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이름 : 점득이네
지은이 : 권정생
펴낸곳 : 창비
해방이 되자 점득이네는 만주 길림에서 조국으로 돌아오다 압록강에서 소련군 총에 아버지를 잃었다. 어머니의 고향 모과나무골에서 두부 장사로 세 식구의 생계를 꾸려 나갔다. 외사촌 형 승호는 인민 해방의 길 빨치산으로 나섰다. 장터로 이사하면서 아버지는 일본에 징용으로 끌려가고, 어머니는 아버지를 찾아 일본에 가 할머니와 사는 판순이네와 이웃으로 의지해 살아갔다. 한국전쟁이 터지고 마을은 인공 치하가 되고, 효녀 기생 탄실이는 인민군에 들어갔다. 밀리던 국군과 미군이 밀고 올라오자 외숙부는 승기를 데리고 북으로 향했다. 외사촌 형 승호가 밤에 어머니를 보러 왔다가 토벌대에 잡혀 총살당했다. 미군의 비행기 폭격 양민학살로 점득이 어머니, 판순이 할머니, 판순이 오빠 종대가 목숨을 잃었다. 폭격으로 장님이 된 점득이는 점례, 판순이와 피난지 부산의 고아원 ‘천사의 집’에 의탁되었다. 원장의 횡포에 아이들은 거리로 도망쳐 거지생활을 이어갔다. 휴전으로 고향을 찾지만 모과나무골은 북한에 편입돼 가는 길이 끊어졌다. 30년 세월이 흐르고, 국밥집 사장이 된 판순이와 거리의 악사로 살아가는 점득이 남매는 길에서 만나지만 엇갈려 지나쳤다. 아비 없는 판순이 아들 한수는 대학생으로 올곧게 자라 독재타도를 향한 민주화투쟁에 나섰다.
이 작품은 해방직후부터 한국전쟁까지 극심한 민족적 혼란기의 어려움을 아이 점득이의 시선을 통해 가족의 고난을 그렸다. 책은 권정생 선생의 한국전쟁 소년소녀소설 3부작으로 꼽힌다. 삽화는 「초가집이 있던 마을」은 홍성담, 「몽실언니」와 「점득이네」는 이철수의 목판화가 실렸다. 표지그림은 피난지 부산의 고아원 ‘천사의집’ 원생들이 아침을 배급받으려고 우그러진 양재기를 들고 나래비를 선 모습이다. 22년 만에 나온 개정판은 간결하고 단아한 이철수의 산뜻한 신작 목판화 29점이 실려 책읽기의 즐거움을 더했다. 아동문학가 원종찬은 “전쟁이라는 민족적 재앙을 통과하면서 이 땅의 아이들이 어떻게 살아남았나 하는 점을 생생하게 보여 준다는 점에서 아동문학에 대한 일반인의 의식을 뿌리째 흔들어 놓은 작품”이라고 평했다. 가난·소외를 껴안은 희망을 아이들에게 일러 주었던 권정생 선생의 7주기가 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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