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되새김질하다

신악서총람

대빈창 2024. 5. 31. 07:00

 

책이름 : 신악서총람

지은이 : 장정일

펴낸곳 : 마티

 

Daum사전을 연다. 총람總覽은 어떤 사물이나 기구機構, 기관機關 따위에 관한 전반적인 내용을 하나로 종합한 서적을 가리켰다. ‘악서총람’은 음악에 관한 전반적인 내용을 하나로 종합한 서적이 된다. 나는 『장정일의 악서총람』(책세상, 2015)은 온라인 서적을 통해 구입했고, 『신악서총람新樂書總覽』은 군립도서관 희망도서로 신청하고 대여했다.

책은 2015년 이후 시인이 읽은 음악책의 기록이다. 시인은 음악장르, 글의 종류, 출판사나 필자를 가리지 않고 ‘악서’를 집요하게 읽었다. 2015년부터 2022년까지 일간지, 주간지, 음악전문 매거진 등 다양한 지면에 기고해 온 음악관련 서평들을 모아 정리했다. 2016년-11편, 2017년-12편, 2018년-12편, 2019년-13편, 2020년-12편, 2021년-13편, 2022년-4편. 77편의 서평에 등장하는 책은 114권이었다.

장정일(蔣正一, 1962- )은 시. 희곡, 소설, 칼럼, 에세이, 서평 등 다방면에 글쓰기를 하는 작가였지만 나에게 시인이었다. 시인의 책으로 우선 떠오르는 것이 10여권에 이르는 『장정일의 독서일기』였다. 그의 독서일기는 1993년부터 이어졌고, 음악책만을 따로 추려내 ‘악서총람’ 두 권을 엮었다. 시인은 재즈․클래식 애호가, 음반 수집가였다. 책은 바흐, 베토벤에서 핑크 플로이드, 데이비드 보위까지. 황금심, 조용필에서 서태지와 아이들, BTS가 등장했다.

‘유소년 또는 청소년 시절의 음악적 기호가 평생 유지된다는 흔한 속설’(301쪽)처럼 80년대 나의 고막을 두드렸던 헤비메탈과 프로그레시브 록에 눈길이 한참 머물렀다. 나의 인생에서 가장 먼저 정기구독했던 잡지가 20대 시절 초반의 『월간 팝송』이었다. 1966년 9월 영국으로 건너간 지미 헨드릭스(1942-1970)는 노엘 레딩(베이스)과 미치 미첼(드럼)를 규합하여, 지미 헨드릭스 익스피리언스(The Jimi Hendrix Experience)를 결성했다. 이듬해 5월 영국에서 발매한 데뷔앨범 《경험하셨나요? Are You Experienced?》는 록 역사상 가장 충격적인 데뷔앨범이자 걸작으로 꼽혔다.

록의 발전 과정은 백인 뮤지션이 록을 독점해가는 과정이었다. ‘공룡밴드’ 딥 퍼플, 레드 제플린, 롤링 스톤스와 ‘세계 3대 기타리스트’ 지미페이지, 에릭 클랩턴, 제프 벡은 모두 백인이었다. 록 팬의 머릿속 흑인 로커는 지미 헨드릭스가 유일했다. 나의 록 지식은 3대 기타리스트는 모두 〈야드버즈〉의 기타리스트였고, 5대 기타리스트는 딥 퍼플의 리치 블랙모어와 지미 헨드릭스가 한자리를 차지했다. 세계 최초 일렉트릭기타 영웅 찰리 크리스천과 브라이언 존슨, 제프 벡, 에릭 클랩턴, 피터 타운젠드, 지미 페이지, 지미 헨드릭스, 밴 헤일런이 없었다면 일렉트릭기타의 운명은?

한국에서 프로그레시브 록은 1980년대 말부터 1990년대 초까지 전성기였다. 80년대 초반 〈성시완의 음악이 흐르는 밤에〉가 처음 프로그레시브 록의 씨앗을 뿌렸다. 〈전영혁의 FM 25시〉가 2세대 프로그레시브 음악 팬을 길렀다. 프로그레시브 록 슈퍼밴드는 예스, 제네시스, 킹 크림슨, 핑크 플로이드, 탠저린 드림, 제스로 톨을 꼽을 수 있다. 밴드 이름 ‘핑크 플로이드’는 예명으로 노래하던 노스캐롤라이나 출신 블루스맨 핑크 앤더슨(Pink Anderson)과 플로이드 카운실(Floyd Council)의 이름을 한데 합친 것이다.

핑크 플로이드가 1973년에 발표한 대표작 〈다크 사이드 오브 더 문Dark Side of the Moon〉은 영국이 최악의 실업률과 IRA(아일랜드공화국군)의 영국 공격으로 어지러운 국내 상황을 배경으로 탄생했다. 음반은 광기, 과로사, 계급차별을 테마로 삼았다. 역사상 세 번째로 많이 팔린 음반은 현재까지 4,500만장이 나갔다. 1979년에 발표된 열두 번째 앨범 〈더 월The Well〉은 두 장짜리 록 오페라 앨범으로 현재까지 3,000만장 이상이 팔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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