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이름 : 한 권으로 읽는 임석재의 서양건축사
지은이 : 임석재
펴낸곳 : 북하우스
그리스 고전예술을 대표하는 3대 양식은 도리스식, 이오니아식, 코린트식이다. 기원전 800년 경 도리안족과 이오니아족의 통합이 완료되었다. 그후 100년의 시간이 경과하고 그리스 문명이 본격적인 발전을 시작했다. 두 민족의 이름을 딴 양식이 앞선 반면 후기 그리스 건축의 코린트식은 지역 이름이었다. 아테네의 〈파르테논 신전〉은 기원전 447년-기원전 432년에 세워졌다. 로마 건축의 뿌리는 둘로 나눌 수 있다. 그리스는 기원전 800년경부터 이탈리아 반도에 식민지를 건설했다. 더욱 명확한 영향은 기원전 2세기의 헬레니즘 현상(Hellenization) 이었다. 기원전 147년경 로마는 동방의 발달한 헬레니즘 고전주의 문화를 자신들의 영토 안으로 넣었다. 서양건축사의 명품 〈판테온〉은 서기 120-124년 로마에 건립되었다.
기독교가 로마 사회에 자리잡아가는 초기에 나타난 양식이 초기 기독교 건축으로 로마 건축을 빌려와 변형했다. 그리스 살로니카의 〈아이오스 게오르기오스 교회〉는 300-311년에 처음 세워졌다. 비잔틴 제국의 기초를 닦은 유스티아누스(재위 527-565) 대제 때 비잔틴 건축은 융성했고 완성되었다. 콘스탄티노플의 〈하기아 소피아 성당〉은 532-537년에 건축되었다. 중세의 건축 양식은 전반부의 로마네스크(900-1070년경)와 후반부의 고딕(1120년-16세기 중반경)으로 나눌 수 있다. 건축술에서 로마네스크까지는 여전히 로마 건축의 연속적 측면이 강했다. 프랑스의 〈몽생미셸 수도원〉은 1122-35년에 세워졌다. 보름스 협약으로 교황이 알프스 이북 지역의 성직자 임명권을 가졌다. 이는 기독교 군주제의 탄생으로 교회가 지상 최고 권력으로 올라선 것을 뜻했다. 독일의 〈쾰른 성당〉은 1248년에 시작되어 13세기 후반에 공사를 시작했다.
르네상스 건축을 열어젖힌 건축가는 필리포 브루넬레스키(Filippo Brunelleschi, 1377-1446)였다. 그는 대상을 미리 한정하지 않았고, 모든 가능성을 열어 새 시대를 여는데 도움이 되는 것을 가려 뽑았다. 1565-71년의 팔라디오(Andrea Palladio, 1508-80)의 〈로톤다(Rotonda)〉는 서양건축사 전체를 대표하는 건물로 평가받았다. 단일건축으로 가장 많이 모방되었으며 현대건축에서도 지속적으로 선례로 차용해왔다. 자코모 바로지 다비뇰라(1507-73)는 16세기 후반의 새로운 시대상황에 부응하는 새로운 건축 바로크의 문을 열었다. 프랑스의 〈베르사유 궁전〉은 1678-89년에 건축되었다.
자크앙주 가브리엘(1698-1782)은 로마 고전주의와 17세기 프랑스 바로크를 선례로 18세기 프랑스 신고전주의의 대표양식을 창출했다. 파리의 〈곡물거래소〉는 니콜라 르카뮈 드메치에르가 1763-69에 세웠다. 19세기 프랑스 역사주의는 제1제정 건축으로 대표작은 장 프랑수아 테레즈 샬그랭(1739-1811)의 파리 개선문이다. 19세기 독일 신고전주의 완성자는 카를 프리드리히 싱겔(1781-1841)이었고, 절충고전주의라고 할 수 있는 19세기 영국 고전주의의 대표 건축가는 존 내시(1752-1837) 였다. 19세기 신건축 운동은 근대적 신재료와 신공법을 핵심 매개로 삼아 성립・발전했다. 철물로 기둥과 천장 골조를 짜고, 그 위에 유리를 덮는 방식으로 밝고 환한 빛이 가득했다. 표지사진은 1865-75년에 이탈리아 밀라노에 새워진 주세페 멘고니의 〈갈레리아 비토리오 에마누엘레〉였다.
『한 권으로 읽는 임석재의 서양건축사』(2011)는 지난 2003-2008년 사이에 다섯 권으로 출간된 『임석재의 서양건축사』를 한 권으로 압축해서 정리했다. ‘다섯 권’이 서양건축사를 시대별 기준으로 정리한 각론서라면 ‘한 권’은 통사라고 할 수 있다. 그리스, 로마, 초기기독교・비잔틴, 로마네스크, 고딕, 르네상스, 바로크, 18세기, 19세기 건축의 역사를 시대・지역・장르별로 짚어냈다. 수백 장의 컬러도판으로 현장감을 살려냈다고 자평했으나, 아둔한 나는 고개를 저을 수밖에 없었다. 건축 학술서의 전문용어 향연은 행간을 따라잡기에 벅찼고, 크기가 작은 도판과 문맥을 연결시키려는 나의 시야는 가물거렸고 시큰거렸다. 그나마 저자의 교양서 성격의 현대건축 비평서가 나에게 위안이 되었다. 건축사학자는 이렇게 말했다.
“한국 건축계의 한쪽 극단에는 건축을 물질로만 파악하고 집을 돈 버는 수단으로만 바라보는 망가진 현실이 있고, 다른 한쪽에서는 이런 현실을 무시하고 외국 이론가들의 책이나 만지작거리는 죽은 학문이 있을 뿐이다. 설계시장의 99%는 부동산을 낀 신도시와 고층 오피스 빌딩, 재개발과 소비시설들이며 그 반대쪽 극단에는 외국 건축가나 모방하면서 예술 타령하는 건축가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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