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이름 : 나는 천사에게 말을 배웠디
지은이 : 정현우
펴낸곳 : 창비
정현우(鄭現友)는 ‘노래하는 시인’이었다. 2007년 가수로 데뷔했고, 밴드 〈시인의 악기상점〉의 보컬을 맡고 있다. 2019년 EP앨범 〔아름답고 쓸모없는〕을 발매했다. 김민정 시인의 세 번째 시집 『아름답고 쓸모없기를』읽은 느낌을 가사에 담았다. 수록곡 「빛의 호위」는 소설가 조해진의 동명소설에서 영감을 얻었다.
뮤지션은 2015년 조선일보 신춘문예를 통해 시단에 나왔다. 『나는 천사에게 말을 배웠지』는 등단 6년 만에 펴내는 첫 시집이었다. 2021년 ‘창비시선’의 문을 여는 첫 시집이었다. 〈창비시선〉 시리즈는 시인들의 첫 시집에 한해서 파스텔 톤의 반투명 겉표지를 씌운 어나더커버 한정판을 냈다. 첫 시집은 열흘 만에 중쇄를 찍어냈고, 출간 한 달 만에 1만부가 나갔다.
시집은 1부 ‘모든 슬픔을 한꺼번에 울 수는 없나’, 2부 ‘시간과 그늘 사이 턱을 괴고’, 3부 ‘소년과 물보라’, 4부 ‘여름의 캐럴’에 나뉘어 68편이 실렸다. 시인 김언의 해설 「말할 수 없는 슬픔에서 말할 수밖에 없는 슬픔으로」는 이렇게 시작되었다. “정현우의 시에는 유독 ‘슬픔’이라는 단어가 많이 나온다.” 시인 이병률은 표사에서 말했다. “시인은 이 시집 한 권으로 고해의식을 마치고도 경로를 지속하여 더 낮은 것들을 노래할 것이다.” 시인은 “가난했던 유년 시절을 지나오면서 느꼈던 감정과 환상들이 시로 태어난 것 같다.”고 말했다. 마지막은 표제를 따온 구절이 있는 「귀와 뿔」(18-19쪽)의 일부분이다.
눈 내린 숲을 걸었다.
쓰러진 천사 위로 새들이 몰려들었다.
나는 천사를 등에 업고
집으로 데려와 천사를 씻겼다.
날개에는 작은 귀가 빛나고 있었다.
나는 귀를 훔쳤다.
귀를 달빛에 비쳤고
나는 천사에게 말을 배웠다.
두 귀,
두 개의 깃,
인간의 귀는 언제부터 천사의 말을 잊었을까.
'책을 되새김질하다'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나는 작은 우주를 가꾼다 (0) | 2023.01.13 |
---|---|
악수 (0) | 2023.01.12 |
팜므 파탈 (1) | 2023.01.06 |
한국과 중국의 회화 (1) | 2023.01.05 |
라흐 뒤 프루콩 드 네주 말하자면 눈송이의 예술 (1) | 2023.01.0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