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이름 : 수전 손택의 말
지은이 : 수전 손택․조너선 콧
옮긴이 : 김선형
펴낸곳 : 마음산책
에세이스트, 평론가, 소설가, 극작가, 영화감독, 연극연출가, 문화비평가, 사회운동가. ‘20세기 미국의 지성’ 수전 손택(Susan Sontag, 1933 - 2004)은 끊임없이 변신했다. 나의 독서여정에서 그녀를 뒤늦게 만났다. 전쟁과 재앙을 재현한 이미지의 역사를 살핀 『타인의 고통』(이후, 2004)이 첫 만남이었다. 『수전 손택의 말』은 그녀의 인생이 절정에 다다랐던 마흔다섯 살의 인터뷰 전문을 실었다.
인터뷰어 조너선 콧은 저술가로 『롤링스톤』의 창립 에디터였다. 수전 손택의 컬럼비아대학교 강의 시절, 학부 수업을 들은 학생이었다. 인터뷰는 1978년 6월 중순 파리, 다섯 달 뒤인 11월 뉴욕에서 모두 열두 시간에 걸쳐 이루어졌다. 1979년 10월 4일자 『롤링스톤』에 3분의 1만 게재되었다. 인터뷰가 있은 지 35년 만에 인터뷰 전문이 책에 온전하게 담겼다. 인터뷰 당시 수전 손택은 1974년 유방암 선고를 받고 수술과 투병으로 2년 여를 보낸 뒤 , 『사진에 관하여』(1977)로 스포트라이트의 중심에 서있을 때였다.
‘좋은 사회의 최우선 요건 중 하나는 사람들에게 주변성을 허락하는 거예요. 자칭 공산주의 국가가 그렇게 끔찍한 것은 그들의 관점이 주변적인 사람들을 포용할 여유가 없다는 겁니다.’(60쪽)
‘독서는 전혀 체계적이지 못해요. 굉장히 빨리 읽고 그냥 전부 흡수한 후에 어디선가 숙성되기를 기다리죠.’(66쪽)
‘밀로의 비너스에 팔이 있었다면 그렇게 유명해지지 않았을 거라고 봐요. 그 유명세는 사람들이 폐허의 아름다움을 보던 18세기에 시작되었거든요.’(96쪽)
‘여성해방은 단순히 동등한 권리를 갖는데 그치지 않고 동등한 권력을 갖는 문제인데, 이미 존재하는 구조에 참여하지 않는다면 어떻게 그걸 쟁취할 수가 있겠어요’(117쪽)
‘좋지 않은 바로크 음악은 없는데, 당시 음악의 형식과 언어가 워낙 높은 수준에 올라 있었기 때문이지요. 우리는 이제 그런 시대에 사는 게 아니고요.’(169쪽)
‘작가의 소명은 온갖 종류의 허위에 맞서 공격적이고 적대적인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에요.’(196쪽)
인터뷰는 문학, 영화, 음악, 사회, 성, 사랑, 여행 등 여러 주제를 자유롭게 옮겨가며 삶에 대해 이야기했다. 수전 손택은 자신이 펴낸 책들의 표지와 관련된 에피소드와 좋아하는 작가, 뮤지션 그리고 글쓰기에 대한 지론은 펼쳤다. 옮긴이 김선형은 「생의 한가운데 돌아와 선, 그녀가 우리에게 ‘말’한다」에서 “모든 이항 대립과 클리셰의 허위와 착시를 뒤흔들고, 진실을 복잡하고 심오하게 만드는 비판적 사유의 가치를 열렬히 옹호한다.”(204쪽)고 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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