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되새김질하다

믿거나 말거나!

대빈창 2008. 11. 2. 15:54

 

 

책이름 : 믿거나 말거나!

지은이 : 리플리 엔터테인먼트

펴낸곳 : 보누스

 

TV의 신파조 드라마나 저질 코미디, 또는 황당 판타지로 업그레이드된 사극을 넋놓고 앉아보는 스타일은 아니지만, 저녁 식사 중에 '순간 포착! 세상에 이런 일이'라는 프로그램에 눈길을 주고는 했다. 기상천외한 인물들과 사건이 소개되는 화면을 바라보면, 참! 세상이 요지경이니 별스런 일들이 별스럽지 않게 터지는 세상이구나.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이 책은 그런 신기하고 기괴한 사건과 인물들의 모음 이야기가 활자화된 세계판 버전이라고 할수 있다. 유럽과 미국에서 도서 역사상 최장기 베스트셀러를 기록한 '믿거나 말거나!'는 100년동안  42개국 17개 언어로 번역되어 전세계 마니아로부터 격찬을 받았다. 리플리 재단은 30여 개국에 '믿거나 말거나' 박물관을 설립했는데, 한국의 제주도 중문관광단지에 올 12월에 박물관을 개관할 예정이다. 아이러니하게도 리플리는 죽음조차도 '믿거나 말거나'이었다. 그의 나이 쉰여덟 살 TV 시리즈의 13회 방송분을 녹화하던 중 심장마비로 쓰러졌는데, 방송의 소재는 '죽음과 이에 얽힌 풍습'이었다.

나의 되새김글에서는 1932년 한국을 방문한 리플리가 유럽에 전한 한국판 '믿거나 말거나!' 에 소개된 5토막 이야기를 나름대로 살을 덧붙여 소개한다. IQ 210의 천재 김웅용, 세계 최초의 철갑전선 거북선, 명성황후의 새끼손가락 무덤, 관촉사 석조미륵보살입상, 공민왕비의 노국공주 석탑이다. 60년대 천재소년으로 5세때 일본 후지 TV에 출현하여 미적분을 풀고, 8세때 NASA에 초청되어 미국 콜로라도주립대 대학원에서 석·박사 학위 과정을 수료해 전세계를 놀라게 했던 김웅용은 70년대 후반 실패한 천재로 세인의 입방아에 올랐다. 그 내막은 인간다운 삶을 사는 보통사람을 꿈꾸고 지방대를 택한 것을 학벌사회인 이 땅에서 오해한 것이다. 하지만 그는 치수와 수리학 분야 논문 90여 편을 게재해 2006년 세계적으로 권위를 인정받는 3대 인명사전에 등재돼 세계의 지성으로 다시 인정을 받았다.

거북선이 세계 최초의 철갑선이라는 주장은 정통성 없는 박정희 정권시절 이순신 장군을 신격화하면서 만들어진 얘기다. 진실은 조선시대 전통적인 군선인 판옥선에 덮개를 씌워 개량한 배다. 임진왜란 패전후 일본 해군장수 구키가 자신의 패전의 책임을 면피하기 위해 '조선의 선박은 철갑을 둘렀다'고 거짓 장계를 올려 오해가 비롯되었다. 사실 나는 한국판 '믿거나 말거나!' 부분에 북다트를 꽂아 표시를 하였는데, 거북선 부분은 도저히 찾을 수가 없었다. 책씻이를 하고나니 고작 북다트는 4개였다.

'한국 논산의 관촉사 석조미륵보살입상. 불상 위에 관(冠)과 보개(寶蓋)가 얹혀져 있다.'라는 짧은 글과 카툰이 소개되었다. 이 불상은 우리나라에서 흔히 은진미륵이라 부른다. 명성황후의 새끼손가락 무덤은 현재 발견되지 않고 있다. 명성황후릉은 1919년 홍릉수목원에서 경기 남양주시 홍릉으로 이장됐다. 노국공주 석탑에 대한 자료는 나의 능력으로 찾을 수가 없었다. 원나라 양식의 석탑이라면 일제강점기 밀반출되었다가 어렵게 찾은 경천사지 석탑으로 알고 있다. 또한 소양강 댐에서 배를 타고 찾아가는 오봉산 청량사의 삼층석탑에 노국공주와 관련된 설화가 전해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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