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이름 : 시민의 불복종
지은이 : 헨리 데이빗 소로우
옮긴이 : 강승영
펴낸곳 : 은행나무
「야생사과」는 사과나무가 야생에서 혹독한 자연 환경을 극복하고, 아름다운 수형과 열매를 맺는 과정을 묘사.
「가을의 빛깔들」은 꽃단풍나무, 느릅나무, 낙엽들, 사탕단풍나무, 붉은떡깔나무 순으로 단풍이 진행되는 뉴잉글랜드 지방의 가을 풍경을 묘사.
「돼지 잡아들이기」는 억센 중퇘지가 우리를 탈출하며 벌어지는 온 마을의 소란스러운 광경.
「한 소나무의 죽음」과 「계절 속의 삶」은 수령 200년된 소나무의 벌목과 자연에 의탁한 삶이 건강하다는 것을 그린 3 ~ 5쪽의 짧은 자연 에세이.
「시민의 불복종」은 표제작으로 개인의 자유를 억압하는 국가 권력의 의미를 깊이 있게 성찰한 글.
월든 호숫가 통나무집에서 살던 소로우가 29세였던 1846년 마을에 들렀다가 경관에게 체포된다. 죄목은 6년 동안 인두세 납부 거부였다. 인두세는 우리나라로 치면 주민세다. 그 죄(?)로 소로우는 ‘두께가 60 ~ 90센티미터쯤 되는 단단한 돌벽과, 30센티미터 두께의 나무와 쇠로 된 문과, 햇빛이 스며들어 오는 쇠창살’(49쪽)에 갇힌다. 친척의 대리 세금 납부로 소로우는 하루만에 감옥을 벗어났다. 당시 미국은 노예제도를 고수하고, 멕시코전쟁(1846 ~ 1848년)을 통해 캘리포니아와 뉴멕시코를 싼값에 뺐었다. 소로우는 이런 정부를 도저히 지지할 수 없었다. 이 사건으로 소로우의 성찰을 깊어 갔다.
“가장 좋은 정부는 전혀 다스리지 않는 정부”(17쪽)
“법에 대한 존경심보다는 먼저 정의에 대한 존경심을 기르는 것이 바람직하다.”(21쪽)
“나는 노예의 정부이기도 한 이 정치적 조직을 나의 정부로 단 한순간이라도 인정할 수 없다.”(25쪽)
“사람 하나라도 부당하게 가두는 정부 밑에서 의로운 사람이 진정 있을 곳은 감옥이다."(41쪽)
“노예의 나라에서 자유인이 명예롭게 기거할 수 있는 유일한 집이 감옥인 것이다.”(42쪽)
“나는 참다운 인간들이 군중의 강요를 받아 이렇게 또는 저렇게 살았다는 말을 들은 적이 없다.”(51쪽)
나의 기억저장 장치는 이상하게 헨리 데이빗 소로우(1817년 ~ 1862년)를 현대의 인물로 각인시켰다. 추사 김정희를 중세의 인물로 착각하고 있는 것처럼. 그만큼 나에게 소로우는 생소했고, 추사의 명성은 드높았다. 이 책을 세상에 널리 알린 이는 러시아의 대문호 레프 톨스토이였다. 『시민의 불복종』은 인도의 성자 마하트마 간디, 흑인 인권운동가 마틴 루터 킹, 한국의 사상가 함석헌, 그 외 전 세계적으로 불의에 저항하는 활동가들에게 ‘의식화 수단’으로 지대한 역할을 한 세계의 역사를 바꾼 27권 책 중의 한 권이다. 19C 생태주의 사상가 소로우의 영향력은 현재 진행형이다. 마하트마 간디는 인도 독립운동 캠프 이름을 이 책에서 따 명명했다. 국가 탄생 역사 60년의 한국은 극악스러울 정도로 모진 현대사로 시민이라는 개념 자체가 불온한 취급을 당하고 있다. 하지만 시민 불복종 저항은 촛불문화제의 비폭력 평화행진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