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이름 : 살아 있는 것은 아름답다
지은이 : 신경림
펴낸곳 : 창비
시집―『농무農舞』, 『가난한 사랑노래』, 『사진관집 이층』, 『쓰러진 자의 꿈』, 『뿔』
산문집 ― 『민요기행』, 『시인을 찾아서』, 『못난 놈들은 서로 얼굴만 봐도 흥겹다』
그동안 내가 잡은 선생의 책들이다. 2024년 5월 22일. 신경림(申庚林, 1935-2024) 선생이 돌아가셨다. 한국문학사에서 ‘민중문학’의 새 지평을 열어젖힌 위대한 거인이셨다. 『살아 있는 것은 아름답다』는 시인의 1주기를 맞아 출간된 유고 시집이었다. 마지막으로 펴낸 『사진관집 이층』 이후 11년 만이었다. 시집은 삶과 죽음, 사람과 자연을 시인 특유의 포근하고 쉬운 언어로 풀어냈다.
4부에 나뉘어 60편이 실렸다. 염무웅 문학평론가는 추천사에서 말했다. “그는 한결같이 곧은 자세, 낮은 목소리로 우리를 위로했다. 앞으로 이와 같은 국민시인이 다시 출현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그렇다. 詩 이해도가 형편없는 내가 시집을 즐겨 잡게 된 것도 ‘창비시선 1호’로 출간된 『농무農舞』 덕이었다. 1956년에 등단한 시인은 70년 세월을, 세상에서 소외된 사회적 약자들의 아픔을 어루만졌다.
도종환 시인이 미발표시와 문예지에 발표했으나 시집에 실리지 않은 시들을 담았다. 시인은 해설 「한결같은 시인, 한결같은 시」에서 말했다. “거창한 것을 내세우거나 자기를 과장하거나 허세를 부리거나 하지 않고, 작은 하찮은 것, 낮은 데 있는 것을 향한 연민과 애정이 한결같다.”(150쪽) 표제는 「살아 있는 것은 다 아름답다」(17쪽)의 첫행이었다.
시인의 발자국은 몽고 고비사막, 이집트 룩소르·스핑크스, 일본 기쓰키 성하城下 마을에 머물렀다. 코로나 19, 세월호 참사, 제주4·3, 노무현 대통령 영전에 가슴 저려하셨다. 촛불집회, 오체투지 국토순례, 한인회 신문 창간에 응원을 보내셨다. 김무봉 교수를 회상하셨고, 죽산竹山선생 서거 오십년, 몽양夢陽 선생 서거 일흔 해를 맞아 시를 쓰셨다. 마지막은 선생의 한 평생이 압축된, 시집을 여는 첫 시「고추잠자리」(10쪽)의 전문이다.
흙먼지에 쌓여 지나온 마을 / 멀리 와 돌아보니 그곳이 복사꽃밭이었다 // 어둑어둑 서쪽 하늘로 달도 기울고 / 꽃잎 하나 내 어깨에 고추잠자리처럼 붙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