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되새김질하다

마음 농사 짓기

대빈창 2024. 10. 21. 07:00

 

책이름 : 마음 농사 짓기

지은이 : 전희식

펴낸곳 : 모시는사람들

 

『마음 농사 짓기』는 나에게 글쓰는 농부 전희식(1958- )의 다섯 번째 책이었다. 농부는 산골 집과 마을, 대중교통과 자전거를 타고 오가는 읍내와 오일장 그리고 중국, 일본, 남미에 이르는 탐방과 연수까지. 논밭에서 작물을 기르고, 삶의 현장에서 더불어 일하는 이야기를 1부 20편, 2부 14편, 3부 22편에 담았다.

1부 농부, 마실을 나가다. ‘담마코리아’의 11박12일 위파사나 명상수련은 완전한 묵언생활. 30년 전 주안 인천시민회관의 5․3사태 회고(수배, 구속, 고문). 아르헨티나 코르도바주 산촌 생태공동체의 26일간 명상 수련. 용서는 용서받는 사람을 살릴 뿐 아니라 용서한 사람을 더 복되게 만들어준다. 선풍기․냉방기를 들이지 않고 부채로 버티다 계속되는 폭염으로 계곡으로 피난. 인공적인 난방시설(보일러․전기장판)이 없어 아궁이에 불을 때 방을 덥혀 난방비 제로. 근본처방은 에너지에 의존하는 삶을 자연의 삶으로 전환하는 것. 해발 600미터가 넘는 산속까지 밀려드는 쓰레기로 몸살. 오일장을 돌며 강아지 일곱 마리 공짜 분양. 자연의 겨울 채비는 실은 봄 채비. 차레는 채우고 비운다는 뜻. 구부정한 허리의 순애씨 도리깨 들깨타작 돕기. 인터넷 중고 사이트에서 만난 23살 초보사기꾼. 상대에 대한 믿음 여부는 사실 자신에 대한 믿음의 반사에 불과. 다큐영화 이강길 감독의 〈살기 위하여〉 상영관에서 만난 무례한 시각장애인.

2부 농부, 더불어 살다. 지리산 단풍구경가다 만난 도리깨 콩타작하는 할머니의 애달픈 사연, 치매 걸린 둘째 달을 친정으로 데려와 살다가 지난주 요양원에 보낸. 80대 이상 남성노인 자살율은 우리나라 평균 자살율의 6배, 노인인구 10만 명 중 170명꼴로 자살. 지난 한 해 노인 1인당 평균진료비 322만원. 눈길 빙판길을 걸어 수백 미터를 올라온 우체부. 어떤 혁명도 개인의 버릇과 삶을 바꾸는 데까지 나아가지 못하면 실패하는 법. 서두르지 않고 감사하며 가급적 생으로 먹는 것이 잘 먹는 법. 농촌지역 대중교통의 무대책. 지역의 사회적 경제에 참여하면서, 가족의 몸 노동에 크게 의지하는 농사를 짓고, 생태 질서와 종 다양성을 해치지 않는 농사가 소농. 소농의 반대 개념은 경영농. 마음을 어떻게 먹느냐에 따라 세상이 달라진다.

3부 농부, 세상 속으로 가다. 촛불집회가 평화시위가 되는 것은 경찰의 시위 방해가 없기 때문. 동학농민군․용산참사 희생자․쌍용자동차 목숨 끊은 해고자․세월호 유가족들은 역사적으로 동일인. 경찰의 직사 물대포를 맞고 317일간 혼수상태에 빠졌다가 끝내 숨을 거둔 고 백남기 농부. 우리나라 핵전의 반경 30킬로미터 안에 사는 사람은 400만 명이 넘는, 사태가 터지면 갈 곳도 없고 한꺼번에 빠져나오는 것은 불가능. 마음이 따듯하고 부드러우며 누구와도 다투지 않고 감동으로 상대를 설득하는 사람이 진보적인 사람. 모든 인류가 형제처럼 세상의 것들을 서로 나누어 가지는 세상을 꿈꾸었던 존 레논. 근본적인 해법은 물질문명에 대한 큰 자각을 이루어 공동체운동에 기반한 영성운동으로 가는 것. 덜 나쁜 권력은 있어도 좋은 권력은 없다. 농기계․사람․자전거가 다닐 수 있는 3차선이 농촌 길의 최선. 모든 성장촉진제는 사람의 노화를 촉진하고 아이들의 성조숙증을 유발. 현대농법은 농산물 공장을 전국의 논밭에 설치한 것. GMO 콩․옥수수 395만5888톤을 수입하고 어떤 제품에도 표기하지 않는 씨제이제일제당․대상․사조그룹. 경유차 200킬로미터 운행은 초미세먼지 46킬로그램을 배출, 정화하기 위해서 소나무 90만 그루가 필요. 태평양권에서 군사적 패권을 유지하려는 미국의 한반도 전략이 긴장 국면의 초장기화의 원인. 후진적인 살처분 중심의 조류독감 대응. OME(주문자 상표부착 방식)으로 만들어진 제품은 제조회사의 원래 이름이 붙으면 싸구려, 주문자인 원청 대기업의 이름표가 붙으면 고가제품. 개인이건 기업이건 최고소득 또는 최고영업 순이익을 제한하는 최고소득제한법.

글쓰는 농부는 말했다. “농사와 사람․동물 여타의 관계에서 기다림은 자연스럽게 완숙․숙성되는 기간입니다. 기다리기가 싫어서 생육과정을 단축시키고, 사랑하는 과정에서도 과속들을 합니다. 마음농사가 필요한데, 자기 자신의 마음을 다룰 때 기다림보다 더 우선적인 것은 없습니다. 기다림은 내가 어떤 사람을 만나기 전에 완전해지는 과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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