20년의 세월이 흘렀다. 후배와는 연락이 두절되었다. 회사 일로 중국에 간다는 소식을 들은 지 강산이 바뀐다는 세월이 두 번이나 흘렀다. 그리움은 여전했다. 나는 책술에 쌓인 먼지를 털어냈다. 책은 진. 중. 권. 이름 석자를 나에게 각인시켰고, 그후 몇 권의 그의 책이 손에 들려졌다. 독일 철학자 알렉산더 바움카르텐(Alexander G, Baumgarten, 1714-1762)의 가장 큰 업적은 ‘미학(美學, aesthatica)'이란 말을 처음 만들었다. ‘감성’을 연구대상을 삼은 것이다. 내가 알고 있는 미학과 출신으로 우선 떠오르는 인물이 故 장일순, 故 전우익, 故 김지하 그리고 유홍준, 황지우, 이제 진중권까지. 미학은 철학의 한 분야로 대상을 이성적・논리적으로 인식하는 것이 아닌 감성적으로 받아들이는 것에 대한 학문이었다.
저자는 미학의 기초 지식에 철학사, 예술가의 작품을 입체적으로 구성해 독자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미학은 철학, 정신분석학, 기호학 등 학문적 경계를 넘나들며 예술을 어떻게 해석・비평하는가를 알려 주었다. 첫째 권은 원시예술, 고대, 중세, 근대 예술의 미학사를 5장 37챕터로 나뉘어 설명했다. ‘가상과 현실’은 원시예술이 어떤 모습을 하고 있는지, ‘가상의 탄생’은 이집트・그리스 예술에 대하여, ‘가상을 넘어’는 감각세계의 가상을 포기하고 그 너머의 초월적 세계를 드러낸 중세 예술을, ‘가상의 부활’은 르네상스 이후 근대 미학을, ‘아름다운 가상’은 미 이론에서 객관주의와 주관주의의 대립을 다루었다.
|지은이의 말|의 마지막 문장이다. “원래 말할 가치가 있는 것은 내용으로 첨부되는 게 아니라 형식 속에 침전되는 법이다.”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의 대화를 통해 미학의 기본 개념을 짚어주었다. 네덜란드 판화가 에셔(Maurits C.Escher, 1898-1972)의 작품을 소개하며 독자의 눈을 즐겁게 만들었다. 에셔는 수학과 논리학의 난제를 다룬 독특한 작품세계를 선보였다. 그가 가장 좋아하는 주제는 ‘뫼비우스의 띠’였다. 표지그림은 1935년의 석판으로 〈유리구슬을 든 손〉과 칼레이도치클루스에 그려진 물고기 형상이다. 본문에는 에셔의 판화작품 19점이 요소요소에서 스토리텔링을 이끌었다. 각 챕터의 소제목 위에 그려진 문양은 판화가 에셔의 1961년작 〈뫼비우스의 띠 1〉이다.
책은 헌사獻詞 ‘태초에 아름다움이 있었다’라는 문장으로 시작되었다. Odyssey의 사전적 의미는 장기간의 방랑 모험 여행을 뜻했다. 미학자 진중권(陳重權, 1963 - )의 아름다움을 다루는 학문, 미학의 역사를 다룬 책은 둘째 권에서 마그리트, 셋째 권에서는 파라네시의 작품 세계를 등장시켰다. 영화에서 쿠키영상은 엔딩 크레딧이 넘어가기 전이나 후에 짧게 추가된 장면을 말한다. 초현실주의 화가 마그리트의 1955년 작품 〈유클리드의 산책〉이 책 말미에 등장했다.
'책을 되새김질하다' 카테고리의 다른 글
미학 오디세이 3 (0) | 2022.10.14 |
---|---|
미학 오디세이 2 (0) | 2022.10.13 |
바보의 세계 (0) | 2022.10.07 |
고인돌과 함께 놀았다 (0) | 2022.10.06 |
추사 명품 秋史 名品 (1) | 2022.10.0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