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빈창을 아시는가

토종약초 향토전문가

대빈창 2011. 8. 16. 05:54

 

 

 

 

위 이미지는 사무실 앞 경사면에 심겨진 맥문동을 8월 5일 아침에 찍은 사진입니다. 맥문동은 상록 다년생 초본으로 반그늘이나 햇볕이 잘 드는 나무 아래에서 잘 자랍니다. 사무실이 산자락에 자리잡아 항상 나무 그늘이 드리워 맥문동한테는 아주 좋은 생육환경입니다. 꽃이 한창입니다. 열매는 10 ~ 11월에 익으며 푸른색으로 껍질을 벗기면 검은 종자가 드러납니다. 맥문동(麥門冬)은 뿌리가 보리와 비슷하고 잎은 차조와 비슷하며 겨울에 얼어죽지 않고 살아남기 때문에 이런 이름이 붙었습니다. 구(韭)라는 명칭은 잎이 부추를 닮았기 때문이며, 겨울을 잘 견딘다하여 인동(忍冬)이라는 이름이 생겼습니다. 뿌리를 음식 대신 먹을 수도 있어 여랑(餘稂)이라기도 합니다. 맥문동은 덩이뿌리를 소염, 강장, 진해, 거담제 및 강심제로 사용합니다. 그런데 이런 설명을 덧붙였습니다. 개맥문동(L.spicata)은 본종과 비슷하나 잎맥의 수가 7 ~ 11개로 11 ~ 15개의 맥이 있는 맥문동과 구분된다고 합니다.(NAVER 지식백과에서 발췌)

그런데 실제 이 둘을 구분할 수 있는 날카로운 안목의 소유자를 현실에서 만나기는 대단히 힘듭니다. 아마! 볼음도의 만수 형만이 가능할 것으로 저는 생각됩니다. 어느날 만수형네서 단촐한 술자리가 벌어졌습니다. 그 자리에 함민복 시인도 있었습니다. 시인은 민간요법에 쓰이는 토종약초에 평소 관심이 많았습니다. 신초(神草)라 불리는 갯가에 지천으로 널린 함초(鹹草)는 풍부한 미네랄의 보고로 약효는 신비스러울 정도이며, 일본에서는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었다고 합니다. 우리 말 이름은 ‘퉁퉁마디’라고 하면서 입을 열었습니다.

남자들의 술자리는 막판으로 갈수록 대개 그렇듯 화제는 한 곳으로 집중됩니다. 살과 부기를 빼는데는 지치, 여자의 살결이 고와지는데는 개복숭아, 체한데는 흰봉선화, 방광에 좋다는 어릴 때 혀와 입안이 온통 보라색이 되도록 길가에 널려있던 까마중을 거쳐, 드디어 과부가 밤중에 스스로 대문 빗장을 연다는 야관문(夜關門)까지 등장합니다. 그때 기다렸다는 듯이 만수형이 화롯불을 뒤집어 쓴 시뻘건 얼굴가득 웃음을 담았습니다. 그리고 부엌 한 귀퉁이를 차지하고 있는 형의 보물창고에서 마 같기도 하고 고구마 같기도 한 덩굴뿌리를 꺼내 들었습니다. 형은 그것을 칼로 저며, 소주잔을 기울이는 우리 손에 집어 주었습니다. 하수오(河首烏) 였습니다. 백발도 검게 만든다는 자양강장제의 제왕. 우리는 감읍하며 술잔을 재빨리 비웠습니다. 머리를 식히려 섬을 찾을 때면 시인의 손에는 자필서명한 시집과 산문집이 들렸습니다. 만수형의 고마움에 대한 사례였습니다.

눈이 밝은 토종약초 향토전문가한테 저는 호랑이의 날개를 달아주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구입한 책이 한국토종약초연구소 소장 최진규가 펴낸 ‘약이 되는 우리 풀, 꽃, 나무’  2권입니다. 그 책은 형의 손길로 책술이 하도 닳아 반들반들합니다. 약초만이 아니라 형은 다방면의 만물박사입니다. 시골 마을에는 이런 유형의 사람이 꼭 한분씩은 계십니다. 그래야만 마을 대소사의 일머리를 바로 잡아 힘든 일도 어렵지 않게 풀 수 있습니다. 어느해 바닷물에 낚시대만 담그면 쉽게 올라오는 망둥이가 보기 힘들었습니다. 섬사람들의 의견은 분분했습니다. 만수형의 한마디에 모두 고개를 주억거립니다. ‘봄 바다가 뒤집어져, 게구멍에 낳아놓은 망둥어 알이 흩어져서 그래.’ 참! 명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