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이름 : 시간의 기원
지은이 : 토마스 헤르토흐
옮긴이 : 박병철
펴낸곳 : RHK
천체물리학자 故 스티븐 호킹(Stephen William Hawking, 1942-2018)의 평생 화두는 “우주는 왜 생명체에 우호적인 곳이 되었는가?”였다. 우주론학자 토마스 헤르토흐(Thomas Hertog)는 호킹의 마지막 20년 제자이자 공동연구자였다. 『시간의 기원』의 부제는 ‘스티븐 호킹이 세상에 남긴 마지막 이론’이었다. 우리시대 최고 지성이 세상을 떠난 지 5년, 제자는 스승이 우주에 남긴 마지막 유산을 세상에 공개했다. 책은 서문과 본문 여덟 개의 장으로 구성되었고, 도판 11점이 눈길을 끌었다.
‖서문‖ 러시아계 미국인 우주론학자 안드레이 린데는 1980년대 인플레이션 이론inflation theory(급팽창 이론)의 창시자 중 한 사람. 우주는 무한히 많이 존재하지만, 개개 우주는 다른 우주의 지평선 너머에 존재하기 때문에 어떤 도구를 사용해도 관측되지 않는다. 스티븐 호킹의 ‘설계된 우주’는 극도로 격렬한 탄생과정(빅뱅-인플레이션)을 거쳤음에도, 모든 변수가 수십억년 후에 태어날 생명체 생존에 적합하도록 세팅되었기 때문.
1장 역설. 유럽우주국ESA는 2009년 5월 첨단 인공위성을 발사하여 최고의 정밀도로 밤하늘을 스캔, 전 하늘에 걸친 마이크로파 우주배경복사CMB의 온도 분포가 수백만 개의 점으로 표시된 CMB분포도 작성. CMB는 우주의 역사를 빅뱅 직후의 순간까지 되돌아볼 수 있게 해주는 ‘우주의 로제타석’. 오늘날 물리학자들의 ‘이론’이란 자연의 법칙을 수학적으로 서술한 논리체계를 의미. 다윈이 주장한 생물학적 진화는 자연적으로 일어나는 과정이며, ‘무작위 변이’와 ‘자연 선택’이 작동하면 굳이 설계자를 도입하지 않아도 생명체의 경이로움을 설명.
2장 어제 없는 오늘. 아인슈타인의 특수상대성이론은 시간(간격)과 공간은 절대적인 척도가 아니라, 관측자의 운동 상태에 따라 달라지는 양. 일반상대성이론은 중력을 기하학적으로 서술한 이론. 2019년 국제천문학 연구팀은 그린란드에서 남극까지 세계 각지에 설치된 전파 망원경을 연결하여 지구만한 크기의 ‘사건 지평선 망원경event Horizon Telescope’으로 지구와 약 5500광년 떨어진 처녀자리 은하단의 M87은하 중심부의 블랙홀을 촬영. 블랙홀의 크기는 우리 태양과 비슷하지만, 질량은 태양의 65억배. 1964년 미국의 물리학자 아노 펜지어스와 로버트 윌슨은 빅뱅의 잔해 ‘마이크로파 우주백경복사’를 발견.
3장 우주기원론. 독일의 물리학자 막스 플랑크는 복사열이 불연속의 에너지 덩어리 양자QUANTA의 형태로 방출된다는 ‘양자가설'을 최초로 제안. 덴마크 물리학자 닐스 보어는 ’양자화quantization'라는 개념을 도입하여 원자가 안정된 상태를 유지하는데 필요한 조건을 설명. 양자역학의 제1원리는 독일의 천재 물리학자 베르너 아이젠베르크가 주장한 ‘불확정성 원리’-우리는 입자의 위치와 속도를 “동시에 정확하게” 측정할 수 없다. 입자의 위치를 정확하게 측정할 수록 운동량(또는 속도)이 부정확해지고, 그 반대도 마찬가지다. 오스트리아 물리학자 베르빈 슈뢰딩거의 파동 방정식은 임의의 위치에 점입자가 존재할 가능성을 알려주는 일종의 ‘확률 파동’.
4장 재와 연기. 1989년 나사NASA가 발사한 COMB위성의 관측은 마이크로파 우주배경복사 온도는 하늘 전체에 걸쳐 2.725K로 균일. 두 번째 실험에서 특정방향으로 이동하면 2.7251K로 높아지고, 다른 방향으로 이동하면 2.7249로 낮아지는 경향을 보였다. 1980년대초 이론물리학자 앨런 구스 등이 제안한 인플레이션 이론은 태초의 우주가 몇 분의 1초 동안 10³⁰배로 커졌다는 결론 도출. 초기 우주는 빛보다 빠른 속도로 팽창. 우주배경복사의 온도에 나타난 작은 변화가 인플레이션 이론의 예측과 거의 정확하게 일치. 19세기 오스트리아 물리학자 루트비히 볼츠만의 개념 ‘엔트로피entropy-열역학 제2법칙’.
5장 다중우주에서 길을 잃다. 유럽원자핵공동연구소CERN이 운영하는 LHC(세계 최대 규모 고리 모양 입자가속기)는 빅뱅직후 짧은 시간 동안 유지되었던 우주의 환경과 비슷. 1964년 영국 이론물리학자 피터 힉스가 예견했던 ‘힉스 보손’을 LHC에서 발견. 1980년대 중반부터 만물의 최소 단위는 점입자point가 아니라 ‘진동하는 끈string'이라는 이론이 양자중력이론의 강력한 후보로 부상. 끈의 크기가 너무 작아서 LHC로도 존재를 확인할 수 없다는 것이 문제.
6장 질문이 없으면 과거도 없다. 휴 에버렛 3세의 범용 파동함수 개념은 고전물리학과 양자역학의 통합의 길을 처음으로 제시, 우주 전체를 양자적으로 생각하는 양자우주론의 초석. 양자우주론은 양자 관측의 수준에서 물리적 환경과 빅뱅의 기원을 탐구하는 학문.
7장 시간 없는 시간. 홀로그램 우주는 20세기 말 물리학이 이루어낸 가장 중요한 발견. 중력의 양자적 특성이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플랑크 규모를 탐사하려면 입자가속기가 거의 태양만큼 커야 가능. 1997년 아르헨티나 출신 물리학자 후안 말다세나는 새로운 이중성 발견. 홀로그램 이중성에 의하면 일반상대성이론과 양자이론은 하나의 물리력 현실을 각기 다른 관점에서 서술한 이론.
8장 우주의 안식처. 호킹의 최종 이론에서 ‘시간의 기원’은 존재하는 모든 것의 시작점이 아니라 우리가 알아낼 수 있는 과거의 한계점이다. 스티븐 호킹이 생의 마지막 순간에 도달한 우주의 기원은 “우주가 우리를 창조한 것처럼, 우리도 우주를 창조하고 있다”는 우주가 자신을 스스로 만들어 나가는 자기조직적 실체라는 새로운 관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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