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의 도서관

 

 

책이름 : 밤의 도서관

지은이 : 알베르토 망구엘

옮긴이 : 강주헌

펴낸곳 : 세종

 

언어의 파수꾼․책의 수호자라 불리는 현존하는 최고의 독서가, 35,000권을 수장한 장서가 알베르토 망구엘(Alberto Manguel, 1948- )의 책이다. 『독서의 역사』가 독서 문화에 대한 변천사였다면, 『밤의 도서관』은 도서관의 역사․철학을 다루었다. 저자는 열다섯 가지 주제를 통해 도서관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나갔다. 75점의 도판이 독자의 이해를 도왔다. 프랑스 루아르강 남쪽 나지막한 언덕에 새로 지은 자신의 도서관에서 그는 세상에 존재했던, 존재하는, 존재할지도 모르는 도서관에 대해 사색에 잠겼다.

신화, 기원전 2세기 이집트 프톨레마이오스1세는 온갖 유형의 작가에게 모든 종류의 책을 보내달라고 편지를 썼다. 프톨레마이오스 왕들은 유클리드와 아르키메데스 같은 저명한 학자를 알렉산드리아 도서관에 초청하여 숙식을 제공했다.

정리, 17세기 영국의 일기작가 새뮤얼 피프스는 3,000권의 책을 유증했는데, 1 - 3,000 숫자가 매겨져 있었다. 프랑스작가 발레리 라르보는 언어별로 다른 색으로 장정. 12세기 영국 애서가 로버트 코튼경은 12개의 책장을 1 - 12대 로마황제 흉상으로 장식. 3세기 중국의 황실도서관은 정전이나 고전, 역사서, 철학서, 문학서 네 가지 포괄적인 표목으로 정리. 도서 십진법 분류를 창안한 멜빌 듀이.

공간, 영국시인 라이어넬 존슨은 샹들리에처럼 천장에 매달린 서가를 고안. 15세기 젊은 군주 레오넬로 데스테가는 개인도서관의 고전작가로 리비우스, 베르길리우스, 살루스티우스, 키케로 네 명만 인정. 1986년 영국 BBC는 250만 파운드를 투자하고, 100만 명이 넘는 인원을 프로젝트에 끌어들였다. 둠즈데이 북Domesday Book의 멀티미디어 판을 제작해 12인치 레이저 디스크에 보관했으나 16년 후 컴퓨터로 데이터 읽기에 실패했다.

힘, 17세기 독일의 고트프리트 빌헬름 라이프니츠는 도서관의 가치는 도서관에 보관된 내용물과 독자가 그 내용물을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결정되는 것이라고 주장. 자선사업가 앤드루 카네기는 재산의 90퍼센트를 기증하여 스코틀랜드에서 피지․세이셸공화국에 이르기까지 영어권 국가 12개국에 2,500곳 이상의 도서관을 지원.

그림자, 칠레 독재자 피노체트는 시민불복종을 옹호하는 구절을 읽었다고 모든 도서관에서 『돈키호테』를 없앴다. 일본 문화부 장관은 장애인을 우롱(?)했다는 이유로 『피노키오』를 비난. 베네딕토 16세 교황은 추기경 시절, 『오즈의 마법사』, 『호밀밭의 파수꾼』등을 기기묘묘한 이유로 금서라는 낙인을 찍었다. 16세기말 예수회 신자 야콥 그레처는 『이단적이고 불온한 서적의 금서와 삭제와 파괴에 관한 법과 관계에 대하여』에서 검열의 타당성을 옹호.

형상, 영국 조지3세의 버킹엄 도서관은 8각형 구조. 밀라노 최초 암브로시아 도서관은 좁은 직사각형. 베를린 자유대학교 도서관은 두개골을 닮은 모습. 파리의 프랑스 국립 도서관은 테이블을 뒤집어 놓은 모양. 바르셀로나 카탈루냐 도서관은 원통을 세로로 잘라낸 모양. 독일 볼펜뷔텔 도서관은 타원형. 독일 프라이부르크대학교 도서관은 삼각형.

