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되새김질하다

해방일기 3

대빈창 2025. 1. 9. 07:30

 

책이름 : 해방일기 3

지은이 : 김기협

펴낸곳 : 너머북스

 

『해방일기』는 2011년 5월 1권이 나온 지 4년 만에 10권으로 완간되었다. 해방직전 8월 1일부터 남한단독 정부 수립 무렵인 48년 8월 14일까지의 기간 동안 80년 전의 오늘을 되살리는 작업이었다. 역사학자는 “20세기동안 앞장서서 깃발을 휘두른 사람들은 생각과 달리 외세에 편승해 적당한 역할만 했고, 중도파가 민족주의ㆍ민주주의ㆍ사회주의 배합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중요한 가치를 추구”했다고 말했다.

3권의 부제는 ‘소련군의 해방과 미국의 해방’으로, 시간대는 1946. 2. 1 ~ 4. 30. 이었다. 차례는 5장으로 구성되었고, 각 장의 말미에 실은 ‘안재홍 선생에게 묻는다’는 저자와 안재홍 선생과의 가상대담이었다. 서문 「미국과 소련이 원한 것」에서 말했다. “이북에서 조선인 지도자와 집단들이 지도체제를 형성해가는 과정이 이남에 비해 순조로웠던 가장 큰 이유는 점령군의 개입이 적었던 것이다. 이남에서 정치적 분열과 대립이 격심했던 것은 미군의 작용 때문이었다.”(5쪽)

1장 남조선대한국민대표민주의원 성립(1946. 2. 1 ~ 11). 1946. 1. 21. 임정이 추진해 온 비상정치회의 주비위가 이승만(李承晩, 1875-1965)의 독립촉성중앙위원회에 합류 비상국민회의로 방향을 틀어, 우익 중심으로 이승만과 김구(金九, 1876-1949)를 영수도 추대. 미군정은 들어선 지 한 달이 안 된 10월 5일 미곡의 자유시장화 선언, 미곡시장이 투기화되어 도시민들은 겨우내 식량부족으로 엄청난 고통. 식민지시대 말기 조선의 경찰력 2만명, 1946년 10월까지 남한 경찰력은 2만5천명으로 남한의 경찰은 갑절 늘어난 것.

2장 해방공간의 미ㆍ소 대결, 극심한 좌우 대립(1946. 2. 15 ~ 25). 이남 전체를 대표할 통일전선 구축의 좌절, 한민당은 이승만과 임정을 포섭 민주의원 발족, 좌익은 중도파를 포용하는 민주주의민족전선(민전)을 결성. 민족주의자 김두봉(金枓奉, 1889-1961)이 주석으로 이끈 독립동맹은 1942년 7월 중국 화북에서 결성되어 3년동안 중경 임정보다 실제 활동에서 활발. 이북에서 1946년 3월 시행된 토지개혁은 독립 건국을 위한 최대 인프라. 1945년 말 논의 70%, 밭의 56%가 소작지. 소련 주재 미국 대사관 공사고문 조시 케넌이 워싱턴 재무부로 보낸 ‘장문 전보’가 냉전 이론의 초석.

3장 민심을 읽지 못한 미군정 정책(1946. 3. 1 ~ 11). 화신백화점 사장 박흥식(朴興植, 1903-94)은 자본금 5천만원으로 비행기제작회사를 세운 친일 신화적 존재. 한국경제의 자생력은 분단 상황 미군정의 잘못된 정책으로 크게 손상, 군정기간에 ‘원조 경제’의 수렁에 빠진 한국은 수십년 간 미국의 예속상태. 이북의 토기개혁은 10만여 정보町步의 토지를 몰수 70여만 가구에 분배, 몰수대상 토지는 과거 일본인과 민족반역자 또는 친일파의 소유 토지ㆍ부재지주와 종교단체의 토지 그리고 자작지주의 토지에서 5정보가 넘는 초과분.

4장 미소공동위원회 개막(1946. 3. 15 ~ 31). 동양광업개발주식회사(OCMC) 대리인 돌베어에게 접근하여 ‘광산 고문’이란 명목으로 조선의 광산 이권을 약속해주고 100만 달러를 받은 이승만 스캔들. 미군정 하지 중장의 미소공위 사보타주 전술. 1945년 조선학술원 운동 참여자들이 1952년 설립된 대한민국 학술원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과학원의 주축. 군국주의 시대 일제에 대한 비판의식이 마비된 퇴폐적 오락에 익숙한 관리인들에게 극장을 내맡긴 미군정의 방침. 미군정은 이남 민의의 표출을 계속해서 교란.

5장 미소공동위원회의 구조적 문제(1946. 4. 4 ~ 30). 군국주의 일본도 도지사에게 맡겨두던 경찰업무를 전국적으로 일원화한 극단적 파시스트 정책의 미군정. 임정 국무위원으로 민전 부의장 김성숙(金星淑, 1898-1969)을 포고령 위반으로 구속ㆍ6개월 복역, 귀국 4개월 만에 미국정에 체포되어 체형을 받은 임정의 권위. 해방 전 조선의 통화량이 50억 수준으로 미군 진주까지 20여일 동안 30억원 이상의 지폐가 풀려 남조선의 경제적 혼란과 일제시대 특권층 보호. 이승만의 4. 15 - 5. 9.의 충청ㆍ경상ㆍ전라의 21개소 대중집회 ‘남선순행南鮮巡行’은 지방 우익 세력을 자신의 지도하에 결집. 1932년 4월 29일 상해 홍구공원 윤봉길(尹奉吉, 1908-21) 의거는 일본의 막강한 무력 앞에서 최대한 효과적인 투쟁 방법의 하나로 테러리즘 선택.

마지막 책장을 덮자 떠오른 가장 인상적인 인물은 진정한 경찰관 최능진(崔能鎭, 1899-1951) 이었다. 쟁쟁한 항일운동 가문 출신으로 미국 유학파였다. 경찰국 수사과장 최능진은 경찰의 문제점을 내부에서 지적했다. 1948년 5ㆍ10선거에서 이승만에 맞서 동대문 갑구에 출마했다가 투표 이틀 전에 후보 등록에서 취소당했다. 몇 달 후 쿠데타 협의로 5년형을 선고받았고, 전쟁 중 군법회의 판결로 총살당했다. 2009년 9월 진실ㆍ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는 국가의 사과의 법원의 재심 수용을 권고하는 결정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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