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이름 : 한국문화의 뿌리를 찾아
지은이 : 존 카터 코벨
옮긴이 : 김유경
펴낸곳 : 학고재
내가 두 번째 잡은 『한국문화의 뿌리를 찾아』(학고재, 1999)는 초판1쇄 본이었다. 출판사 《눈빛》에서 2021년 개정판이 출간되었다. 출판사 《글을읽다》에서 ‘코벨의 한국문화’ 시리즈로 『부여기마족과 왜』(2006)와 『일본에 남은 한국미술』(2008)을 펴냈다. 존 카터 코벨(John Carter Covell, 1910-1996)은 미국의 여류 동양미술사학자다. 그녀는 서양인으로 가장 먼저 일본미술사 박사학위를 받았다. 일본 미술이 학문적 출발이었던 코벨은 뒤늦게 일본문화의 근원으로서 한국문화의 연구에 뛰어들었다.
1978-86년 동안 아들 앨런 코벨(Alan Covel)과 함께 서울에 체류하면서 1,400여 편의 칼럼과 논문 그리고 5편의 영문저서를 펴냈다. 옮긴이 김유경은 1982년 〈경향신문〉 코벨 칼럼의 담당기자로 존 코벨의 서울 봉원동 집을 드나들었는데 그 인연이 이어졌다. 옮긴이는 말했다. “한국문화는 20세기말 존 코벨이라는 미술사학자를 만나 가장 정선된 안목과 사실 추구의 치열한 과정을 거쳐 쓰인 영문개설서를 갖게 된 것”이라고.
『한국문화의 뿌리를 찾아』는 부제 ‘무속에서 통일신라 불교가 꽃피기까지’가 말해주듯 한국 고대미술 전반을 다루었다. 표지그림은 평양 진파리 출토 고구려 금제 관식 무늬였고, 도판 144점이 실렸다. 1장. ‘다시 보는 가야’는 가야토기・철기문화, 가야 금관, 금동신발, 금동족대(발받침), 고분 인골, 철제 말얼굴가리개・말갑옷, 갑옷・투구 등. 2장. ‘부여족에서 천마총 신라의 말까지’는 가야의 일본 정벌을 주장했다. 4세기경 부여기마족은 야마토를 정벌하고 국가건설을 주도했다. 일본 왕실은 한국에서 배에 말을 싣고 건너간 정복자들에 의해 왕실이 건국되었다. 3장. ‘백제의 미소’는 이소노카미(石上) 신궁 소장 칠지도(七枝刀), 무녕왕릉(武寧王陵) 출토 유물 3,000여점, 산수문경전, 故 차명호의 소장품 백제금동관음보살입상・신라금동관음보살입상 등.
4장. ‘고구려’는 평양 청암리 출토 화염문 고구려 금관, 수隨・당唐의 고구려 침공, 고구려 양식의 일본 고도古都 나라 지방의 다카마쓰 고분(高松塚) 등. 5장. ‘신라 샤머니즘의 예술’은 알타이족 스키타이 금세공품 경주 미추왕릉 출토 보검, 황남대총 출토 금제 고배(高杯), 신라 기마인물형(騎馬人物形) 토기 등. 6장 ‘ 신라금관의 미학’은 고대신라 통치자들은 폐쇄된 무속 사회에서 상징과 실세를 겸한 우두머리였다. 풍부한 금을 바탕으로 장인의 뛰어난 세공 솜씨로 무속적 힘을 결합시킨 금관을 탄생시켰다.
7장. ‘신라불교, 신라인’은 『삼국유사』의 이차돈(異次頓) 염촉(厭髑, 506-527)의 순교설화, 한국불교 대사상가 원효(元曉, 617-686), 화엄종의 개조 의상(義湘, 625-702)과 선묘(善妙)의 러브 스토리, 의상 《화엄일승 華嚴一乘》의 〈법성게法性偈〉, 통일신라 〈대방광불화엄경大方廣佛華嚴經〉 신라사경 두루마리, 9세기 한국 최대의 선박조선소・선단의 경영기지 해상왕 장보고(張保皐)의 청해진(靑海鎭), 장보고가 세운 산동반도 적산赤山의 법화원法華院, 일본 승려 엔닌(圓仁, 794-864)의 〈입당구법순례행기入唐求法巡禮行記〉 등.
8장 ‘석굴암에서’는 신라불교사상 기념비적 존재, 한국의 가장 아름다운 불상 십일면관세음상(十一面觀世音菩薩), 여성화된 제석천・범천・문수보살・보현보살, 1,000년 전 조성된 유일한 나한 조각 10대 제자상・다양한 얼굴과 의상의 8대 신장상(神將像), 석가모니의 최초 제자였던 장님음악가 아나율(阿那律). ‘8세기 극동의 어떤 조각도 석굴암에서만큼 수행과 경험함이 몸에 밴 부처님의 제자상을 표현(250쪽)’ 해내지 못했다.
9장 ‘백제, 신라의 탑’은 한국에서 가장 오래된 634년 경주 분황사탑(芬皇寺塔), 한국에서 가장 유명한 석가탑(釋迦塔)・다보탑(多寶塔), 한 변이 23.5m, 높이 80.18m의 황룡사 9층탑, 석탑의 시원 익산 미륵사지(彌勒寺址)의 서석탑, 감은사지 동・서 삼층석탑, 왕궁리 5층 석탑, 미륵사지 출토 인면와당 등. 10장 ‘서울과 교토의 신라미륵반가사유상’은 일본 국보1호 고류지 목조미륵보살반가사유상은 재료가 일본에 없고 한국에만 있는 적송(赤松)으로 만들어졌고, 사찰 건축주가 한국인이었다. 한국의 국보83호 금동삼산관미륵반사사유상과 같은 형태로 신라의 장인이 만들었다.
11장 ‘한국의 범종과 비천상’은 무릎을 꿇고 두 손에 향로를 받쳐 든 한국 금속공예 최대 걸작 성덕대왕신종聖德大王神鐘. 1967년 실상사에서 발굴된 깨진 종의 비천상 탁본은 피리와 악기를,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한국종 상원사종의 비천상은 공후와 생을 연주했다. 발굴된지 2년만에 한국전쟁의 초토화 작전으로 불길에 사라진 월정사(月精寺) 종은 악기를 연주하는 두 비천상(탁본만이) 남았다. 일본 쓰루가 하스이케지(蓮池寺)의 신라종은 장구를 메고 치는 비천상이었다. 12장. ‘경주 남산과 한국의 돌부처’는 경주 남산의 불교유적, 감산사(甘山寺)의 국보81호 석조미륵보살입상・국보82호 석조아미타불입상, 국보84호 서산마애삼존불(磨崖三尊佛), 경남 창녕 관룡사(觀龍寺) 보물295호 용선대석조석가여래좌상 등을 다루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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