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이름 : 화가와 모델
지은이 : 이주헌
펴낸곳 : 예담
『화가와 모델』은 미술평론가 이주헌의 위대한 화가와 그들의 대표적 모델 인물화를 통한 명화에 대한 이야기였다. 책은 25명의 화가와 모델을 쌍으로 소개했다. 내가 잡은 책은 초판으로 2003년 7월에 나왔다. 절판되었던 책은 재구성되어 『그리다, 너를』(아트북스, 2015)로 출간되었다. 제임스 티솟의 표지그림 〈10월〉을 비롯한 150여점의 컬러 도판은 독자의 눈을 맑게 했다.
1부 ‘정염의 거울에 그대 비추다’는 모델이 화가의 정부 또는 연인 이야기 11편. 산초 라파엘로(1483-1520)의 정부情婦 마르게리타 루티(1495년경-?) 〈라 포르리나〉(1520), 두 사람은 정식으로 결혼하지 안했을 뿐 사실상 서로를 부부로 인식. 렘브란트(1606-69)와 헨드리케 스토펠스(1623년경-63) 〈밧세바〉(1654), 밧세바의 표정은 렘브란트로 인해 초래된 헨드리케의 불운을 반영. 프란시스코 고야(1746-1828)와 알바 공작부인(1762-1802) 〈알바 공작부인〉(1795), 두 번째 그린 공작부인의 초상화(1797)에 부인은 오른 손에 두 개의 검은 반지를 끼고 있다. 가운뎃손가락 반지에 ‘알바’라는 글자가, 검지에 낀 반지에 ‘고야’라는 글자가 박혀있다. 공작부인이 손가락으로 가리키는 바닥 부분에 ‘오로지 고야Solo Goya'라는 글귀가 씌어있다. 귀스타브 쿠르베(1819-77)의 모델 조안나 히퍼넌(1843년경-?) 〈아름다운 아일랜드 여인, 조〉(1865), 쿠르베는 이 초상화를 같은 ’버전‘으로 네 점이상 그렸고, 하나는 늘 지니고 다니며 끝까지 팔기를 거부. 번 존스(1833-98)와 마리아 잠바코(1843-1914) 〈멀린의 기만〉(1874), 유부남 화가와 이혼녀 모델의 복잡하고 미묘한 관계. 제임스 티솟(1836-1902)과 캐슬린 뉴턴(1854-82) 〈10월〉(1877), 사생아를 둘이나 낳은 이혼녀를 사랑한 화가. 오귀스트 로댕(1840-1919)과 카미유 크로델(1864-1943) 〈챙이 없는 모자를 쓴 카미유 크로델〉(1911), 스승과 제자, 예술가 사이의 사랑, 조각가와 모델, 동료 예술가 연인. 단테 가브리엘 로제티(1858-1928)의 모델 제인 모리스(1839-1924) 〈아스트라데 시리아카〉(1875-77) 친구였던 현대 디자인의 선각자 윌리엄 모리스의 아내와 화가의 ’부적절한 관계‘. 구스타프 클림트(1862-1918)과 아델레 블로흐 바우어(1881년경-1925) 〈유딧Ⅰ〉(1901) 평생 독신의 화가와 상류층 귀부인. 로트레크(1864-1901)과 잔 아브릴(1868-1943) 〈춤추는 잔 아브릴〉(1892) 장애인 화가와 무희. 루트비히 키르히너(1880-1938)의 연인 도리스 그로세(1884-?) 〈모자를 쓴, 서 있는 누드〉(1910) 하층 여성의 직업을 전전했던 모델.
2부 ‘아내, 그 사랑의 이름으로’는 모델 아내의 이야기 5편. 파울 루벤스(1577-1640)와 재혼한 아내 엘렌 푸르망(1614-73) 〈모피〉(1636-38). 존 에버렛 밀레이(1829-96)와 엘피 찰머스 그레이(1828-97) 〈성 아그네스의 전야〉 (1862-63) 친구였던 성심리적 장애로 육체관계를 기피했던 비평가 존 러스킨의 아내였던 모델. 클로드 모네(1840-1920)의 직업모델 출신 첫 번째 부인 카미유 동시외(1847-79) 〈일본 여인(기모노를 입은 카미유)〉(1875-76). 피에르 보나르(1867-1947)와 마르트 부르랭(1869-1942) 〈욕조 속의 누드〉(1941-46년경) 1893년 처음 만났으나 1925년 결혼식, 32년간 한 지붕아래 살면서 예술에 몰두. 모딜리아니(1884-1920)와 잔 에뷔테른(1898-1920) 〈앉아있는 잔 에뷔테른〉(1918) 아내이자 모델로 모딜리아니가 사망하자 임신 8개월의 그녀는 투신자살.
3부 ‘영감의 씨줄, 동행의 날줄’은 화가와 인간적으로 엮인 사람(모델)들 이야기 9편. 산드로 보티첼리(1445년경-1510)와 시모네타 베스푸치(1454-76) 〈비너스의 탄생〉(1485년경) 시모네타는 스물둘의 이른 나이에 죽었고, 평생 독신으로 산 보티첼리는 그녀를 사후에 본격적으로 그리기 시작했다. 벨라스케스(1599-1660)는 24세에 궁정화가가 되어 펠리페 4세의 딸 마르가리타 공주(1651-73)의 어린 시절 수많은 인물화 제작. 〈분홍 가운을 입고 있는 마르가리타〉 (1653-54). 자크 루이 다비드(1748-1825)의 서양 고전주의 미술이 추구한 남성미의 표본 ‘모델의 왕’ 카다무르(?-1846) 〈테르모필라이의 레오니다스〉(1814). 프레더릭 레이턴 경(1830-1896)이 부성애로 거둔 가련한 모델 도로시 딘(1859-1899) 〈목욕하는 프시케〉(1889-90년경). 에두아르 마네(1832-83)의 신화나 전설에 기대지 않고 현실을 그리는 시대로 넘어가는 역사적인 분기점에서 가장 현대적이고 개성적인 파리지엔 모델 빅토린 뫼랑(1844-1927) 〈올랭피아〉(1863). 빈센트 반 고흐(1853-90)와 룰랭 가족. 반 고흐가 프랑스 남쪽 아를에 정착했을 때 경제적 어려움으로 주위 사람들을 모델로 삼음(1888년 7월경부터 이듬해 4월까지). 〈우체부 룰랭의 초상〉(1888). 앙리 마티스(1869-1954)의 작업 과정을 사진과 일지 형식으로 기록한 모델 리디아 델렉토르스카야(1910-98) 〈가로 누운 대형 누드(분홍빛 누드)〉(1935). 에곤 실레(1890-1918)의 사춘기 소녀의 미숙하고 여린 성을 표현한 누이동생 모델 게르티(1894-?) 〈팔짱을 낀, 서 있는 소녀 누드〉(1909). 멕시코 여성화가 프리다 칼로(1907-54)의 자화상은 한 시대를 치열한 에너지와 뜨거운 사랑, 통렬한 아픔으로 살아간 여인의 숭고하고 감동적인 기록 〈부서진 기둥〉(1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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