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되새김질하다

진중권의 서양미술사 후기 모더니즘과 포스트모더니즘 편

대빈창 2024. 4. 26. 07:00

 

책이름 : 진중권의 서양미술사 후기 모더니즘과 포스트모더니즘 편

지은이 : 진중권

펴낸곳 : 휴머니스트

 

『진중권의 서양미술사』 시리즈 네 째권 ‘후기 모더니즘과 포스트모더니즘편’은 2차 세계대전이후 현대미술의 흐름을 주로 비평가들의 ‘평론’을 통해 재구성했다. 추상표현주의, 앵포르멜, 색면추상, 탈회화적 추상, 미니멀리즘, 개념미술, 팝 아트, 상황주의 인터내셔널, 해프닝, 플럭서스, 포스트모더니즘, 신표현주의. ‖들어가기‖는 현대미술계를 이끈 미국 비평의 역사를 압축적으로 정리했고, ‖나가기‖는 모던-포스트모던 논쟁과 전후미술에서 조각의 흐름을 다루었다.

종전 후 세계미술의 주도권은 유럽에서 미국으로 넘어가고, 뉴욕이 그 수도로 떠올랐다. 추상표현주의 잭슨 폴록(Jackson Pollock, 1912-1956) 〈넘버 1〉 1948년. 전후 미국 미술사는 폴록의 유산을 각자 제 나름대로 전유하는 과정. 앵포르멜(informel) 나치 점령의 역사적 외상에 대한 일종의 심리적 방어로 등장. 장 뒤뷔페(Jean Philippe Arthur Dubuffet, 1901-1985) 〈권력 의지〉 1946년. 장 포트리에(Jean Fautrier, 1898-1964) 〈유대인 여인〉 1943년. 앵포르멜은 과거를 조형적으로 ‘청산’하려는 실존적 고독.

색면추상 - 차가운(color-field painting) 바넷 뉴먼(Barnet Newman, 1905-1970) 〈하나임 Ⅰ〉 1948년. 마크 로스코(Mark Rottko, 1903-1970) 〈넘버 10〉 1950년. 뉴먼과 로스코는 작품을 미적으로 지각해야 할 ‘그림’이라기보다는 정치적으로 작동하는 ‘사물’로 간주. 탈회화적 추상 - 차갑고 냉담한 이성을 강조. 케네스 놀런드(Kenneth Noland, 1924-2010) 〈사라의 도달〉 1964년. 1952년. 모리스 루이스(Morris Louis, 1912-1962), 〈다레트 카프〉

미니멀리즘에서 보는 것은 공장에서 기계로 뽑은 듯이 보이는 물건뿐이다. 도널드 저드(Donald Judd, 1928-1994) 〈무제―홈 파인 상자〉 1963년. 칼 안드레(Carl Andre, 1935- ) 〈등가 Ⅷ〉 1966년. 미니멀리즘 이후 미술의 영역은 비할데없이 넓어졌다. 개념미술 멜 보크너(Mel Bochner, 1940- ) 〈무제〉 1966년. 1966년 동료작가들의 드로잉, 작업구상을 담은 종이를 복사하여 네 권의 파일 노트에 끼워, 관객들은 파일을 넘겨가며 ‘읽어야’ 했다. 조셉 콘수스(Joseph Kosuth, 1945- ) 〈세 개의 의자〉 1965년. 개념미술을 통해 창작은 ‘제작’의 의무에서, 작품은 ‘재료’의 감옥에서, 수용은 ‘지각’의 관례에서 해방되었다.

팝 아트-본질적 특징은 기계적 생산의 익명성. 리처드 해밀턴(Richard Hamilton, 1922-2011) 〈도대체 무엇이 오늘의 가정을 그토록 다르고 매력적인 것으로 만드는가?〉 1956년. 앤디 워홀( Andy Warhol, 1928-1987) 〈마릴린 먼로 2면화〉 1962년. 워홀의 등장은 모더니즘의 종언, 그리고 ‘포스트모더니즘’의 개막을 알리는 하나의 ‘사조’. 상황주의 인터내셔널 - 전후의 유일한 혁명적 아방가드르. 기 드보르(Guy Ernest Debord, 1931-1994) 〈벌거벗은 도시〉 1957년. 피노-갈리지오(Giuseppe Pinot-Gallizio, 1902-1963) 〈산업회화〉 1959년. 상황주의 운동은 정치적으로 마르크스주의를 갱신하고, 예술적으로 아방가드르 운동을 부활시켜, 소비자본주의라는 변화된 환경 속에서 양자를 재再통합하려 했다.

해프닝(happening)은 회화도 아니지만 연극도 아니다. 연극에는 대본, 즉 실연을 위한 완전한 악보가 존재하나, 해프닝은 거의 현장에서 즉흥적으로 만들어진다. 앨런 카프로(Allan Kaprow, 1927-2006) 〈6부로 이루어진 18개의 해프닝〉 1959년. 플러석스(Fluxus)의 작가들은 텍스트와 이미지와 사운드 사이를 자유로이 오갔다. 백남준(白南準, 1932-2006) 〈머리를 위한 선禪〉 1962년. 구보다 시게코(久保田成子, 1937-2015) 〈보지 회화〉 1965년. 플럭서스는 동양과 서양의 사상이 본격적으로 만난 최초의 예술운동.

포스트모더니즘 게르하르트 리히터(Gerhard Richter, 1932- ) 〈아틀라스―패널 9〉 1962-1968년. 그의 작품 세계는 온갖 예술언어로 짜인 모자이크. 리히터는 1980년대에 비로소 전면화하는, 포스트모던의 시대정신을 구현. 신표현주의 게오르 바젤리츠(Georg Baselitz, 1938- ) 〈드레스텐의 저녁식사〉 1983년. 바젤리츠는 전후 독일사회가 겪은 정체성 위기의 예술적 화신. 안젤름 키퍼(Anselm Kiefer , 1945- ) 〈내부〉 1981년.

2차 세계대전 이후의 현대미술을 ‘후기 모더니즘late modernism’이라 한다. 1960년대에 처음 나타난 이 새로운 경향은 그 특징이 전면화되는 1980년대에 이르러 ‘포스트모더니즘postmodernism'이라는 새로운 명칭으로 불리게 된다. 표지그림의 上은 구보다 시게코의 〈플럭서스 알약〉 2008년, 下는로버트 라우센버그의 〈모노그램〉이다. 시리즈 네 권은 2021년 리커버판 양장본으로 새롭게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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