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되새김질하다

버려진 섬들

대빈창 2026. 5. 8. 07:00

 

책이름 : 버려진 섬들

지은이 : 캘 플린

옮긴이 : 황지연

펴낸곳 : 문학동네

 

스코틀랜드 출신 젊은 작가·저널리스트 캘 플린(Cal Flyn)은 2년여동안 지구에서 가장 섬뜩하고 황량한 장소 12곳을 찾아다녔다. 전쟁, 핵발전소 폭발, 자연재해, 산업 쇠퇴, 경제적 쇠락, 전염병… 등을 이유로 인간이 떠나 결절된 『버려진 섬들』 이었다. 캘 플린은 과거·현재·미래를 조망하는 폭넓은 시선으로 지구와 인간의 미래에 대한 질문을 던졌다. “버려진 장소의 놀라운 생명력과 그중 몇몇은 생물다양성 면에서 신중히 관리된 자연보호구역을 능가할 수 있다는 사실은 개입에 따른 해가 득보다 더 클 수 있음을 보여준다.”

축원祝願: 스코틀랜드 포스제도. 에든버러에서 약 6킬로미터 떨어진 포스만灣의 섬 인치키스Inchkeith. 초기 기독교 ‘선지과학자’의 외딴 근거지. 매독환자 격리섬. 전염병 치료원. 해상 감옥. 스코틀랜드 국왕 제임스 4세의 악명 높은 실험 장소. 2차대전, 총길이 1킬로미터도 안되는 섬에 1천명이 넘는 병사가 머물렀던 요새. 환경적 중요성으로 주목받기 시작.

인간이 물러나자 야생이 어떻게 재흥했는지를, 1부 '인 압센티아in absentiasms'는 '부재중에‘라는 뜻의 라틴어. 1. 황무지: 스코틀랜드 웨스트로디언 파이브시스터스. 스코틀랜드는 1860년대부터 육십여년동안 세계 최대의 혈암유 생산국. 석유 10배럴당 혈암 6톤이 쓰여 총합 2백만톤의 부산물 생성으로 거대한 광재 더미. 다섯 갈래로 갈라져 ‘파이브시스터five sister’. 1962년 스코틀랜드의 마지막 혈암광산 폐광. 500도의 초고열로 가열되어 쓰레기터에 버려진 뒤에, 광활하고 메마른 사막. 현재 관찰되는 재성장은 ‘일차 천이’의 한 과정.

2. 무인지대: 키프로스 완충구역. 1974년 7월 20일 키프로스군이 쿠데타를 일으키자 튀르키예군은 키프로스를 침공, 섬 면적의 3분의 1을 점령. 그리스계 키프로스인 15만명 이산. 휴전 후 완충지역 회랑지대는 길이 180킬로미터, 폭은 3.3미터에서 7.4킬로미터의 무인지대. 20세기 개체수가 수십 마리로 줄었던 야생양 키프로스 무플론이 3천마리 이상 반등.

3. 묵밭: 에스토니아 하르유. 1949년 격동의 한달동안 에스토니아 농지 대부분이 집단소유로 강제전환. 1991년 소련이 해체되고 소련 전체 농지의 3분의 1, 약 63만제곱킬로미터(프랑스 면적과 비슷한)가 버려졌고 많은 토지가 폐기. 에스토니아 옛 농지들은 버려진 땅이 숲으로 변천하는 자연법칙의 살아있는 증거. 1920년 국토의 21퍼센트에 불과했던 에스토니아 산림면적은 2010년에 54퍼센트. 에스토니아는 현재 유럽에서 산림면적이 가장 넓은 국가 중 하나, 90퍼센트가 ‘자연적으로 재생’한 산림.

4. 핵겨울: 우크라이나 체르노빌. 1986년 4월 21일 체르노빌 원자로 4호기 폭발 사고. 국제원자력 사건 등급 7등급(최고 등급)으로 분류된 원자력 재해는 지금까지 두 차례 발생, 2011년 일본 후쿠시만 원전 사고. 히로시마에 투하된 원자폭탄보다 4백배 더 많은 방사능 낙진. 소외지역은 지구상에서 방사능 농도가 가장 높은 곳. 강제이주된 11만6천명, 피해지역에 거주하는 27만명은 심각한 트라우마. 방사능에 의한 해보다 인간이 부재해 얻는 이득이 훨씬 큰 동물들.

‘폐허 포르노’ 인간의 양상, 2부 ‘남은 자들’. 5. 병해: 미국 미시간주 디트로이트. 병해病害는 ‘도시 쇠락’을 뜻하는 표현, 디트로이트 일부 지역 거리에 늘어선 유기된 주택. 미국에서 네 번째로 큰 도시였던 디트로이트는 칠십년간 인구가 3분의 2 감소, 텅 빈 수십만 채의 집. 1950년 자동차 산업이 본격화되자 인구 185만명으로 급증, 2019년 인구조사 67만명. 원대한 비전은 가장 가난하고 가장 취약한 이들을 희생시키며 실현.

