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되새김질하다

무농약 유기 벼농사

대빈창 2014. 5. 22. 08:00

 

 

책이름 : 무농약 유기 벼농사

지은이 : 이나마 미쓰쿠니

옮긴이 : 김준영

펴낸곳 : 들녘

 

잡초 - 피, 물달개비, 벗풀, 올방개 등.

부유성 잡초 - 수면(水綿), 붓뚜껑말, 울로트릭스, 피토포라, 그물말, 좀개구리밥, 물개구리밥 등.

해충 - 벼물바구미, 벼잎벌레, 멸구, 매매충, 노린재 등.

익충과 천적 - 모기붙이, 실지렁이, 거미, 개구리, 고추잠자리, 송사리, 미꾸라지, 붕어, 제비, 황새 등.

 

유기농에서 농부의 골을 썩이는 잡초와 잡초의 번식을 억제하는 부유성 식물 그리고 벼잎이나 알곡을 가해하여 수확을 떨어뜨리는 해충과 먹이 생태사슬을 이루는 익충과 천적이다. 이 책이 내세우는 농법은 다양한 생물의 부활을 도와주고 자연 재생력을 높여주는 ‘무농약 유기 벼농사’다. 화학비료와 농약을 사용하지 않은 무논은 물고기와 새들의 보금자리가 된다. 하지만 이 농법은 말처럼 쉽지 않다. 농부들은 유기농법을 관행농법보다 품이 더 들고, 수확량이 적어 쉽게 달려들 수가 없다. 하지만 NPO법인 민간벼농사연구소의 설립자이자, 이사장인 이나바 미쓰쿠니는 이제 유기벼농사가 비용과 노력에서, 밥맛과 영양에서, 그리고 다수확에서 관행농법을 뛰어넘을 수 있다고 역설했다.

유기벼농사로 안정된 수확을 얻는 핵심 기술은 세 가지다. 첫째, 물관리다. 4월 하순부터 모내기 후 30일 동안 물을 끊지 않고, 약 60일 동안 물을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논에서 시작해야 한다. 둘째, 파종량 60g 이하, 35일 이상 기른 성묘를 이식한다. 유기농사에서 모는 농사의 80%를 차지한다. 모 길이 15cm 이상, 4.5엽 이상 성묘를 모내면 논의 수위를 높게 잡을 수 있어 물달개비를 억초할 수 있다. 셋째, 쌀겨 중심의 발효비료를 쓴다. 수확 직후에 유기물 퇴비를 투입하면 논 생물이 풍부해져 잡초와 해충을 억제하고, 영양분까지 공급해 밥맛이 좋아진다.

하지만 이론을 현실에서 검증하기는 얼마나 지난한 일인가. 저자도 부탁하듯이 이 책은 화산재토양의 일본 유기벼농사에 해당된다. 한국의 기후와 토양 조건의 독해는 또 달라질 것이다. 나는 이 책을 볼음도의 친구 유기농 농부에게 건넸다. 친구는 논에 화학비료와 농약을 전혀 안 쓰는 유기농으로 10년 경력의 베테랑이다. 하지만 지난 해 물달개비를 잡는데 실패했다. 조금 과장하면 논이 벼반, 물달개비 반이었다. 섬 말로 ‘흉 떨려 얼굴을 내밀 수’가 없는 지경이었다. 하지만 농사를 어디 한 두 해 짖다 말 것인가. 친구의 유기농에 대한 열정을 나는 믿는다. 친구는 수확 후 녹비작물로 자운영, 헤어리베치, 청보리를 심는 실험을 진행중이다. 그리고 어느 해 봄이었다. 친구는 트랙터로 한창 논을 썰고 있었다. 그때 트랙터를 쫒아 다니는 4마리의 저어새가 눈에 들어왔다. 녀석들은 억지로 흙속에서 눈을 뜬 미꾸라지를 찾아 긴 주걱같은 부리를 흙탕물에 넣고 휘저었다. 민통선 유기농 벼농사 들녘 볼음도에서 볼 수있는 한 폭의 한국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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