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되새김질하다

동물농장

대빈창 2024. 8. 19. 07:00

 

책이름 : 동물농장

지은이 : 조지 오웰

옮긴이 : 도정일

펴낸곳 : 민음사

 

존즈의 메이너 농장의 늙은 수퇘지 메이저(자손 4백 마리 이상을 본)는 농장의 모든 동물들에게 존경을 받았다. 메이저는 총회에서 전날 밤 꾼 꿈을 풀어놓았고, 동물들의 혁명을 부추켰다. 연설은 동물들의 비참한 삶의 원인은 전적으로 인간의 횡포 때문이었다. 널따란 헛간에 모인 동물들은 개, 고양이, 돼지, 암탉, 비둘기, 양, 양소, 말, 염소, 당나귀, 오리였다. 메이저는 옛날 동물들이 불렀던 혁명가요 〈잉글랜드의 동물들〉의 온전한 가사를 꿈속에서 기억해냈다.

메이저가 숨을 거두었고, 농장에서 가장 똑똑한 젊은 수퇘지 스노볼과 나폴레옹, 언변이 가장 뛰어난 통통하고 몸집이 작은 돼지 스퀼러가 동물들의 반란지도자가 되었다. 메이저의 가르침을 〈동물주의〉라는 사상체계로 발전시켰다. 유월 토요일 반란은 행운이 따랐고, 농장주인 존즈와 일꾼들은 줄행랑을 놓았다. 존즈 부인도 소지품을 챙겨 농장을 빠져나갔다. 스노볼은 헛간벽에 30야드 밖에서도 읽을 수 있게 〈일곱 계명〉을 적었다.〈메이너 농장 〉을 〈동물농장〉으로 개명했다. 동물들은 아무도 도둑질하지 않았고 자기 앞으로 돌아오는 몫에 불평하지 않았다.

농장의 사과와 우유가 돼지들의 몫으로 돌아갔다. 언변가 돼지 스퀼러는 농장의 경영과 조직을 이끄는 돼지들의 정신노동에 절대적으로 필요한 음식이라고 합리화시켰다. 나폴레옹은 몰래 키운 개들을 앞세워 무력 쿠데타로 스노볼을 축출시켰다. 동물농장은 나폴레옹을 우두머리로 한 돼지들의 전제주의로 되돌아갔다. 모든 동물들이 괴롭고 힘든 풍차 건설에 동원되었다. 스노볼의 첩자(?) 동물들은 자백했고 처형당했다. 나폴레옹의 발 앞에 동물들의 시체가 쌓이면서 피냄새가 진동했다.

〈잉글랜드의 동물들〉은 금지곡이 되었고, 어용노래가 새로 불려졌다. 나폴레옹의 공식 칭호는 ‘우리의 지도자 나폴레옹 동무’로 바뀌었다. 동물들의 피땀어린 노력 끝에 완공된 풍차의 이름은 〈나폴레옹 풍차〉가 되었다. 두 번의 인간들의 농장 침탈을 많은 동물들의 주검 끝에 간신히 물리쳤다. 풍차건설에 가장 많은 노력동원을 기울였던 힘이 장사였던 말 복서가 부상을 당하자 폐마 도축업자에게 팔려갔다. 돼지들은 복서를 판 돈으로 위스키 파티를 벌였다. 동물농장은 ‘공화국’으로 선포되고, 대통령 선거에 단독으로 나폴레옹이 입후보했다.

여러 해가 흘러갔다. 동물들의 삶은 존즈 시절보다 고단했고 힘들어졌다. 춥고 배고프고 잠자는 시간을 제외하고는 하루종일 중노동에 시달렸다. 돼지 몇몇을 빼고는 반란 이전의 옛날을 기억하는 동물이 없게 되었다. 일곱 계명은 온데간데 없어졌고, 단 하나의 계명만 적혀 있었다. ‘모든 동물은 평등하다. 그러나 어떤 동물은 다른 동물들보다 더 평등하다’ 돼지들이 두 발로 서서 걷기 시작했다. 돼지들이 하나같이 윗발굽에 회초리를 들고 있는 것이 이상해 보이지 않았다.

조지 오웰의 『동물농장』은 농장의 동물들이 반란에 성공해 인간들의 착취가 없는 유토피아를 건설했다. 그러나 나폴레옹을 위시한 돼지들이 권력을 잡으면서 혁명은 변질되기 시작했다. 소설은 권력자들이 어떻게 민중을 핍박하는지를 그려낸 정치풍자 우화였다. 조지 오웰은 권력을 교체하는 것만으로 사회의 본질적 변화를 가져올 수 없다고 말했다. 민중이 깨어있어야만 권력을 감시, 비판, 질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동물들의 무지와 무기력은 권력의 타락을 방조했다,

『동물농장』은 소비에트 스탈린 시대의 정치상황을 그려냈다. 농장주인 존즈는 러시아 황제 니콜라스 2세, 혁명적 연설을 한 존경받는 돼지 메이저는 칼 마르크스, 독재자 나폴레옹은 스탙린, 쿠데타로 쫓겨난 스노볼은 트로츠키, 사실을 조작하고 은폐하는 스퀼러는 공산당 기관지 프라우다, 돼지들은 볼셰비키, 동물 반란은 러시아 혁명, 두 번의 인간 침략은 연합군과 독일군 침공, 개들은 KGB, 동물학살은 스탈린의 대숙청을 상징했다. 내가 잡은 『동물농장』은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5〉로 초판이 1998. 8.에 나왔다. 1945. 8. 영국에서 첫 출간된 이래, 50년 세월이 지나는 동안 『동물농장』의 세계적 판매량은 1천만부를 훨씬 넘어섰다.

에세이 두 편이 실렸다. 「자유와 행복」은 1937년 파리에서 죽은 러시아 혁명을 전후하여 많은 책을 쓴 러시아 소설가․비평가 에프게니 자마아친의 판타지 소설 『우리들』을 소개했다. 소설은 인간 희생, 잔혹성 자체를 목적으로 한 신의 속성을 갖는 ‘지도자’ 숭배 등 전체주의의 비이성적 측면을 포착. 「나는 왜 쓰는가」는 1936년 이후 조지 오웰의 작품들은 전체주의에 반대하고, 민주적 사회주의를 위해 썼다. 자신의 정치적 편견을 더 많이 의식하는 사람일수록 자기가 가진 미학적․지적 성실성을 희생하지 않으면서 정치적으로 행동할 기회도 더 많이 갖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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