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이름 : 중국 신화 속 나무이야기
지은이 : 강판권
펴낸곳 : 계명대학교출판부
『어느 인문학자의 나무 세기』(지성사, 2002) / 『역사와 문화로 읽는 나무사전』(글항아리, 2010) / 『세상을 바꾼 나무』(다른, 2011) / 『선비가 사랑한 나무』(한겨레출판, 2014) / 『공자가 사랑한 나무, 장자가 사랑한 나무』(민음사, 2003) / 『나무예찬』(지식프레임, 2017) / 『숲과 상상력』(문학동네, 2018)
나에게 『중국 신화 속 나무이야기』는 ‘수학자樹學者’ 쥐똥나무 강판권(姜判權, 1961- )의 여덟 번째 책이었다. 책은 중국신화 더 나아가 우리 신화를 나무로 이해했다. 책은 4부에 나뉘어 24편의 글을 담았다. 1부 ‘천지 창조 신화’는 천지창조와 관련된 신화 이야기 3편이었다. 삼국시대 오吳나라 서정徐整의 『삼오역기三五歷紀』에 실린 중국을 대표하는 천지창조 반고盤古 신화. 중국의 소수민족 운남성 대리大里 백족白族의 서사시 「창세기」는 식물이 걸어 다니고 동물이 말을 했다. 소수민족 이족은 조상인 대나무에서 태어났고, 토산족의 신화는 대나무로 사람을 만들었다.
2부 ‘나무 위에 산 인간’은 인간이 어디서 살았는지에 대한 이야기 3편이었다. 가장 풍부한 신화기록을 담은 중국 전국시대 장주莊周의 『장자莊子』 「도척盜跖」의 태평성세는 인간이 나무 위에서 살던 시대로 ‘유소씨 有巢氏의 백성’이라 불렀다. 수인씨燧人氏는 나무를 비벼서 불을 만들었다. 유소씨와 수인씨 이야기를 시대변화에 초점을 맞춘 중국 전국시대 한비자의 『한비자韓非子』 「오두五蠹」. 한나라 회남왕淮南王 유안劉安의 『회남자淮南子』 「지형墬形」은 인류가 나무 위에서 살았던 이야기.
3부 ‘식물 감정가 신농씨’는 중국인 중 가장 먼저 식물을 연구한 신농씨 이야기 3편이었다. 청나라 산동성 마국한(馬國翰, 1794-1857)의 『옥함산방집일서玉函山房輯佚書』는 농업과 의약의 시조 신농씨의 탄생기록. 신농씨가 부드러운 나무揉木로 쟁기를 만든 기록 『역경』 「계사繫辭」. 『회남자』 「수무攸務」는 신농씨를 식물 감정가로 소개. 호북성 십언十堰의 신농가神農架는 신농씨가 식물을 감정한 곳.
4부 ‘나무와 인물’은 나무와 관련된 중국인 이야기 15편이었다. 뽕나무 탄생신화에서 여자와 말, 뽕나무와 누에는 밀접한 관계, 전통적으로 잠상蠶桑은 여자의 몫, 누에머리와 말머리가 닮아서 같은 기운을 타고난 동기설同氣說, 누에가 뽕잎을 먹기 때문. 뽕나무 숲에서 태어난 상나라 재상 이윤伊尹. 『박물지』 「사보史補」의 제나라 동방삭은 서왕모의 복숭아를 훔쳐 먹은 후 3천 갑자甲子 180,000살을 살았다는 인물. 『사기․봉선서封禪書』의 아주 큰 대추를 먹고 신선이 된 낭야군狼揶郡 부향阜鄕 사람 안기생安期生. 동진東晋의 역사가 간보가 편찬한 『수신기』의 웅검雄劍을 왕에게 바치지 않고 소나무에 숨긴 춘추시대 오나라 간장干將. 삼국시대 조위曹魏 문제文帝 조비(曹丕, 187-226)의 『열이전列異傳』의 노특사怒特祠 신화는 남산의 큰 개오동을 베개 한 진秦 문공. 「신이경․서황경」에 나오는, 사람들이 대나무를 불 속에 넣어 터지는 폭죽 소리를 두려워한 신령스런 도깨비 산조山臊. 『화양국華陽國』 권4 「남중지南中志」의 대나무大竹에서 태어난 소수민족 이족의 우두머리 죽왕. 『습유기』의 황아皇娥가 태백太白과 연애하여 뽕밭에서 소호를 낳았다는 탄생신화. 절강성 안길安吉 출신의 남조南朝 양나라 오균(吳均, 469-520) 『속제해기續齊諧記』의 멱라수에 투신자살한 굴원을 기리는 단오절 행사의, 훔쳐가는 교룡蛟龍이 먹을 수 없도록 멀구슬나무잎과 채색실로 묶은 각반角飯. 유경숙 『이원異苑』의 귀신이 은백양 가지를 잘라서 만든 저포樗蒲 놀이의 오목五木. 오균 『속제해지』의 중양절中陽節 수유茱萸나무 열매 주머니. 『속제해기續齊諧記』의 중국 8월 아침, 측백나무 잎에 맺힌 이슬을 받아 먹는 ‘눈밝이 주머니’를 만드는 풍습. 당나라 이방(李昉, 925-996)의 『태평광기太平廣記』에 수록된 이공좌(李公佐, 770?-850)의 「남가태수전南柯太守傳」의 부귀영화라는 것이 부질없다는 인생관 남가일몽南柯一夢은 남쪽으로 뻗은 회화나무라는 뜻. 당나라 이조위李朝威의 『유의전柳毅傳』의 등藤 숲에 사는 강백신江佰神.
나무인문학자는 말했다. “한 그루의 나무가 신화로 바뀌는 것을 이해한다는 것은 곧 나무가 인간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 지를 정확하게 파악 ” 하는 것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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