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되새김질하다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 일본편2 아스카·나라

대빈창 2014. 12. 30. 05:56

 

 

책이름 :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 일본편2  아스카·나라

지은이 : 유홍준

펴낸곳 : 창비·

 

‘이제 나는 오래도록 머물렀던 나라를 떠나 교토로 향한다. 정든 고향 같은 아스카·나라를 떠나려니 자꾸 온 길을 뒤돌아보게 된다.’(312쪽) 책은 이렇게 마무리 지어졌다. 내 책은 2013년 7월 초판1쇄 본이다. 작년 예약판매로 일본편 1·2권을 급하게 손에 넣었으나, 뒤늦게 나온 ‘일본편 3 교토의 역사’를 먼저 잡았다. 리뷰를 긁적거리는 시점은 처서지만 성탄절을 지나 올해 마지막 글로 올릴 것이다. ‘일본편 4 교토의 명소’가 나오기를 기다리고 있다. 여지없이 나는 급하게 새 책을 손에 넣을 것이고, 내년 언제인가 리뷰를 긁적거릴 것이 틀림없다. 머리글은 이렇게 시작되었다. ‘아스카(飛鳥)와 나라(奈良)는 일본 속의 한국문화를 찾아가는 답사의 핵심이며, 일본 고대문화의 하이라이트다. 일본이 고대국가로 발전하는 전 과정이 아스카에 남아 있고, 마침내 그네들이 그토록 원하던 고대국가를 탄생시킨 곳이 나라이다.’(17쪽)

책은 2부로 구성되었다. 1부 아스카는 도래인들의 도기와 불교·한자 문화의 전래 흔적과 법륭사(法隆寺)까지. 2부 나라는 일본 고대문화가 정점의 꽃을 피웠던 약사사, 흥복사, 동대사, 당초제사의 도래인 기술자들과 스님의 발자취를 쫓았다. 저자가 서문에서 “일본인들은 고대사 콤플렉스 때문에 역사를 왜곡하고, 한국인은 근대사 콤플렉스 때문에 일본문화를 무시한다.”(5쪽)라고 말했듯이 책은 민족주의 편협성을 벗어났다.

나의 블로그 중 카테고리 하나의 이름이 「강도(江都)를 가다」다. 여기 실린 글들은 지역신문에 연재되었던 강화도 문화유산 답사기다. 나는 당연히 일본의 국민작가 시바 료타로의 43권의 방대한 역사 기행문 「가도(街道)를 가다」에서 유추했다. 이중 우리나라 기행문인 「한나라 기행」과 「탐라 기행」이 학고재에서 출간되었다. 여기서 나는 답사기의 제목을 떠 올렸다. 그 시절 학고재의 주간이 이 책의 저자였다. 15여년 전 저쪽 한때 책을 통한 만남이었다. 책을 읽어 나가다 나는 두 곳에서 크게 안타까움을 느꼈다. 하나는 일본의 고미술상 류센도는 「몽유도원도」의 원매자를 찾아 나섰다. 1950년대 한국전쟁이 끝나고 한국에 매물로 나왔는데 임자를 못 만나 다시 일본으로 돌아갔고, 이를 덴리도서관이 구입했다. 나는 어쩔 수 없이 여기서 간송 전형필 선생을 떠올렸다. 그리고 일본의 문명파괴 폐불훼석(廢佛毁釋)이었다. 중국의 문화대혁명과 아프가니스탄 탈레반의 바미얀 석불 파괴, 그리고 이 땅의 조선 초 억불숭유(抑佛崇儒)는 자국 문화재에 대한 반달리즘이었다.

 

p.s  11월 초 예약발매로 일본 답사기의 완결편인 '교토의 명소 - 그들에게 내력이 있고 우리에겐 사연이 있다'를 손에 넣었다. 2015년 어느날 언젠가처럼 나는 유홍준의 답사기를 가슴 설레이며 뒤적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