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이름 : 권력과 교회
지은이 : 김진호
펴낸곳 : 창비
책은 제3시대그리스도연구소 연구기획위원장 민중신학자 김진호가 한국기독교의 맥락과 현상에 대해 4명의 학자와 나눈 대담집이었다. 1장 「기독교인은 왜 보수적인가」의 페미니스트 신학자 강남순은 한국 개신교 내에 만연한 여성혐오 문제를, 2장 「대형교회, 그들만의 세상」은 가장 비판적인 시선으로 한국 사회를 해부한 박노자는 결혼·취업 인맥공장으로, 자본가의 노동착취를 정당화한 대형교회를, 3장 「예수천국 불신지옥」은 근현대 역사의 폭력성을 파헤쳐온 한홍구는 성조기를 흔드는 태극기 부대의 종교적 광기를, 4장 「욕망의 하느님 나라」는 내부 비판가로 활동해 온 시인·문학평론가 김응교가 사랑과 포용이 아닌 이념과 배제에 몰두하는 한국 개신교의 시스템 문제를.
이 땅에서는 대형교회 목사의 혈통세습, 장로 출신 대통령의 교회 인맥, 교회 재정과 종교인 과세 거부, 여성 혐오와 반동성애, 태극기 집회의 성조기를 든 광신도, 구호개발형 선교 등 한국 사회의 ‘적폐의 성역’ 개신교를 ‘개독’이라고 불렀다. 대형교회(mega-church)란 일요일 대예배에 참여한 성인 신자수가 2,000명 이상인 교회를 가리켰다. 현재 한국의 경우 900개 정도로 추산된다. 초대형교회(giga-church)는 일요일 대예배 출석 교인수가 2만 명 이상 교회로 2011년 현재 14개였다.
개발독재·압축성장의 대명사 대한민국은 교회마저 명품 소비의 대상이었다. 졸부의 천박한 경제적 과시욕처럼 개신교 신도들은 대형 교회의 상징적 이미지를 소비하고픈 욕구로 가득찼다. 한국 사회는 저신뢰 연줄형 사회로서, 여기서 연줄은 혈연·지연·학연을 가리키는데 요즘은 ‘교맥’이 강력하게 작용하고 있다. 이 땅에서 대형교회는 특권층의 배타적 안식처로 자리 잡았다.
통계청 ‘2015 인구주택총조사’에 의하면 한국에서 종교가 있는 국민은 43.9%, 없는 국민은 56.1%였다. 전제 조사 대상자 가운데 개신교 신자는 19.7%(967만 명), 불교 신자는 15.5%(761만 명), 가톨릭 신자는 7.9%(389만 명)이었다. 한국 교회는 국내 ‘신자 수 1위’였지만, 2017년 기독교윤리실천운동이 조사한 ‘신뢰도 꼴찌’였다. 혈통적 세습을 단행한 교회는 350개 정도로 전체 교회의 0.4%에 불과하지만, 일반 교인은 배제된 채 일부 특권적 신자와 목사가 거의 모든 교회에서 목사직 승계를 주물렀다.
한국 교회의 일그러진 모습은 극악스러울 정도로 모진 한국 현대사가 낳은 못난 자식이었다. 한국전쟁시기 양민학살의 일부분은 행동주의 극우 기독교인들이 저질렀다. 손승호 한국교회사 연구가는 이렇게 말했다. “한국 교회가 보수 정권과 결탁해 거짓 정보를 전달하며 약자들을 억압하는 한편 사회의 진보를 가로막았던 사례는 이전에도 있었다. 지금 한국은 권위와 신뢰가 무너진 종교의 사회적 영향력이 확대되는 비상식적인 상황을 맞이하고 있다.”고.
p.s 리뷰는 2020. 2. 12. 올렸다. 2022. 8. 16. 명예훼손 게시물로 삭제요청 당했다. 그렇다. 불명예도 명예다. 뺄 것은 빼고 다시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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