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이름 : 카탈로니아 찬가
지은이 : 조지 오웰
옮긴이 : 정영목
펴낸곳 : 민음사
1936. 1. 스페인 선거에서 공화파․공화좌파․사회당․공산당으로 이루어진 인민전선 정부 수립. 1936. 7. 스페인령 모로코에서 프란시스코 프랑코군의 파시스트 반란이 본토 각지의 병영에 파급. 노동계급의 강력한 저항은 마드리드․바르셀로나․발렌시아를 비롯한 전국의 3분의 2 지역에서 군부를 막아내며 스페인 내전으로 돌입. 파시스트 국가 독일․이탈리아가 즉각 반란군 지원. 스페인 내전은 파시즘 대 반파시즘의 싸움으로 세계의 많은 지식인들이 반파시즘 전선에 자원. 노동계급의 반란군 저지는 혁명을 급진전. 정부의 형식적 권력과 노동자계급의 실질적 권력의 이중권력의 상황. 1937. 5. 사태는 공산주의 세력이 무정부주의자를 탄압. 1939. 3. 프랑코 반란군은 마드리드․발렌시아를 함락시키고 내란 종결 선언. 3년에 걸친 내전에서 70만의 희생자 발생. 스페인은 1975년까지 프랑코 파시즘 독재에 신음.
나는 미국작가·저널리스트 애덤 호크실드(Adam Hochschild)의 『스페인 내전 우리가 그곳에 있었다』를 먼저 잡았다. 무정부주의자들과 함께 민병대원으로 참여한 영국작가 조지 오웰, 종군기자와 게릴라로 직접 전투에 나선 미국작가 어니스트 헤밍웨이, 비행대대를 조직해 공화파를 지원한 프랑스의 행동주의 작가 앙드레 말로, 특파원으로 내전을 취재한 프랑스의 작가 앙투안 생떽쥐베리, 무정부주의자 부대원으로 참가한 프랑스의 사상가·노동운동가 시몬 베유, 스페인 내전의 진실을 알린 전쟁 사진작가 미국의 로버트 카파, 후에 서독 수상이 된 스물 세 살의 정치적 망명자 빌리 브란트 등이 스페인 내전에 자원한 지식인들이었다.
『카탈로니아 찬가』는 조지 오웰이 프랑코의 파시즘에 맞서 평범한 민병대원으로 참전한 스페인 내전에 대한 생생한 현장소설이었다. 흔히 ‘세계 3대 르포르타주’로 존 리드의 『세계를 뒤흔든 열흘』(러시아 혁명), 에드가 스노우의 『중국의 붉은 별』(모택동의 대장정), 조지 오웰의 『카탈로니아 찬가』(스페인 내전)를 꼽았다. 조지 오웰은 천신만고 끝에 스페인 국경을 넘어 프랑스로 탈출했고 영국으로 돌아와 작품을 완성했다.
소설은 14장으로 구성되었다. 1장의 첫 장면은 의용군 입대 전날, 바르셀로나 레닌 병영에서 만난 호감 가는 첫 인상의 이탈리아인에 대한 묘사였다. 그는 남루한 군복과 사나우면서도 애처로워 보이는 얼굴이었다. 14장의 마지막 문장은, 오웰은 영국 남부의 평화로운 풍경을 보며 생각에 잠겼다. ‘나는 때때로 우리가 폭탄의 굉음 때문에 화들짝 놀라기 전에는 결코 그 잠에서 깨어나지 못할 것 같다는 두려움에 사로잡힌다.’(296쪽)
스페인 내전은 전쟁이면서 혁명이었다. 스페인 의용군이 지속되는 동안 일종의 계급 없는 사회의 축소판이었다. 아무도 자기 이익에 급급해하지 않는 공동체, 모든 것이 부족하지만 특권이나 아첨 따위는 찾아볼 수 없는 공동체 속에서 사회주의의 서막을 감지했다. 오웰은 스페인 내전에서 또 다른 전쟁, 아나키스트를 말살하는 공산주의자들의 술수를 5․11장에서 그렸다. 무정부주의자들은 스페인 내전에서 민중들의 지지를 받으며 상당한 세력을 구축했다. 다수파가 아나키스트를 지지한 스페인 노동자들은 파시스트에 대항하는 의용군을 자발적으로 꾸렸다.
1937. 5. 3. 사태는 무장한 치안대가 전화교환소 건물을 접수하며 시작되었다. 치안대와 통일사회당(공산주의자․사회주의자)이 전국노동자연맹에 대해 전면전을 개시하는 신호로 사람들은 받아들였고, ‘바르셀로나 시가전’으로 번졌다. 인민전선의 정당들에서 공산주의자들은 극좌가 아니라 극우의 편에 섰다. 스페인 내전에서 혁명을 막은 것은 공산주의자들이었다. 의용군 해체의 주목적은 무정부주의자들이 자신들의 군대를 소유하지 못하게 하는데 있었다. 노동자들은 권력을 점점 빼앗겼고, 온갖 부류의 혁명가들이 시간이 갈수록 더 많이 투옥되었다. 무정부주의자들은 좌익의 탄압에 내몰렸다.
오웰은 참호에서 적의 총탄에 목을 관통당했다. 숨을 거칠게 몰아 쉴 때마다 입에서 피거품이 쏟아졌다. 들것에 실려 야전병원으로, 시에타모 병원으로, 바르바스트로 병원에서 큰 병원 레리다로 옮겨졌다. 타라고나에 사나흘 있으면서 원기를 회복했고, 통일노동자당이 운영하는 마우린 요양소에 들었다. 총알이 약 1밀리미터 동맥에서 벗어난 천우신조였다. 목에 관통상을 입고도 살아난 가장 운이 좋은 사람이었다. 『1984년』, 『동물농장』에 이어 『카탈로니아 찬가』는 나에게 세 번째 책이었다. 조지 오웰은 말했다. “1936년 이후 내가 진지하게 쓴 작품들은 그 한 줄 한 줄이 모두 직접적으로나 간접적으로나 전체주의에 반대하고 내가 아는 민주적 사회주의를 위해 씌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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