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이름 : 한국의 풍수지리
지은이 : 최창조
펴낸곳 : 민음사
21세기가 시작되는 해. 무슨 생각이었을까. 나는 풍수지리학자 최창조(崔昌祚, 1950 - )의 『땅의 논리 인간의 논리』, 『한국의 풍수지리』, 『땅의 눈물 땅의 희망』 세 권을 손에 넣었다. 20여년의 세월이 흘렀고, 책장에 잠들어있던 책의 먼지를 털어냈다. 풍수학자는 1992년 서울대 교수직을 그만두고, 우리 땅으로 돌아와 전국 방방골골 발품을 팔았다. 『한국의 풍수지리』는 풍수 답사기로 3부에 나뉘어 45편의 글을 실었다.
1부 ‘도시편’은 대구 달성 현풍성당은 오염된 낙동강 물이 지하로 침투하여 장기에 노출. 신 전남도청은 무안 승달산, 목포 유달산, 영암 선황산 儒佛仙 三神산의 중심점 무안 남악南岳이 바람직. 사학의 양대산맥 고대와 연대는 서울의 죄청룡과 우백호에 해당. 통일 수도로 적합한 파주 교하의 인근 일산一山 신도시 입지선정의 올바름. 조선초 서울의 주산主山으로 북악산 대 328고지 논쟁. 청와대터는 경복궁의 내맥이 내려오는 길목. 서울의 명당수 청계천의 극심한 오염. 청계천 오염수가 쏟아지는 강남(압구정)의 광란과 쾌락의 상관성. 부촌 호화주택은 더불어 사는 삶터에 어긋나는 반풍수적. 인공적 연못 조성은 우리 풍수의 극단적 금기사항. 서울의 지세상 허점을 막아 준 여의도汝矣島. 50년대 청량리의 오염되지 않은 산천. 서울 안산案山 남산의 제모습(?) 찾기. 관악산冠岳山 화성火星을 막는 비보裨補 해태와 세로로 건 숭례문 현판. 방학동 은행나무터는 두 개의 산군 도봉산과 북한산이 마주치는 지점으로 살벌한 기운을 나무가 압승壓勝. 모래섬 잠실의 물막이 공사. 광해군이 계획했던 모악 천도. 과천의 진산은 관악산. 태조・태종이 머물렀던 남양주 진접 내각리 풍양궁터. 전주는 기린봉이 왕기王氣를 띠어 건지산乾止山으로 진산을 삼음. 경북 영주 흑석사는 五鳳爭珠形. 명당을 빙자한 고위공직자의 용인 땅투기.
2부 ‘들판편’은 군자의 可居地 경기 여주 송촌리松村里. 경북 금릉 기럴마을은 비학귀소형飛鶴歸巢形. 경기 남양주 능내리 다산 유적지는 得破吉凶論. 충북 노은 봉비리鳳飛里는 비봉귀소형飛鳳歸巢形. 우리식 풍수의 원형 경주 감은사터感恩寺址. 풍수적 삶의 파괴 골프장 건설. 전라도의 평지돌출형 김제 모악산, 정읍 두승산・입암산, 부안 변산. 우리나라 근대적 도로망 체계는 철저한 식민지 수탈형 체계. 국토의 불균형 야기.
3부 ‘산골편’은 풍수가의 이상향 가평 설악면 위곡리. 첩첩산중 강원 영월 와석리 싸리골・정선 유평리 氣林山房. 승지勝地 가평 판미동板尾洞. 경기 남양주 월문리 말등배마을의 도시화로 인한 공동체 파괴. 증산교 강일순의 후천개벽 전주 모악산母岳山. 민족주의적 풍수 사고와 풍수 설화 지리산 실상사. 천주교 교우촌 충남 금산 芝芳里 가사벌可沙洞. 동학 김개남 장군의 출생지・녹두장군 전봉준이 이사 온 마을 전북 정읍 동곡리 지금실마을. 신묘한 터잡이 관악산 마애불. 鄭鑑錄村 경북 상주 청화산 우복동 牛腹洞. 남한산성南漢山城은 금대지세襟帶地勢(옷섶을 꼭 여미고 띠를 잡아 맨 듯한 지세)이지만 중요한 것은 사람의 일(人事). 洞藪(인공숲), 다섯 개의 造山(돌탑, 선돌) 비보裨補 풍수風水로 대동적 마을공동체를 이룬 전북 진안 월평리 下草마을.
풍수는 우리 민족의 전통적・자생적인 지리사상으로 땅의 질서와 인간의 논리 사이의 합치점을 찾는 전통적인 지혜로, 땅을 살아있다고 보는 것이 풍수가의 기본 입장이다. 땅의 생명력은 언제나 새로운 힘을 북돋우는 반면 땅이 병들고 늙는 모습은 괴롭고 참담하다. 땅을 파헤치면 지리가 교란되어 조화는 허물어지고 풍수의 논리를 벗어나 흙과 돌의 집합체 물질로서 물리만이 통용된다. 풍수학자는 말했다. “중요한 것은 사람의 삶이므로 자연과 사람이 친화하는 최고의 방법을 찾는 게 풍수의 길”로 “내가 편하게 여기는 곳이 최고의 명당”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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