우연, 서아프리카 모리타니 중부의 아드라르 사막의 오아시스 도시 싱게티와 우아단의 유구한 역사를 지닌 수십 곳의 도서관. 1900년 마크 아우렐 스타인은 ‘세렌디아Serindia'를 네 번 탐험한 끝에 둔황敦惶 석굴에서 비밀동굴을 발굴, 현재 대영박물관에 소장된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인쇄본 금강경을 비롯한 유물들은 인류의 역사에서 가장 진귀하고 소중한 수집물.

일터, 기원전 1세기 암티움 해변의 서재 키케로. 글을 읽고 쓰기 위한 자기만의 방 버지니아 울프. 사방형斜方形 창문으로 빛이 들어온 브뤼셀의 에라스무스. 스위스 뇌샤텔의 프리드리히 뒤렌마트는 사방이 꽉 막힌 하얀 직사각형.

정신, 위대한 시인 아부 누와르가 815년 세상을 떠났을 때 그의 작품은 한 편의 글도 발견되지 않았다. 그는 모든 시를 머릿속으로 외웠다. 유대인 은행가 장남으로 태어난 아비 바르부르크는 장자권을 동생에게 양도하고, 그가 원하는 모든 책을 사서, 열람실을 타원형으로 꾸민 바르부르크 도서관을 건립.

섬, 1939년 어느날, 부에노아이레스에서 보르헤스와 친구 비오이 카사레스와 실비아 오캄포 부부는 불후의 꼼꼼한 검열 기준을 만들었다. 1990년 콜롬비아 문화부는 책을 산간벽지까지 들고 가는 이동 도서관 조직을 발족, 보고타 인근 지역들은 버스이동 도서관이 1982부터 운영되었는데 시골 지역의 주민들에게도 같은 혜택을 주는 것이 중요.

생존, 1933년 5월 10일, 나치는 베를린대학교 맞은편 운터 데 린덴 광장에서 책을 불태웠다. 유럽 전역에서 공공도서관을 비롯한 개인도서관까지 수백여 유대인 서고가 불탔다. 유럽십자군 원정대는 40일간의 포위 끝에, 1099년 7월 15일 예루살렘을 점령하고 잔인하게 학살했다. 예루살렘을 탈출한 아랍인의 품에 가장 오래된 성전聖典의 하나인 오스만 코란Uthman Quran이 있었다.

망각, 미국 남부에서 도서관은 20세기 초에야 흑인들에게 개방되었다. 테네시 멤피스에 있던 코시트 도서관이 최초였다. 2003년 4월 바그다드의 국립문서보관소, 고고학박물관, 국립도서관이 샅샅이 뒤져지고 약탈당했지만 영미연합군은 멀건이 보고만 있었다.

상상, 1532년 알코프리바 나지에(작가 ‘프랑수아 라블레’의 철자를 바꿔 만든 이름)가 쓴 『딥소드인들의 왕이며 위대한 거인 가르강튀아의 아들의 유명한 팡타그뤼엘의 놀랍고도 무서운 공적과 업적』에 나오는 도서관은 문학에 등장하는 최초의 ‘상상의 도서관’이다. 즈네투즈 도서관은 면적이 9제곱미터에 불과한 오두막으로 상수도․전기도 없다. 농부 에티엔 뒤몽 생 프리스트가 세운 세계에서 가장 작은 도서관.

정체성, 국가가 공공도서관을 지원해야 한다고 처음 생각한 사람은 페트라르카. 이탈리아에서 태어난 안토니오 파니치는 영국 국립 도서관을 세계 최대의 문화중심지로 키워냈다. 뉴욕시 퀸스 자치구 공공도서관은 연간 1,500만권의 도서, 테이프, 비디오를 처리하는 미국에서 가장 번잡한 도서관.

집, 드라큘라 백작은 자기만의 개인 도서관을 철석같이 믿었고, 괴물 프랑켄슈타인은 자기만의 도서관이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