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이름 : 이웃집 식물상담소
지은이 : 신혜우
펴낸곳 : 브라이트
영국왕립협회 한국인 최초 금메달․최고 전시상 수상, 역사상 처음 4회 연속금메달․최고 전시상 수상. ‘그림 그리는 식물학자’ 신혜우의 명성이다. 직접 그린 그림과 식물에 얽힌 이야기를 풀어 낸 자연 일러스트 에세이 『식물학자의 노트』에 이어 저자의 두 번째 책을 잡았다. 『이웃집 식물상담소』는 부제가 ‘식물들이 당신에게 건네는 말과 위로’로 식물학자의 상담소를 찾아 온 사람들과의 따뜻한 에피소드를 기록했다.
동네 식물학자를 꿈꾸는 저자는 플리마켓 한쪽에서, 지역 갤러리에서 전시를 하며, 아트스페이스 보안 2층의 ‘보안 책방’에서, 2년여 세월동안 식물상담소를 열었다. 일상에 지친 사람들이 찾아와 식물상담소를 찾아왔다. 책은 상담소를 찾은 사람들의 인생 이야기, 살아가는 이야기와 함께 식물에 대한 지식 속에서 삶에 대한 깨달음을 발견했다. 책은 서문 「식물과 이야기하고 싶은 당신에게 보내는 초대장」, 4부에 나뉘어 실린 16편의 이야기, 그리고 짧은 에피소드 「우리들의 따뜻한 식물상담소 이야기」7편으로 구성되었다.
1부, 「우리 곁의 초록에서 발견하는 눈부신 기쁨」은 꽃집․꽃시장에서 판매되는 화분은 거의 한국 자생식물이 아니다. 열대나 사막처럼 무더운 지역 출신으로 베란다에서 1년 내내 키우기에 적당하다. 잡초의 사전적 의미는 가꾸지 않아도 저절로 나서 자라는 여러 가지 풀을 뜻하며 때와 장소에 적절하지 않은 식물을 말한다. 식물을 이용가치에 따라 나눈 인간중심적인 용어다. 분무기로 잎에 물을 뿌려 식물의 갈증을 해소해주려는 것은 헛된 사랑표현이다. 구석구석 분무기로 물을 뿌리기보다 가끔 한 컵의 물을 흙에 부어주는 것이 낫다.
2부 「마음이 추울 때 가고 싶은 곳」은 미국나팔꽃은 꽃 크기가 다소 작고 맑은 파란색이 예쁘다. 나의 봉구산자락 옛길 산책에서 만나는 폐그물 울타리를 온통 덮은 나팔꽃이었다. 그린워싱Greenwashing은 어떤 기업이나 단체가 환경에 악영향을 끼치는 제품을 생산하면서도 친환경적 이미지를 내세우는 위장술. 여섯 살 이전에 아이가 자연을 충분히 접하지 못하면 평생 자연과 가까워지기 힘들다. ‘생물다양성’이란 지구에 사는 종의 다양성만을 말하지 않는다. 생태계 수준에서의 다양성과 유전적 다양성도 포함된다.
3부 「내일을 준비하는 식물이 가르쳐준 것들」은 우리가 먹는 딸기 과육은 화탁receptacle이라는 조직으로 꽃잎, 암술, 수술 등 꽃을 구성하는 요소들이 달라붙은 부과조직이다. 이 화탁이 육질성으로 부풀어 오른 것을 사람이 먹는다. 희귀식물이나 돌연변이 식물은 도굴되어 암암리에 비싼 값에 팔리고, 식물재테크에 이용된다. 연화죽, 개운죽, 부귀죽 등으로 불리며 국내에 유통되는 드라세나 산데리아나Dracaena sanderiana는 중앙아프키카가 원산지로 나무가 아닌 강인한 생명력을 가진 풀이다.
4부 「소중한 순간을 지켜주는 이야기」는 『파우스트』의 괴테(1749-1832)는 철학자․과학자, 『데미안』의 헤세(1877-1962)는 시인․소설가․화가, 생물학자 헤켈(1834-1919)은 의사․화가, 『에밀』의 루소(1712-1778)는 교육학자․소설가․작곡가․식물학자. 많은 외래식물은 처음은 정원 식물로 야생으로 퍼지면서 침입종이 되고 터를 잡아 귀화식물이 되는 것이다. 예뻐서 심었는데 결과적으로 우리나라 생태계를 파괴하는 식물이 되었다. 생물학에서 ‘동정’은 종의 소속이나 이름을 밝혀내는 걸 의미한다.
마지막 「우리들의 따뜻한 식물상담소 이야기」는 어린이의 식물사랑, 자주개자리, 미국실새삼, 산수국, 미국쑥부쟁이, 맥문동․수크령․바랭이에 얽힌 짧은 에피소드다. 저자는 이렇게 물었다. “도시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이 물건을 많이 사고 누려도 계속 결핍을 느끼는 건 변하지 않는 것들에 둘러싸여 사라지는 것 또한 중요하다는 것을 모르기 때문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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