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이름 : 나는 유령작가입니다
지은이 : 김연수
펴낸곳 : 창비
90년대 등단한 작가로 내가 한두권이나마 소설을 잡은 이는 김영하와 김경욱이었다. 요즘 들어 김연수의 작품을 연달아 잡았다. 장편소설 『꾿빠이, 이상』, 『7번국도 Revisited』에 이어 소설집 『나는 유령작가입니다』를 펼쳤다. 〈한겨레 21〉은 2010년 문학평론가·문학전문기자·서점 MD를 대상으로 2000년대 한국문학 설문조사를 했다. 2000년 1월부터 2010년 7월까지 발표된 문학작품 중 최고의 장편소설, 중·단편소설, 소설집, 시, 시집을 뽑아달라고 주문했다. 중·단편소설 분야는 김연수의 「다시 한 달을 가서 설산을 넘으면」(『나는 유령작가입니다』, 창비, 2005) 이었다.
2005년 〈창비〉에서 출간된 소설집은 2016년 〈문학동네〉에서 재출간되었다. 작가의 세 번째 소설집이었다. 내가 잡은 책은 초판본 3쇄였다. 중편 「다시 한 달을 가서 설산을 넘으면」과 8편의 단편이 실렸다. 문학평론가 김병익(金炳翼, 1938 - )은 해설 「말해질 수 없는 삶을 위하여―김연수의 『나는 유령작가입니다』)에서 “세계에 대한 불신과 인간 이해의 불가능성으로 세상에 대한 비관적 전망을 제시”(263쪽)했다고 말했다.
9편의 작품에서 표제를 딴 작품은 없었다. 아니 표제의 흔적조차 나는 찾지 못했다. 「쉽게 끝나지 않을 것 같은, 농담」은 전철에서 1년 만에 우연히 만난 전처와 헌법재판소 재동 백송을 중심으로 걸었던 골목길을 지도에 표시하며 복기하는 서른네살의 나. 「그건 새였을까, 네즈미」는 영국 런던에서 연하 일본인 유학생 네즈미와 동거하는 언니 세희, 교통사고로 남편을 잃은 동생 세영을 영국으로 불러들였고, 한국에 돌아온 세영은 자살. 네즈미는 세희의 집을 떠난다. 「뿌넝쉬(不能說)」은 중국 연변의 점쟁이가 중국인민지원군으로 참전한 한국전쟁 경험을 한국 소설가에게 들려주는 이야기.
「거짓된 마음의 역사」는 서간체로 미국인 탐정 벤저민 스티븐슨이 의뢰인 죠지 워싱턴 브룩스의 약혼녀 간호사 엘리자베스 닷지 양을 찾아 조선 서울을 찾아오는 이야기. 「다시 한달을 가서 설산을 넘으면」은 한강에 투신자살한 여자 친구가 마지막으로 읽은 혜초의 『왕오천축국전』을 들고, 낭가파르트 원정에 나선 주인공이 등반일지를 남기고 정상공격 중에 사라진. 「남원고사南原古詞에 관한 세 개의 이야기와 한 개의 주석」은 절개의 화신 춘향이를 현실 물정 모르는 사랑에 눈먼 고집불통으로, 변학도는 백성의 고달픔을 돌보는 현실주의자로 그린.
「이등방문을, 쏘지 못하다」는 언어장애 동생 성수와 조선족 여자의 맞선으로 하얼삔에 온 형 성재, 동생의 처음 만난 열일곱살 어린 여자에게 결혼하자는 편지를 몰래 읽고 마음을 돌리는. 「연애인 것을 깨닫자마자」는 봄비가 쏟아지는 본정 3정목 플로라 카페를 찾아온 의학박사 중학 동창 친구, 나는 국제정세를 다루를 기사를 쓰는 잡지사 기자. 카페 여급 송정희를 사랑하는 의사친구와의 삼각관계. 「이렇게 한낮 속에 서 있다」는 한국전쟁 인민군 적치敵治 90일동안 부역附逆한 그녀는 부민관 앞에서 벌어진 인민재판에서 자아비판 끝에 총살형을 당하고, 좌익 출신으로 변절한 반동문인 전 남편은 일제말 지하조직원이었던 카페 여급을 살리기 위해 목숨을 던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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