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이름 : 구수한 큰맛
지은이 : 고유섭
엮은이 : 진홍섭
펴낸곳 : 다할미디어
손에 펼친 『구수한 큰맛』은 2005. 8. 30. 초판1쇄였다. 2005년은 우현又玄 고유섭(高裕燮, 1905-1944) 선생의 탄생 100주년이 되는 해였다. 선생은 한국 최초의 미술사학자ㆍ미학자였다. 1933년 개성박물관장을 역임하면서 키운 개성지역의 제1대 제자 3인은 불교사학자 황수영(黃壽永1918-2011), 전 국립중앙박물관장 최순우(崔淳雨, 1916-1984), 미술사학자 진홍섭(秦弘燮, 1918-2010) 이었다.
우현又玄은 우리나라 전역을 답사하여 유물유적과 미술작품을 연구했다. 선생은 미술작품과 문헌기록에 대한 고증적 연구를 통해 한국미술 연구 방법론을 체계화했다. 근대적 학문체계를 이룩한 선구적 미술사학자였다. 『구수한 큰맛』은 미술사학계에 큰 족적을 남긴 제자 진홍섭이 스승의 한국미술 연구서를 한 권의 책으로 엮었다. 생전 난해한 한문투의 글로 발표된 선생의 글을 요즘 젊은이들이 이해하기 쉽게 한글로 풀어냈다. 4장에 나뉘어 24편의 글을 담았다.
Ⅰ 조선미술문화의 성격. 1910년 조선이 망한 시기까지를 고미술로 간주, 사회생활ㆍ사회감정ㆍ문화형태 등 여러 방면에서 노도광풍적怒濤狂風的 변화를 조성. 일종의 형이상적 성질이 민족의 신흥이라는 일종의 형이하적 기세와 적절히 부합되어 강조된 것이 곧 조선의 삼국기 미술의식의 중요한 계기. 남의 나라 소산물이지만 부분적 개편, 의미적ㆍ 기술적 변개를 가해 그 나라의 독특한 문화정신의 일면을 상징하게 되는 것은 창조성능에 배합. 신앙ㆍ생활ㆍ미술이 분리되어 있지 않은 조선의 미술은 민예民藝적. 신라문화는 계급사회의 구성에서 출발, 고려문화는 구성된 계급사회에서 전개. 조선미술 문화의 역사적 변천은 제1기는 원시고유 미술문화, 제2기는 한문화 섭취시대 미술문화, 제3기는 불교미술시대, 제4기는 유교문화시대.
Ⅱ 조선의 고적. 평양의 고구려 고분벽화는 종교적 요소와 속세간적 요소의 두 종류. 삼묘리 고분의 입체적 회화는 고구려 회화 중 최고봉. 천오백년부터 천삼백년까지 경영된 고구려 고분벽화는 인도의 석굴벽화와 함께 세계의 고고한 예. 장중하면서 아담한 부여 정림사지석탑. 목조탑파 형식을 그대로 전용한 익산 미륵사지탑. 경주 석굴암의 건축수법은 인도ㆍ중국에서도 볼 수 없는 신라의 독특한 형식. 무수한 정원 중에서 가장 규모가 크고 가장 완전히 유지된 비원. 신라의 금속공예는 화려한 수법과 찬란한 형태로 최고 최미의 작품. 세계 최고의 경주 성덕대왕신종. 돌을 전돌같이 모방한 경부 분황사탑. 고려부도에서 특수 형식의 양대 걸작 충주 정토사 흥법대사 실상사탑, 원주 법천사지 지광국사 현묘탑. 고려 대장경의 경판수는 8만1천2백4십매로 불전결집佛典結集에 있어 유일하게 기본이 된 조선의 지상보물. 반가상은 신라통일 전후시기의 첨단 예술형식. 기법의 세련보다 의장이 앞섰고, 다소 엄숙한 관조觀照를 떠나 기술의 여유가 있어 보이는 국보 제78호 금동미륵반가상. 장엄을 떠난 정신적 풍만에 치중한 조각 국보 제83호 금동미륵반가상. 형태 곡선이 단아하고 고요하고 솔직하고 유려한 형식적 과장과 드러내려는 노력이 없고, 순진한 지조와 귀족적 겸양의 고려도자.
Ⅲ 미술제작자. 신라 제27대 선덕여왕 3년에 준성된 사찰 분황사의 신라 35대 경덕왕 천보天寶 14년에 무게 30만6천7백만근의 약사동상을 주성한 본피부本佊部 장인 강고내말强古乃末. 교리에 밝고 예술에 깊고 행정에 눈빠른 종합적인 대건축가의 통제있는 복안하에 경영된 불국사ㆍ석굴사를 창건한 김대성金大成. 성덕대왕신종을 주성한 4인중 유일하게 명문이 남은 나마 奈麻 박한미朴韓味. 세종29년 4월 20일 밤에 안평대군이 박팽년과 도원에서 놀던 꿈의 경치를 그린 현동자玄洞子 안견安堅의 〈몽유도원도夢遊桃源圖〉는 안편대군의 시서와 대신ㆍ학자 21인의 제발이 붙어있는 긴 그림. 인물, 산수, 화조, 영모에 모두 능통했던 단원檀園 김홍도金弘道.
Ⅳ 순례기. 여주 신륵사神勒寺, 평창 상원사上院寺, 원주 법천사法泉寺ㆍ흥법사興法寺을 돌아본 사적순례기寺蹟巡禮記. 중국 만주 집안현의 국강상광개토경평안호태왕國岡上廣開土境平安好太王비, 장군총將軍塚, 사신총ㆍ용호상박총의 고분벽화를 답사한 고구려 고도 국내성 유관기遊觀記.
우현又玄 선생은 한국미의 특징을 ‘무기교의 기교’, ‘무계획성’으로 정의하고, 우리 전통미를 ‘구수한 큰맛’으로 표현했다. “조선미술에 있어 ‘구수한 큰맛’이란 확실히 특징적 일면이요, 번역할 수 없은 일면이다. 중국의 미술은 웅장한 건설미가 있으나 이 구수한 맛은 없는 것이며, 조선의 미술은 체량적으로 비록 작다 하더라도 구수하게 큰맛이 있는 것이다.”(5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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