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되새김질하다

농부 철학자 피에르 라비

대빈창 2013. 12. 16. 08:08

 

 

책이름 : 농부 철학자 피에르 라비

지은이 :  장 피에르 카르티에·라셀 카르티에

옮긴이 : 길잡이 늑대

펴낸곳 : 조화로운

 

 

“그는 우리가 계속해서 방해하는 생명의 그물망을 회복시키는 일을 한 사람이다. 그런 일들과 땀방울로 그는 먼지 이는 대지를 비옥하게 했다.(219쪽)”

 

미국의 바이올린 연주자이며 지휘자인 예후디 메뉴인이 피에르 라비의 ‘대지의 말’ 서문에서 한 말이다. 이 책은

‘생명 농업의 선구자,

농업과 생태학을 연결한 농부,

땅을 지키는 철학자,

현실적인 신비주의자,

미래의 씨앗을 뿌리는 농부,

모든 권위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활동하는 환경 운동가.‘라 불리는 피에르 라비를 장 피에르 & 카셀 카르티에 부부가 꼬박 일주일간 인터뷰하여 상품 농업에 저항하고, 대지가 자신의 존재 가치만큼 존중받고 사랑받을 수 있기 위한 노력을 상세히 기록했다. 저자들이 피에르 라비를 찾아가는 글의 서두가 인상적이었다. 줄기차게 쏟아지는 빗줄기를 뚫고, 좁고 가파른 수레 길을 오르는 것은 불가능했다. 목적지를 백여미터 앞두고 차에서 내리자, 염소 떼가 나타났다. 길 가장자리의 퇴비 더미를 따라 걷자, 세상의 끝에 있는 듯 한 거친 막돌로 지은 집이 안개 속에서 그들을 기다렸다.

피에르 라비는 1938년 알제리 남부의 광활한 모래사막 안의 작고 푸른 섬처럼 떠있는 케낫사 오아시스에서 태어났다. 다섯 살 때 어머니를 여의고 대장간을 하는 아버지와 살다가 프랑스 인 부부에 입양되었다. 1960년 알제리 독립전쟁으로 양부모와 대립한다. 파리에서 단순 노동자로 일하던 피에르 라비는 현대화의 부정적 산물인 도시의 삶에 회의한다. 아내 미셸을 만나 프랑스 남부 시골 아르데슈로 귀농한다. 그는 현대성의 속임수를 이렇게 까발렸다. “아무리 보잘 것 없는 땅을 일구던 농부들이었다 하더라도, 오아시스에서의 삶이 도시 근교의 그 어떤 대규모 공장에서 노동자로 일하는 것보다 훨씬 행복한 것이라는 데는 의심할 여지가 없다.(137쪽)”

피에르 라비에게 자본주의라는 괴물은 “사람의 운명을 미리 결정하고, 그 제도의 방향대로 사람들의 운명을 조직하는, 가혹하고도 구속력 강한 조직”이었다. 그것은 세계 인구의 1/5에 해당하는 사람들이 세계 자본의 4/5를 소비하며, 3억이 넘는 인구가 하루에 2달러도 안 되는 돈으로 생존하고, 자유 경제라는 이름으로 내건 선진국의 투기꾼들에 의해 아프리카의 80%의 농민이 20% 땅에서 농사를 지으며, 하루에도 2만5천명의 제3세계 사람들이 화학물질 오염이나 수질 오염으로 죽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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