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이름 : 강신주의 장자수업 1
지은이 : 강신주
펴낸곳 : EBS BOOKS
대중철학자 강신주(姜信珠, 1967- )의 『강신주의 장자 수업』은 ‘EBS 철학 대기획’으로 동시에 출간 방송되었다. 총 48강의로 구성된 시리즈는 48가지의 이야기를 뽑아 장자를 우리 삶의 현장으로 불러들였다. 2,500년전 전국시대와 21세기 한국 사회를 넘나들며 가성비와 효용에 갇힌 우리들이 처한 심각성을 일깨웠다. 예정대로 2023년 10월 23일 EBS 방송 프로그램이 시작되었는지 나는 모르겠다. TV와 담을 쌓고 살기 때문이다. 1권은 프롤로그와 24강의를 담았다.
프롤로그 ‘바람이 붑니다, 이제 대붕의 등에 탈 시간입니다’. 2,500년전 중국 전국시대(戰國時代, BC 403 - BC 221) 장자(莊子, BC 365? - BC 270?)의 『장자莊子』는 국가나 사회에 쓸모가 있어야 행복해지리라는 우리의 통념을 무너뜨리는 책, 사랑과 인정을 받아야 가치 있는 삶이라는 우리의 맹신을 뒤흔드는 책.
1. 황천黃泉「외물外物」편. 생존과 경쟁의 논리는 약육강식이 지배하는 동물세계의 논리이자 승자독식을 인정하는 냉혹한 논리. 혜시(惠施, BC 370? - BC 309?)는 논리학으로 무장한 형이상학적 사유와 함께 탁월한 현실적 정치 감각으로 유명했던 동시대 최고 지성. 무용함이야말로 억압받는 인간을 위한 것임을 입증한 사표 장자莊子.
2. 바닷새「지락至樂」편. 공자(孔子, BC 551 - BC 479)의 윤리를 향한 정면 비판. 타자를 사랑한다면 타자가 원하는 것을 해주어야 한다. 3. 빈 배「산목山木」편. 자신을 비운다는 것은 내 것이라는 소유욕뿐만 아니라, 주어진 순간을 부정하는 목적의식을 비운다는 것을 의미.
4. 대붕大鵬 「소요유逍遙遊」편. 우리는 결단해야 한다. 협소한 세계를 돌파할 것인가, 아니면 나를 작게 만들어 협소한 세계에 적응할 것인가, 전자가 곤이나 붕이 꿈꾸던 자유였다면, 후자는 메추라기가 선택한 자유.
5. 윤편輪扁 「천도天道」편. 이야기의 주인공 상당수가 책상이 아니라 치열한 삶의 현장에 던져진 평범하고 보잘 것 없는 사람들, 즉 육체노동에 종사하는 비천한 신분의 사람들. 장자는 제자백가 중에서 유일하게 소인小人으로부터 배우고 소인들 삶을 긍정했던 사상가. 대인들이 사라진 사회, 억압이 사라진 사회를 꿈꾸었다.
6. 거목巨木 「인간세人間世」편. 상商나라(BC 1600 - BC 1046)의 유적지에 들른 남백자기가 본 거대한 나무. 거목이 살아있었던 비결은 부재지목不材之木, 즉 재목으로 쓸 수 없는 나무. 7. 미인 「산목山木」편. 스스로를 아름답다고 생각하는 마음 자미지심自美之心, 스스로를 능력 있다고 생각하는 마음 자현지심自賢之心을 문제 삼은 이야기.
8. 손 약 「소요유逍遙遊」편. 쓸모의 논리가 지배하는 세계의 가장자리, 나아가 쓸모의 논리가 무력해지는 그 바깥은 억압과 지배로부터 가장 자유로울수 있는 공간. 9. 포정庖丁 「양생주養生主」편. 육체노동자는 스스로 자기 삶을 살아낼 수 있지만 정신노동자는 육체노동자에 기생. 이론적 지식은 실천적 지식과는 거리가 있을 뿐만 아니라 심지어 실천 지식을 방해.
