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빈창을 아시는가

박새를 아시나요

대빈창 2024. 1. 26. 07:30

 

텃새: 참새, 노랑턱멧새, 종다리, 박새, 오목눈이, 곤줄박이, 동고비, 까치, 직박구리, 멧비둘기, 딱따구리, 흰뺨검둥오리, 소쩍새, 매, 괭이갈매기, 방울새, 까마귀, 딱새.

철새: 뻐꾸기, 중대백로, 물총새, 파랑새, 제비, 휘파람새, 찌르레기, 황로, 노랑부리백로, 후투티, 두루미, 청둥오리, 기러기, 가마우지, 검은머리물떼새, 도요새.

 

서해의 작은 외딴 섬 주문도에서 내가 마주치거나 울음소리를 들은 새 목록이다. 텃새의 소쩍새, 철새의 뻐꾸기는 울음소리를 들었다. 산책을 하면서 녀석들과 마주쳤는지는 모르겠다. 한 가지 의문은 이 땅의 흔한 새인 꿩을 보지 못했다. 섬에 삶터를 꾸린 지 20여 년이 다 되었다. 꿩이 섬에서 살아갈 수 없는 것인지. 내 눈에 뜨이지 않은 것인지 알 수가 없다.

날씨가 영하 10도로 곤두박질쳤던 사흘 내내 녀석이 눈에 띄었다. 대빈창 해변 백사장은 길게 뻗은 산날맹이와 어깨동무하며 바위벼랑까지 이어졌다. 산자락의 해송 숲과 시멘트 제방 사이에 폭 좁은 공터가 길게 뻗어 나갔다. 점심 산책이었다. 한줄기 겨울 햇살마저 따사로웠다. 녀석은 날렵했다. 부지런히 마른풀사이 땅바닥을 부리로 쪼았다. 아주 조그만 녀석이 겁도 없었다. 내가 발걸음을 내디딜 때마다 서너 걸음 앞에서 부지런을 떨었다. 녀석의 몸피는 탁구공만 했다. 테이블에서 흰 공이 통통 틔어 오르는 것 같았다. 녀석은 길쭉한 공터 잡풀의 씨앗을 먹으며 줄곧 나를 앞질렀다. 집으로 오자마자 책장 한 구석의 『우리가 정말 알아야 할 새 백 가지』를 펼쳤다.

참새목 박새과 박새속으로 우리나라 전역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텃새였다. 머리, 목둘레, 가슴, 배가 까맣고 등은 청회색이고 목덜미와 얼굴 뺨이 하얗다. 뺨 부분이 희다고 하여 예부터 백협조白頰鳥라고 불렸다. 박새는 둥지를 주로 나무 구멍에 틀며, 돌담의 틈이나 인가에도 짖는다. 알은 4 - 7월까지 한 해에 두 번 번식하고 한 배의 산란수는 4 - 13(주로 7 - 10)개이다. 알을 낳은 지 12, 13일이면 깨어나 16 - 20일쯤 둥지를 떠난다. 나무 위에서 주로 생활하며 땅바닥에서 걷거나 깡충깡충 뛰며 먹이도 찾고 물을 마신다. 해충을 잡아먹는 유익한 새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