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이름 : 스님, 메리 크리스마스
지은이 : 박남준
펴낸곳 : 한겨레출판
꽃이 진다 꽃이 핀다(호미, 2002년)
박남준 산방일기(조화로운삶, 2007년)
스님, 메리 크리스마스(한겨레출판, 2013년)
세권 째 시인의 산문집을 잡았다. ‘이 곳 지리산 자락으로 이사를 온 게 2003년 9월’(15쪽)이었다. 『꽃이 진다 꽃이 핀다』는 전주 모악산 산중 옛 무당집에 살던 시절이고, 두 권은 경남 하동 악양 동매마을 끄트머리 오두막집 심원재(心遠齋)에서 펴낸 산문집이다. 시인은 모악산에서 악양 동매마을로 이사 오면서 풍경, 양은 냄비, 농기구와 함께 청매화나무, 깽깽이 풀, 초롱꽃, 흰 수선화(제주화가 강요배가 분양해 준)를 옮겨와 뜰 안에 심었다. ‘버들치 시인’의 세 번째 산문집의 주인공은 단연 ‘나무·풀꽃·벌레·새’였다. 외딴집 작은 뜰 안에서 사계절 시인의 벗이 되어 준 풀과 나무다.
복수초 / 청매화 / 깽깽이풀 / 초롱꽃 / 흰수선화 / 파초 / 어리연꽃 / 애기수련 / 노루귀꽃 / 홍매화 / 산작약 / 모란 / 흰해당화 / 봉숭아 / 상사화 / 은방울꽃 / 제주갯쑥부쟁이 / 울릉나리 / 산마늘 / 하늘말나리 / 얼레지 / 뻐꾹나리 / 범부채 / 백양꽃 / 초롱꽃 / 용머리 / 산부추 / 하늘매발톱 / 개복숭아나무 / 배나무 / 사과나무 / 구절초 / 감나무 / 비파나무 / 석류 / 자두 / 체리나무 / 산수유나무 / 으아리꽃 / 백매화 / 살구나무 / 금목서 / 차나무 / 붉은 며느리주머니꽃 / 진달래 / 엉겅퀴꽃 / 붓꽃을 보살피고, 뜰 안 구석에 텃밭을 일구어,
고추 / 상추 / 무 / 배추 / 아욱 / 완두콩 / 고수나물 / 열무 / 오이 / 가지 / 토마토 / 도라지 / 쑥갓 / 호박 / 콩 / 가지 / 들깨 / 고구마 / 감자를 심고 가꾸어 양식과 반찬으로 삼았다.
책은 3부로 구성되었는데 1부는 계절을 바꾸어 찾아오는 새들과 피고 지는 꽃 이야기. 2부는 시인과 인연을 맺은 사람 이야기를 엮었다. 전주 장뻘콩나물국밥집 주인아주머니, 수감 중인 송경동 시인, 옻칠공예가 성광명, 시인 故 조태일 선생, 제1회 ‘아름다운 작가상’ 수상자 정양 시인, 삼보일배와 오체투지의 문규현 신부님, 수경·도법 스님, 현대 인도의 위대한 영혼 비노바 바베. 3부는 제주 강정마을과 4대강 죽이기 사업 등 탐욕과 이기심으로 똘똘 뭉친 개발지상주의자들을 성토하는 글로 시인은 생태환경운동 모임 ‘섬진강과 지리산 사람들’의 활동가로 ‘생명의 강을 모시는 사람들’ 100일간 순례와 제주도 강정마을 해군기지 건설반대 1번국도 도보 순례를 함께했다. 시인은 동네밴드 ‘겨울 나들이’의 멤버로 하모니카를 연주하고, 시베리아 바이칼호와 캄보디아 앙코르와트를 여행하면서 소박하고 단순한 삶을 살아가는 가난한 사람들로 지구가 이 정도나마 버티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이 구절을 접하고 나는 시인의 근작 시집 『중독자』를 가트에 넣었다. “선풍기는 작년 여름에 진주문고 서점을 운영하는 벗, 여태훈 사장에게서 선물 받은 것”(55쪽).
'책을 되새김질하다' 카테고리의 다른 글
지금 여기가 맨 앞 (0) | 2015.12.11 |
---|---|
사람 보는 눈 (0) | 2015.12.09 |
당부 (0) | 2015.12.04 |
가만히 좋아하는 (0) | 2015.12.02 |
사람의 산 우리 산의 인문학 (0) | 2015.12.01 |