10 바람 「제물론齊物論」편. 『장자莊子』는 전국시대부터 진․한에 이르기까지 대략 300여년이라는 시간을 거쳐 장자와 제자들, 나아가 추종자들의 사유가 합류해 만들어 낸 책. 11. 네 선생 「소요유逍遙遊」편. 쓸모와 허영에 사로잡힌 인간에게 하염없는 서글픔을 가졌던 장자. 상명하복의 국가질서와 자유로운 개인들의 공동체와의 마주침을 상징.
12. 동시同是 「제물론齊物論」편. 모두가 옳다고 동의하는 본질이나 불변하는 개별자를 상정하지 않으면, 우리는 외물에 대해 인식하고 판다하고 말할 수 있다. 13. 위악爲惡 「양생주養生主」편. 체제가 원하는 삶이 아니라 자기 삶을 사는 것, 타자의 욕망이 아니라 자신의 욕망을 긍정하는 것, 동료들과 비교하지 않고 자신만의 시선으로 무언가를 좋아하는 것.
14. 마음 「제물론齊物論」편. 타자와 소통하거나 그로부터 조금이라도 배우려면 자신이 우월하다는 자만을 버려야 한다. 15. 사생死生 「제물론齊物論」편. 노동력을 판매하지 않으면 살 수 없는 노동자와 노동력을 구매하지 않아도 사는데 지장이 없는 자본가 사이의 교환. 자유, 평등, 소유의 이념은 허구적.
16. 그림자 「제물론齊物論」편. 장자는 인과 관계의 보편적 한계를 폭로하는데 만족하지 않고 가급적 삶과 세계의 흐름에 부합하는 새로운 인과율causality을 제안. 17. 지리소支離疏 「인간세人間世」편. 지리소는 혐오감을 줄 정도로 심각한 불구자. 쓸모가 있으려는 의지와 경쟁은 완전히 가축화된 인간의 서글픈 생존 본능.
18. 진재眞宰 「제물론齊物論」편. 유사 이래 국가가 항상 종교를 비호하거나 묵인해온 이유. 수탈과 억압을 숙명으로 받아들이는 순간, 인간은 그것을 바로잡거나 개조할 생각을 하지 않는다. 19. 성심成心 「제물론齊物論」편. 성심은 내 집, 내 땅, 나아가 내 것이라는 강력한 소유욕의 정착민적 마음, 반면 마음에 들지 않으면 지금 머물고 있는 곳을 미련 없이 떠날 수 있는 유목민.
20. 취객 「달생達生」편. 소인小人의 노동이 없다면 대인大人이라는 통치자나 지배계급은 존재할 수 없으나, 대인이 없다면 소인의 삶은 상대적으로 부유하고 건강하리라는 것은 확실. 자신의 몸이 있는 곳을 다른 곳과 비교해서는 안 된다는 것, 마음은 몸이 있는 곳을 비교불가능한 것으로 긍정.
21. 하나 「제물론齊物論」편. 장자가 우리에게 해방감, 상쾌함을 주는 이유는 그가 우리의 생각과 삶을 무겁게 만드는 ‘모든주의’나 ‘본질주의’에 대해 코웃음을 치기 때문. 22. 심재心宰 「인간세人間世」편. 공자와 수제자 안회顔回의 대화로 구성. 마음으로 듣지 않고 기氣로 들을 수 있는 상태, 즉 마음을 비운 상태.
23. 논변論辯 「제물론齊物論」편. 형이상학적 논쟁은 감정싸움, 위신 싸움, 나아가 지적 헤게모니 싸움으로 비화. 24. 열자列子 「응재왕 應宰王」편. 타자와 소통하기 위해 자의식, 즉 아我를 버리고 진정으로 마음을 비우기 위해 3년 동안 공부를 한 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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