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되새김질하다

나의 뉴욕수업

대빈창 2024. 2. 5. 07:30

 

책이름 : 나의 뉴욕수업

지은이 : 곽아람

펴낸곳 : 아트북스

 

‘도시의 고독’이 트레이드마크로 여겨지는 미국화가 에드워드 호퍼(Edward Hopper, 1882-1967)에 관한 몇 권의 책을 잡았다. 군립도서관 검색창에 ‘호퍼’를 때렸다. 다른 두세 권과 함께 떠오른 책이었다. 부제가 ‘호퍼의 도시에서 나를 발견하다’이다. 『나의 뉴욕수업』은 『결국 뉴요커는 되지 못했지만』(2018)의 개정증보판이었다.

저자는 2003년 〈조선일보〉에 입사했고, 14년 차에 해외연수 기회를 얻었다. 책은 30대 후반 여성이 난생처음 뉴욕에서 겪는 1년간의 견문록이었다. 책을 열면 두 그림이 나타났다. 요한 하인리히 빌헬름 티슈타인의 「창가의 괴테」(1787년)와 에드워드 호퍼의 「자화상」(1903년)이다. 저자는 ‘괴테처럼 살겠다 결심하고 뉴욕으로 떠나 호퍼처럼 산 이야기’라고 책을 정의했다.

‘나의 능력을 향상시키고, 세상을 보는 시야를 넓히며, 나 자신과의 관계를 돈독히 하기 위해 전력을 다해야겠다’(8쪽)는 결론에 이른 그녀는 뉴욕을 선택했다. 미술사를 공부한 이답게 일상 속의 미술의 흔적을 더듬는 에피소드가 가득했다. 3개의 PART에 나뉘어 26편의 글을 담았다. 집값이 비싼 맨해튼의 허드슨 강가 29층의 방 두 개짜리 아파트의 안방에 한 명, 작은 방에 한 명, 거실에 칸막이를 치고 두 명이 사는 마스터룸에 정착했다.

PART 1, 휘트니미술관의 초상화 특별전 - 뉴욕의 풍경을 초상처럼 그린 코너, 라이디 처치먼 「서반구에서 가장 높은 주거용 빌딩」(2015년). 에드워드 호퍼의 「아침 해」(1952년)는 뉴욕의 공동생활을 떠올릴 때 생각나는 그림. 시카고 미술관의 호퍼의 대표작 「밤을 지새우는 사람들」(1942년) - 호퍼의 그림 속 배경은 화가가 경험한 여러 장소의 어떤 요소들을 조립해 구축한 세계(56쪽). 헬스클럽 강좌 줌바댄스 - 라틴댄스에 에어로빅을 접목한 댄스, 에드가르 드가의 「발레 리허설」(1891년경). 뉴욕생활의 배경음악을 한 곡 고르라면 푸에트리코 출신의 가수 루이스 폰시의 「데스파시토Despacito」. 북유럽 르네상의 대표화가 독일출신 알프레드 뒤러 연구의 권위자 86세 콜린 아이슬러 선생 강의 청강 - 뒤러 판화의 대표작 대부분을 소장한 메트로폴리탄미술관 판화자료 보관실 프린트룸이 수업 장소. 알프레드 뒤러의 판화 「서재의 성 제롬」(1514년). 세계 굴지의 경매회사 크리스티 산하 교육기관 ‘크리스티 에듀케이션 뉴욕’의 아트 비즈니스 서티피컷 과정을 아홉 달 수강.

PART 2, 2017년 2월 22일 한국 피아니스트 조성진의 카네기홀 데뷔 독주회 ‘Sold Out', 에드워드 호퍼의 「뉴욕 영화관」(1939년). 명랑하고 우렁찬 그림으로 그 의외성으로 발길을 멈추게 한 호퍼의 「여자들을 위한 테이블」(1930년)은 열심히 일하는 사람 특유의 에너지를 느낀 그림. 뉴욕의 중극 음식점에 앉아 찻주전자를 앞에 두고 음식이 나오기를 기다리는 두 여성을 그린 호퍼의 「촙 수이」(1929년), 그림 속 식당이름 '촙 수이雜菜’는 갖가지 채소에 고기나 해산물을 넣고 볶은 미국식 중화요리. 「촙 수이」는 2018년 11월 뉴욕 크리스티 경매에서 1040억원에 팔려 호퍼의 작품 경매가 최고치 기록. 모건라이브러리의 샬롯 브론테 특별전 〈샬롯 브론테 - 독립의지〉. 1925년 루이스 코언이 설립한 뉴욕에서 가장 오래된 독립서점 ‘아거시Argosy, 큰 상선’.

PART 3, ‘테너먼트tenement 박물관’ - 유대인 거주지역인 로어이스트사이드에 남아있는 이민자들의 공동주택을 복원해 관람객들이 19세기말-20세기초의 시대상황을 엿볼 수 있도록 한 공간, 포드 매덕스 브라운의 「영국에서의 마지막」(1855년). 뉴욕에서의 첫 오페라 드보르작의 〈루살카〉, 뉴욕필하모니오케스트라의 야외콘서트의 첫 곡은 드보르작의 신세계교향곡 중 라르고 부분에 가사를 붙인 「집으로Going Home」. 링컨센터의 메트오페라 - 로시니의 〈알제리의 이탈리아 여인〉, 메리 커셋의 「관람객의 진주목걸이를 한 여인」(1879년). 맨해튼 북부 할렘·워싱턴 D. C. 아프리칸-아메리카 뮤지엄, 호러스 피핀의 「올드 블랙 조」(1943년). 브루클린미술관의 〈조지아 오키프- 리빙 모던〉 전시, 오키프는 밤의 뉴욕이 빚어내는 신비로운 분위기에 심취. 워싱턴 D. C.의 스미스소니언 아메리칸 아트 뮤지엄은 ‘미술사에서 잊힌 19세기말 - 20세기초 미국 미술을 볼 수 있는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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