6. 무정부의 나날: 미국 뉴저지주 패터슨. 미국 최초의 계획 산업도시 뉴저지주 패터슨은 미국 제조업 발생지. 전성기에 퍼세이픽강은 노동자 4만명을 고용한 패터슨 공장 350곳에 동력 공급. 1945년 패터슨 도시공사는 자산을 싼값에 매각. 총인구 15만명중 3분의 1에 달하는 주민의 경제 수준은 빈곤선. 산업폐기물이 엉켜 수면 위에 떠다니며 두꺼운 막을 형성한 강은 1918년 6월, 강 전체에 화재 발생.

인간이 떠나고 한참이 지난 후에도 우리의 유산이 지속되는 장소 3부 ‘길게 드리운 그림자’. 7. 부자연선택: 미국 스태튼섬 아서킬. 퍼세이픽강이 뉴어크만을 지나 바다로 빠져나가는 해협 아서킬 해안가. 연안에 1백여척이 넘는 폐선들의 잔해. 인근 폐품 하치장 주인이 수년에 걸쳐 이곳에 모았다가 비바람에 버려둔 곳. 수많은 선박 묘지 중 하나. 퍼세이픽강 하류와 뉴어크만의 돌연변이 물고기와 발암성 게는 디스토피아적 미래가 이미 도래했다는 증거.

8. 금단의 숲: 프랑스 베르됭 존 루주. 제1차세계대전 1916년 서부전선 베르됭 고지. 삼백일간의 세계에서 가장 긴 전투. 베르됭은 세계 최악의 장소로 세계 최초 산업 규모의 살상이 벌어진 초超 폭력의 시초격 사건. 20제곱킬로미터가 되지 않는 면적에서 30만명 사망, 45만명이 독가스를 흡입하거나 부상. 베르됭 언덕에 발사된 포탄은 4천만발, 1제곱미터당 6발. 토양이 거의 기반암층까지 파헤쳐진 곳에 강건한 수종 유럽흑송 식재. 백년이 지났고, 어둡고 헤치며 지날 수 없는 숲에 사람들이 붙인 이름은 ‘존 루주Zone Rouge'.

9. 외래종의 침략: 탄자니아 아마니. 1902년 독일 식민세력이 설립한 아마니제국생물농업연구소. 실험수목원에 나무와 관목 6백여종 시험재배. 2천여종의 식물을 가꾸는 식물원 조성. 아마니연구소는 아프리카에서 가장 크고 중요한 식물표본관으로 성장. 1916년 영국군 소규모분견대가 연구기지 점령, 식물원을 말라리아 치료기지로 전환. 1961년 탄자니아 독립, 자금지원 중단. 연구소가 위치한 우담바라산맥은 육지의 갈라파고스 제도. 2008년 조사, 아마니에 식재된 214종의 외래식물 가운데 종 38종이 귀화, 16종은 노숙림으로 진출. 침입종의 확산과 정착을 가능케 한 역사상 최악의 범죄집단 중의 하나.

10. 로즈 코티지로의 여행: 스코틀랜드 스워나섬. 스코틀랜드 본토 최북단에서 약간 떨어진 조그만 스워나섬. 1920년대 어시장이 붕괴되자 많은 주민이 떠났고, 1927년 홀로 남은 로지가家. 1974년 마지막 남은 남매는 외양간의 소를 풀어주고 헤이븐으로 이주. 사십육년이 지났고, 송아지 두 마리를 포함한 열다섯마리의 소는 그날밤 방목된 소들의 후손. 소들은 열세대가 넘게 진행. 스워나섬의 소는 야생화feral 동물, 즉 한때의 가축이 ‘야생 상태’로 되돌아간 생명체.

버려진 장소 4부. ‘앤드게임’. 11. 계시: 몬트세렛섬 플리머스. 카리브해 영국령 ‘에멜랄드섬’ 몬트레셋. 캐슬피크산의 분출구가 열리면서 화산재를 느리게 쏟아내며 진행. 1997년 6월 25일, 4백만~5백만 세제곱미터의 마그마가 수프리에르힐스산에서 화쇄류 분출. 8월 8일 수도 플리머스에 1.5미터 두께의 화산재가 쌓였고 섬의 3분의 2가 출입금지구역.

12. 홍수와 사막: 미국 캘리포니아주 솔턴호. 1905년 콜로라도강의 부실공사로 관개수로 둑이 터져 솔턴 분지에 급류가 쏟아져 형성된 솔턴호Salton sea. 하루에 15센티미터씩 물이 차오르면서 골짜기를 가득 채워 길이 56킬로미터, 폭 24킬로미터의 내륙해 형성. 1950년대 ‘솔턴 피한지’는 인기 휴양지. 물이 줄면서 염분이 높아졌고, 하수와 농업부산물로 오염. 1980년대 유행조류대발생이 훨씬 빈번. 1990년대 솔턴호 연안 정착지는 텅 비었고, 극한의 환경에서 살아남은 멸종위기종 사막펍피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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