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이름 : 진실 따위는 중요하지 않다
지은이 : 미치코 가쿠타니
옮긴이 : 김영선
펴낸곳 : 돌베개
내가 잡은, 1998년 비평분야 퓰리처상을 수상한 문학비평가․서평가 일본계 미국인 미치코 가쿠타니(Michiko Kakutani)의 두 번째 책이다. 『진실 따위는 중요하지 않다』의 원제는 『진실의 죽음: 트럼프 시대의 거짓말에 대한 고찰』이다. 책은 거짓말, 가짜뉴스, 반지성주의, ‘관종’, 혐오······. 등 이 시대 최고의 트럼프 보고서였다.
트럼프는 버락 오마바가 미국 태생이 아니므로 미국 대통령 자격이 없다는 뻔뻔스런 거짓말로 정치 경력을 시작했다. 트럼프는 백악관 입성 첫해부터 한 해 동안 2,140가지의 거짓 또는 허위 주장을 펼쳤다. 미국 대통령이 하루에 5.9가지 거짓말을 떠벌렸다. 트럼프는 이민자가 미국에 부담이 된다는 거짓을 일삼았다. 2000년 이후 노벨상을 받은 미국인 78명 가운데 31명이 이민자였다. 거의 4조 달러 가치를 갖는 미국 최상위 첨단기술 기업 가운데 60퍼센트를 이민자와 그 자녀가 설립했다.
트럼프는 참모들의 보고서를 읽지 않았다. 그는 하루 8시간을 TV시청으로 소일했다. 입만 열면 쏟아지는 거짓말로 보좌진들은 체크를 포기했다. 트럼프의 “미국을 위대하게 만들자”라는 구호는 역사의 수레바퀴를 1950년대로 되돌리자는 것이다. 시민권 운동, 여성 운동, 성소수자의 권리, 그리고 ‘흑인의 삶도 중요하다’ 이전으로 시계바늘을 꺾는 시대착오적인 것이다.
정치 혼란은 말을 의미로부터 분리시키고 정치지도자의 진짜 목적과 공표한 목적 사이에 틈을 벌렸다. 트럼프 백악관이 발표하는 거짓말은 불신과 불화를 퍼뜨리는 도구로서 전 세계가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다. 언어도단이라면 이 땅의 MB도 뒤질 수가 없다. 시멘트 노깡 수준의 한강물 수조를 청계천 복원사업으로, 한반도의 강들을 파헤친 4대강사업은 여름이 돌아오면 강물을 고여있는 녹차라떼로 변화시켰다. 돈벌레 수준으로 전락한 인간들은 ‘성장’에 ‘녹색’을 접두사로 써먹으며 광분했다.
21세기에 들어서, 세계 곳곳은 포퓰리즘과 근본주의 물결이 맹위를 떨쳤다. 이성적 논의보다 두려움과 분노에의 호소가 민주주의를 약화시켰다. 인터넷의 정보 대중화는 진짜 지식을 ‘대중지성’으로 대체했다. 사실과 의견 사이 그리고 정보에 근거한 논쟁과 몰아치기식 억측 사이의 경계가 흐릿해졌다. 인터넷과 소셜 미디어는 유언비어, 억측, 거짓말이 대략 몇 초만에 전 세계에 전송될 수 있게 했다. 소셜 미디어가 극단적 분열을 증폭시키면서 제도에 대한 신뢰를 악화시켰다. 민주주의를 지탱하는 사실에 기초한 토론과 논의가 어려운 시절이 되었다.
미치코 가쿠타니는 말했다. “페이스북 같은 SNS 플랫폼은 사용자의 데이터를 분석하고 사용자가 무엇에 강하게 반응하는지 예측해 그런 것을 더 많이 제공한다. 데이터 과부하의 세계에서는 제일 큰 목소리와 충격적인 견해가 가장 입소문을 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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