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되새김질하다

自給을 다시 생각한다

대빈창 2014. 5. 19. 08:00

 

 

책이름 : 自給을 다시 생각한다

엮은이 : 야마자키농업연구소

옮긴이 : 최연희·황대권·김형수

펴낸곳 : 녹색평론사

 

니시카와 준 - 세계경제 식량가격 상승이 일본 농업에 미치는 영향

세키 히로노 - 엘리트의 세계무역 논리와 민중의 자급의 논리

요시다 타로 - 탈(脫) 석유시대의 자급

나카지마 기이치 - 식량과 농업과 자연을 잇는 유기농업론

우네 유타카 - 원리주의로서 자급의 근대화에 대한 저항

유키 도미오 - 자급을 지탱하는 인간을 바라보는 시점

구리타 가즈노리 - 산촌생활의 즐거움과 창조적 자급론

사오미 나오키 - 농적(農的), 자급적 감성으로 미래를 준비

야마모토 가즈코 - 절약형 소비에서 자급률 제고형 소비로

고이즈미 고로 - 지산지소(地産地消)가 자급의 구체적 실천

 

이 책은 야마자키농업연구소 연구원을 중심으로 사상사가, 민속연구가, 농림가 등 10명의 글 모음집이다. 여기서 일본 야마자키연구소는 바람직한 식량, 농업, 농촌, 환경에 대한 전망을 제시하고자 1974년에 설립된 회원제 연구소다. 오늘날 세계는 에너지·금융·식량의 위기가 최고조에 이르렀다. 실린 글들은 일본의 식량자급율은 39%라는 위기에 몰려 식량주권 - 국제시장에 좌우되지 않고 인민이 자신의 먹을거리나 농업방식을 스스로 정의하는 권리(54쪽)를 지키려는‘자급’에 대한 긴급한 성찰이었다.

이 책을 덮고 내 코가 석자인 것을 새삼스레 깨달았다. 이 땅의 식량자급율을 놀랍게도 23% 수준에 불과했다. 더군다나 쌀 자급율은 1990년 108.3%에서 작년 89%까지 떨어졌다. 3년 연속 80%대였다. 우리나라는 농가인구 327만명, 1인당 경지면적 0.5㏊, 농민연령 평균 59세로 식량자급율 제고에 매우 취약한 구조다. 식량자급율을 1% 올리는데 최소 연 2000억원 이상의 재정이 투자되어야한다. 그런데 정부는 올 6월까지 쌀 관세화( 수입 전면개방) 여부를 결정해 9월까지 WTO(세계무역기구)에 통보해야 한다. 불을 보듯 뻔한 일이 아닌가. 만약 쌀시장이 전면 개방되면 농민들은 급격한 작목 전환을 할 수밖에 없고 벼 재배면적은 급감하여 쌀 생산량은 곤두박질칠 것이다. 현재 매년 1만㏊이상 농지가 개발·전용되고 있는데 정부는 경제활성화를 이유로 농지규제 완화를 밀어붙이고 있다. 도대체 이 땅의 농민은 어디로 갈 것인가. 2008년 세계적 식량폭동이 남의 일 같지 않다. FTA 만이 국가가 살길이라며 부추키는 정부의 망국적인 농정은 이 땅 농민들을 절망의 나락으로 떨어 뜨렸다.  식량주권을 포기하고 세계 곡물 메이저의 먹이감으로 내던져지는 끔직한 현실이 눈앞에 닥쳤다. 327만명이 5000만명의 먹을거리를 대주었는데, 그나마 농사짖기를 관두라는 한국 정부는 도대체 누구의 나라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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