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되새김질하다

강신주의 장자 수업 2

대빈창 2024. 10. 17. 07:00

 

책이름 : 강신주의 장자수업 2

지은이 : 강신주

펴낸곳 : EBS BOOKS

 

25. 총명聰明 「변무駢拇」편. 진정으로 총명한 사람이나 진짜로 똑똑한 사람은 앵무새 같은 사람이 아니라 자기 생각과 자기 말을 할 수 있는 사람. 장자는 사람들이 국가나 자본의 눈 대신 스승의 눈으로 보게 되는 것마저 경계. 26. 여희麗姬 「제물론齊物論」편. 국가의 본질은 삶과 죽음을 분류하고 이어서 삶에 우월한 가치를 부여, 사람들이 죽음을 두려워해야 국가는 생사여탈의 칼을 휘둘러 복종을 강요.

27. 조릉 「산목山木」편. 망忘은 이익을 얻으려는 마음으로 자신이 처한 상황을 의식하지 못하는 부정적이고 절망적인 상태. 이익이 되는 대상에 정신이 팔리는 순간, 우리는 자신을 포함한 모든 것에 주의를 기울이지 못하게 된다. 28. 새끼 돼지 「덕충부德充符」편. 피지배자는 지배자에게 소유되기를 욕망, 자발적 복종. 우리 인간이 억압사회가 각인시킨 시각 지배적인 사유, 억압사회를 유지하는 시각 지배적인 삶을 극복하는 것은 여간 힘든 일이 아니다.

29. 현해縣解 「대종사大宗師」편. 縣解는 ‘매달린 데서 풀려난다’는 의미. 죽음이 나 자신이나 삶의 부재가 아니라 새로운 있음으로 이행하는 사건, 즉 생성의 한 가지 임을 분명히 한 장자. 30. 공수工倕 「달생達生」편. 는 양각기와 곱자로 궁궐이나 성곽을 만드는 기술자. 장자는 정신노동의 독립성과 우월성에 근거한 억압체제에 대한 비판과 공명.

31. 길 「제물론齊物論」편. 기표, 기의 그리고 사물이 제대로 연결되면, 우리의 생각이나 말은 옳고, 그렇지 않으면 우리의 생각이나 말은 그르다. 32. 당랑螳螂 「인간세人間世」편. 영토국가라는 역사적 수레를 막고자 버틴 사마귀. 제자백가 지식인들은 지배계급과 피지배계급 사이에 자리를 마련한 포악한 군주에 비유된 호랑이, 수탈과 착취를 당하는 피지배계급에 비유.

33. 위시爲是 「제물론齊物論」편. 내 앞에 주어진 타자들을 조금의 부족함도 없는 것으로, 매력적이고 사랑스러운 것으로 긍정하라는 것. 34. 시남市南 「산목山木」편. 지배계급이 없으니 그들이 강요한 의무나 예식이 무력화되는 곳, 대다수가 비굴하지 않고 인간의 품격을 유지하는 곳, 지배와 복종에서 자유롭기에 삶이 누구나 즐거운 곳, 피라미드나 고분을 만들어 지배자의 위엄을 과시하지 않는 곳, 새나 짐승 혹은 벌레에게 시신을 맡기는 곳.

35. 날개 「인간세人間世」편. 넓게는 타자와 소통하는, 좁게는 타자를 사랑하는 길을 보여주고 싶었던 장자. 비웠기에 무언가 들어올 수 있는 ‘비움의 힘’. 36. 뒤처진 양 「달생達生」편. 개인과 공동체, 더 정확하게 말해 자유의 사랑이 아니라면 우리는 삶을 제대로 살아낼 수 없다.

37. 도추道樞 「제물론齊物論」편. 樞는 ‘문의 지도리’, 즉 여닫이 문의 회전을 가능하게 하는 경첩. 문이 닫힐 때 안과 밖은 구분되는 것처럼 보이지만 문일 열릴 때 안과 밖의 구분은 해체. 38. 벌레 「경상초庚桑楚」편. 피지배계급은 지배계급의 찬란한 화려함을 선망, 지배계급의 사치가 기본적으로 피지배계급의 노동력을 착취했기에 가능하다는 사실을 망각.

39. 맹손재孟孫才 「대종사大宗師」편. 장자의 소요유 정신은 정착민적 사유와 감각을 넘어서려는 의지. 우리는 태어나서 끝내 죽는 존재, 살아서도 부단한 변화를 겪는 존재. 40. 재경梓慶 「달생達生」편. 정신노동자는 육체노동자를 착취하지 않고는 하루라도 자신의 삶을 제대로 영위할 수 없지만, 육체노동자는 정신노동자가 없어도 거뜬히 삶을 영위.

41. 꿩 「양생주養生主」편. 지배와 복종 관계마저 부정한 장자는 복종을 강요받고 착취당하던 당신 소인들에게 장자의 사유는 일종의 해방구. 42. 삼인행三人行 「천지天地」편. 지배와 복종에 익숙해져 허영의 세계에서 허우적거리는 사람들을 구원하기보다 그들을 이용해 지적 헤게모니와 아울러 우월한 지위를 확보하려는 지식인들의 권력의지.

43. 여우女偊 「대종사大宗師」편. 偊는 ‘홀로 걷는 여자’라는 뜻. 남백자규와 여우 사이의 대화로 이루어진 이야기. 천하질서, 가부장적 질서 바깥에 위치한 당당한 삶을 영위하는 여자. 44. 원숭이 「제물론齊物論」편. 조삼모사朝三暮四와 관련된 이야기. 저공狙公은 말재주로 타인의 이익을 취하려는 장사꾼이 아닌, 타자가 옳다고 생각하는 것을 타자에게 행하는 것이 사랑․소통.

45. 애태타哀駘它 「덕충부德充符」편. 哀駘它는 ‘슬픔을 자아낼 정도로 못생긴 그’라는 의미. 애태타는 자유와 기쁨의 공동체를 지향했던 사람. 46. 수영 「달생達生」편. 장자는 정착생활에 국가기구가 도입되었을 때 지배와 복종체제를 과감히 떠났던 유목민들의 전통과 함께 했던 철학자.

47. 임종 「열어구列禦寇」 편. 장자가 살았던 전국시대에 이르러 중국은 고분을 만드는 매장이 지배적인 형식, 지배와 복종이 영속화된 정착사회. 48. 나비 꿈 「제물론齊物論」편. 내가 누구인지, 아니 정확히 말해 내가 누구여야 하는지 결정하는 것은 타자라는 발상.

에필로그 ‘떠날 수 있는 자유와 힘을 위하여’는 버려졌다는 느낌에 위축되고 외로운 사람들, 그래서 마음을 걸어 잠그기 쉬운 사람들의 귀에 장자의 목소리가, 이 글이 들어갔으면.

『강신주의 장자 수업』 2권은 25강의에서 48강의 까지를 담았다. 철학자는 회사, 나라, 자본, 심지어 가족에게 쓸모가 없어 보인다는 강박으로 집 밖으로 나설 수밖에 없는 이들에게 쓸모없음의 가치를 역설했다. ‘거리의 철학자’는 국가나 사회에 쓸모가 있어야 한다는 통념을 깨부수고 그 ‘쓸모’가 과연 누구를 위한 ‘쓸모’인지를 되묻는 혁신적인 사상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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