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산

 

책이름 : 금강산

글쓴이 : 유홍준․이태호․김혈조․김효형

펴낸곳 : 학고재

 

내 방 책장 한 칸은 《한국문화유산답사회》가 엮은 『답사여행의 길잡이』 시리즈가 순서대로 어깨를 겯고 있다. 출판사 〈돌베개〉에서 나온 시리즈는 1권 『전북』(1994)부터 15권 『서울』(2004)까지 남한 땅 방방곡곡의 문화 유산를 소개하는데 강산이 변한다는 10년의 세월이 흘렀다. 『금강산』(1998)은 『답사여행의 길잡이』 외전이었다. 1997년과 98년 두 차례에 걸쳐 북한을 다녀 온 『나의 문화유산답사기』의 유홍준 미술사학자가 엮었다. 그는 《한국문화유산답사회》의 회장이었고, 김효형은 총무였다.

차례는 6장으로 구성되었다. 1장 금강산의 역사와 문화공간은 금강산의 자연과 지질, 역사와 문화를 정리한 총론이었다. 금강산 구역은 동서로 40㎞, 남북으로 60㎞, 면적은 530㎢에 달했다. 금강산의 주봉 비로봉은 해발 1638m이고, 1500m이상 봉우리가 10여개, 1000m급 이상 봉우리만도 100여개이다. 봄철은 금강산, 여름철은 봉래산, 가을철은 풍악산, 겨울철은 개골산으로 불렀다.

2장 금강산의 4대 탐승 명소는 22개 명승구역으로 나누어진 금강산에서 실질적으로 탐승할 수 있는 4개 코스를 소개했다. 외금강(만물상․구룡연 구역)은 금강산에서 가장 높은 비로봉毘盧峰을 중심으로 남북으로 길게 뻗은 주능선의 동쪽지역으로 동해안 해금강과 잇닿았다. 내금강(만폭동 구역)은 남북으로 뻗은 금강산 주능선의 서남쪽 지역을 일컫는다. 여러 갈래 계곡의 물줄기가 빚어놓은 수려하고 우아한 계곡미가 돋보인다. 해금강은 외금강의 동쪽 해안 일대에 펼쳐진 명승 삼일포, 영랑호, 감호, 화진포까지 그리고 북으로 금란굴과 총석정까지 남북으로 약 30㎞ 구간을 말한다.

3장 금강산의 전설과 일화는 〈나무꾼과 선녀〉, 〈울소의 내력〉, 〈금강산에 온 김삿갓〉 4편을 소개했다. 4장, 금강산의 지지地誌는 조선 중종(1530)때 총 55권 25책으로 편찬된 『신증동국여지승람新增東國輿地勝覽』(각 고을의 연혁부터 산천, 성곽, 고적, 사찰, 인물, 풍속, 특산물, 명승, 명시名詩 등을 소개)에서 회양도호부, 고성군, 통천군을 발췌. 이중환의 『택리지』에서 금강산 부분을 발췌했다.

4장 금강산 기행문선은 정철(鄭澈, 1536-1593)의 「관동별곡關東別曲」, 김창협(金昌協, 1651-1708)의 「동유기東游記」, 이만부(李萬敷, 1664-1732)의 「금강산기金剛山記」, 이상수(李象秀, 1820-82)의 「동행산수기東行山水記」, 이사벨라 버드 비숍(1831-1904)의 「금강산으로의 여정」, 정비석(鄭飛石, 1911-91)의 「산정무한山情無限」을 실었다.

5장 금강산, 문학과 회화의 세계는 두 편의 논문을 실었다. 한문학자 김혈조의 「금강산을 노래한 시와 산문」은 기행시집, 기행산문, 와유록(臥游錄, 방안에 누워서 산천을 유람한다는, 곧 직접 여행을 할 수 없는 사람이 그 책을 통해 간접체험을 가능케하는 기록물) 등에서 압도적으로 많은 분량을 차지하는 것이 금강산에 대한 기록물이었다. 미술사학자 이태호의 「한국 산수화의 모태, 금강산과 금강산 그림」은 겸재 정선의 금강산 그림은 진경산수화의 요체이자 한국 산수화의 고전으로 한국회화사를 대표하는 업적으로 손꼽혔다. 단원 김홍도의 실경산수화 금강산 그림은 겸재의 울림이 큰 야성미野性美를 순화시켜 현장감 넘치는 사실성으로 세련화시켰다.

마지막은 ‘금강산 조감도’로 화가 이상권이 5쪽 분량의 크기에 내금강-외금강-해금강을 모두 넣었다. 금강산의 사진 백여장이 실려 독자들에게 읽는 즐거움에, 보는 즐거움을 더해주었다. 책은 금강산의 과거와 현재를 담은 안내서로 미술사학자는 서문 「뜻깊은 금강산 탐승을 위하여」에서 ‘금강산 여행의 실용서로 탐승객들의 공부하는 책’이 되기를 바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