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이름 : 한반도 자연사 기행
지은이 : 조흥섭
펴낸곳 : 한겨레출판
자연사 기행 - 한반도는 숨 쉬고 있다 ; 최영선 ; 한겨레신문사 ; 1995년
한반도 자연사 기행 - 발로 뛰며 기록한, 살아 있는 한반도의 지질·지형·생명 이야기 ; 조흥섭 ; 한겨레출판 ; 2011년
나는 15여년 저쪽의 한권의 책을 떠올렸다. 두 권의 책은 이 땅의 산·바다·강의 탄생을 기록한 자연사 박물관을 탐사한 기록이었다. 앞의 책이 답사기적 요소가 짙다면 이 책은 최근의 학술적인 성과를 섭렵한 대중적 과학서다. 200여 컷의 사진과 도표가 독자들의 이해를 돕는다. 한반도는 선캄브리아대부터 고생대, 중생대를 거쳐 신생대까지 다양한 지질현상이 아로새겨진 지질학적 보고(寶庫)다.
1부 ‘격변의 시대’, 2부 ‘생명의 땅’, 3부 ‘한반도 지질 명소’로 나뉘어 29개의 꼭지로 책은 구성되었다. 서울의 북한산과 불암산은 화강암체로 이루어졌다. 화강암은 깊은 땅 속에서 마그마가 서서히 식으면서 석영, 운모, 장석의 결정이 고르게 생긴 암석으로 중생대 쥐라기에 형성되었다. 무등산 입석대·서석대는 고산지대 주상절리이며, 진안 마이산은 세계에서 가장 큰 역암층이다. 정동진 해안단구는 한반도 융기를 보여주고, 변산 격포와 부산 다대포는 퇴적층의 교과서다. 옹진 대이작도의 25억년전 가장 오래된 암석과 소청도의 가장 오랜 생물화석인 스트로마톨라이트가 있다. 백령도의 지층은 규암이고, 굴업도는 거센 조류와 파도, 바람이 빚어 낸 독특한 해안지형이 살아있다. 동굴로 단양 에덴동굴과 동강 백룡동굴, 공룡화석으로 표지 그림의 전남 여수 사도의 초식공룡의 발자국화석과 시화호, 경북 군위 그리고 포항의 식물화석과 태백산 분지의 삼엽충 화석과 무연탄. 화산활동은 백두산, 제주도, 울릉도, 독도 그리고 한탄강에 흔적이 남았다. 빙하기와 간빙기의 유물로 석호인 경포호와 대구 비슬산 너덜겅·암괴류가 형성되었다. 영월의 김삿갓 계곡은 부정합(不正合)층의 경계면을 보여주고, 곰소만의 떠다니는 모래섬 셰니에는 서해 갯벌이 살아있음을 보여준다. 그리고 우리가 살고 있는 한반도는 하나의 땅덩어리가 아니라 2억 4000만년전 중생대초 트리이아스기에 시작된 거대대륙 곤드와나가 북상하면서 세 조각의 땅덩어리가 서로 부딪히며 만나 중생대 백악기초인 1억 2000만전에 현재의 모습으로 마무리되었다고 한다.
2007년 5월 높이 6.2m 무게 70t의 8세기 후반으로 추정되는 거대한 마애불이 뒤집혀 땅에 묻힌 채 경주 남산에서 발견되었다. 제작 직후 땅에 묻힌 불상은 779년 경주에서 발생한 지진으로 100여명이 죽은 역사적 기록과 일치했다. 이 지역은 지각판이 충돌하는 지점과 멀지않은 활성단층 지역이다. 지진은 90%가 한번 일어난 곳에서 다시 발생한다. 그런데 도대체 어쩌자는 말인가. ‘한강의 기적’은 돈독이 올라 못할 짓이 없는 경제동물을 양산해 냈는지 모르겠다. 산업공단과 대도시가 밀집한 경남 남동벨트는 인구 수백만의 코스모풀리스다. 그런데 이땅 최대 핵발전소 단지가 붙어있고, 지금 지하수 물구덩이에 핵폐기물 처분장을 짓는 중이다. 이 땅 동남부 바닷가가 핵오염으로 생물이 살아갈 수 없는 황무지로 변할 시간은 얼마나 남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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