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되새김질하다

식량위기 대한민국

대빈창 2023. 3. 30. 07:00

 

책이름 : 식량위기 대한민국

지은이 : 남재작

펴낸곳 : 웨일북(주)

 

농학자․한국정밀농업연구소 소장 남재작은 『식량위기 대한민국』에서 기후변화와 생물다양성 붕괴에 따른 식량안보, 식량 주권의 중요성과 그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 책은 5부로 구성되었는데 지구의 기후변화와 식량위기의 실체, 온실가스가 가져 온 생태계 붕괴, 식량 안보와 한국농업이 나아갈 길, 기후정의와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우리가 가야 할 길 등이었다.

지구는 지난 150년 동안 매초 히로시마 원자폭탄 1.5개가 터진 것과 같은 에너지가 축적되었고, 지금은 매초 3-6개가 터지는 것과 같다. 산업혁명이후 세계 인구는 8배, GDP는 120배 증가했다. IPCC(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는 이르면 2030년 전, 아무리 늦어도 2040년 전에는 지구 평균기온이 1.5℃ 오를 것이라고 발표했다. 현재 지구 평균기온이 1.1℃ 상승한 반면 우리나라의 평균기온은 이미 1.8℃가 올랐다. 1.1℃가 상승한 세계는 폭염과 집중호우, 가뭄과 산불의 증가, 열대성 저기압의 강도․빈도의 증가, 북극의 해빙, 빙하와 영구 동토층의 감소로 인간 사회의 가장 취약한 곳부터 무너지고 있다.

곡물의 80%를 해외에서 수입하는 한국의 낮은 식량자급율은 글로벌 공급망이 무너지면 심각한 사태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 2019년 기준으로 곡물자급율은 20%, 식량자급율은 45% 정도다. 쌀은 거의 자급을 하지만 연간 250만 톤이나 소비되는 밀은 전적으로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옥수수와 콩의 자급율은 각각 3%, 25%에 불과하다. 2020년 농가의 평균 경기면적은 1.08㏊였고, 농업소득이 1000만원에 못 미치는 농가가 70%를 넘어섰다. 농가의 평균소득 4500만원에서 농산물을 판매해서 획득한 소득은 1180만원에 불과했다. 도시가구 대비 농가소득은 65%에 머물렀다. 농업인구의 평균연령은 67세를 넘어섰고, 40세 이하는 1%에 불과하다. 이미 낮은 식량자급율마저 지키는 것이 요원해졌다.

UN은 2022년 11월 15일 세계 인구가 80억 명을 돌파했다고 발표했다. 이 추세대로 가면 2050년에는 100억 명에 다다를 것이다. 지구평균 기온이 1℃ 올라갈 때마다 세계 주요 곡물 생산량은 3-7% 정도 감소된다. 그렇지만 증가하는 인구를 부양하려면 매년 2-4%의 식량증산이 필요하다. 전 세계에서 생산되는 식량은 전체 인류가 필요한 양보다 5%가 더 많다. 하지만 세계에서 8억 명, 지구의 10%는 기아의 위험에 시달리고 있다. 현재 농업기술은 100억 명이 먹을 수 있는 식량을 생산할 수 있다. 기후변화가 선진국에서는 계층 간 기후불평등을 야기하는 문제지만, 개발도상국에서는 취약계층의 생존문제로 확대된다.

기후불평등은 세계 상위 10%의 부유층이 누적탄소 배출량의 절반(52%)을 배출했고, 탄소 예산의 1/3정도(31%)를 고갈시켰다.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1%는 가장 가난한 50%가 배출하는 양의 2배만큼 온실가스를 배출했다. 가장 가난한 50%(약 31억 명)의 배출량은 7%에 불과했고, 탄소 예산의 4%만 차지했다. 열 개 미만의 국가가 온실가스 배출량의 80%를 차지했고, 스무 개 기업이 배출량의 1/3을 차지한다.

한국은 기후악당국가로 이산화탄소 배출량 세계 7위, 대기질은 OECD 국가 중 꼴찌그룹, 기후변화 대응지수는 61개국 중 58위를 차지하고 있다. 파리협약은 감축 의무가 아닌 각 국가가 자발적으로 온실가스 감축량을 이행하도록 했다. 의무가 아닌 인류의 양심에 호소한 것이다. 한국은 2030년까지 40%의 온실가스 감축을,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약속했다. 우리는 약속을 지킬 수 있을까. 아니 지킬 수밖에 없다. 미래세대에게 다가오는 아마겟돈을 멈추게 하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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